2024-04-20 11:08 (토)
방사능 물질의 위험성
방사능 물질의 위험성
  • 김제홍
  • 승인 2022.05.19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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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제홍 경남도 해양수산국장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고농도 방사능물질이 섞인 빗물 및 냉각수 등의 오염수가 하루 약 15t가량 정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현재까지 130만t 정도가 탱크에 보관되어있다. 그 오염수에는 삼중수소(트리튬), 탄소-14, 세슘-134, 세슘-137, 스트론튬-90 등 많은 양의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방사능 물질이 1초 동안 1개의 원자핵이 붕괴할 경우 그 물질의 방사능은 1베크렐(Bq)이다. 1초 동안 붕괴하는 원자핵이 많으면 많을수록 방사능의 세기가 크고, 방사선도 많이 방출되는데, 그 종류에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X선, 중성자선 등이 있다.

방사선은 생물 세포를 지나가면서 원자나 분자의 화학결합을 끊는데, 보통 세포내 두 가닥으로 된 염색체(DNA)의 한 가닥을 끊게 된다(single strand break). 보통은 정상복구되지만 불완전하게 복구되는 경우에는 세포가 죽거나 암세포로 변하기도 한다.

일본정부는 오염수가 62종의 방사능물질을 정화하도록 설계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치면 세슘-137, 스트론튬-90 같은 방사능물질의 농도가 낮아진다고 한다. 그러나 ALPS는 전기적 성질을 띠는 방사성원소만 걸러낼 뿐이다. 우선, 방사능 물질인 `삼중수소`는 정화 대상도 아니다. 반감기는 12년 정도이고 인체에 들어오면 베타선(β線)을 방출하면서 헬륨으로 바뀐다(핵종 전환). 베타선은 피부를 뚫고 나갈 정도로 강하다. 일본은 삼중수소의 농도를 WHO가 정한 식수 기준의 1/7까지 낮추겠다고 하는데, 쉽게 말해 많은 양의 물로 희석해 버리겠다는 것이다.

탄소-14(14C)는 탄소의 동위원소로서 약한 베타선을 방출하고 반감기는 무려 5700년이다. ALPS는 애초 탄소-14도 거를 수 없어 전량 바다로 흘러간다. 세슘에는 약 30종의 동위원소가 있는데, 이 중 세슘-137(Cs-137)이 핵분열 시 발생하는 주요 방사성동위 원소 중 하나이고 반감기는 30년이다. 몸에 들어온 세슘은 주로 근육에 붙어서 베타선뿐만 아니라 더 강한 투과성 방사선인 감마선(γ線)을 방출한다. 스트론튬-90(Sr-90)은 강한 베타선과 열을 내뿜고 결국에는 지르코늄-90으로 붕괴한다. 반감기가 29년이고, 뼈에 축적되어 백혈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은 ALPS를 통해 오염수 내 방사능 물질의 30%가량은 걸러내고 나머지는 희석해서 처리수라고 우기고는 바다에 버리는 것을 선택했다. 후쿠시마의 방사능 물질이 반감기를 여러 번 거치려면 최소 100년쯤은 지상에서 저장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방안으로 보인다.

그러나 약 10조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하니 일본은 그 돈을 아끼려고 전 세계 바다를 오염시키려는 발상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해산물을 정말 많이 먹는다. 수 년 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1인당 해산물 소비는 연간 58.4㎏을 나타내며 세계 1위이다. 그 뒤를 이어, 노르웨이 53.3㎏, 일본 50.2㎏, 중국 39.5㎏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수산업과 먹거리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전 세계의 지성과 연대해서 방사능물질 방류를 100년쯤 늦추게 해야 한다.

영국의 역사가이자 정치가인 존 액튼(John E. Dalberg-Acton)이 1887년 성공회 주교에게 보낸 편지 구절에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했다. 시민사회가 깨어있지 못한 일본사회는 위험한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도쿄전력 같은 기업과의 만성적 정경유착, 자민당의 파벌정치와 장기집권은 지극히 비정상적으로 부패한 정치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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