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1:19 (토)
악인들의 멘탈이 오지는 이유
악인들의 멘탈이 오지는 이유
  • 김은일
  • 승인 2022.05.19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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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일 변호사
김은일 변호사

공자는 사람의 사유에는 예, 의, 염, 치 네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이런 전통적인 미덕은 현대사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퇴색되곤 하지만, 특히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급속히 무너져 내린 것은 네 번째의 `치`다. 치는 한자로 치. 즉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부끄러움은 공자 외에 다른 종교나 사상에서는 큰 의미를 부여한 적이 없었지만 사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다. `덕목`이라고 한 이유는 더 이상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이 인간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사유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사회가 이념으로 양분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움은 이념과 진영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에 덮여 버렸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통해 인간다움을 먼저 갖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냥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 일이 생기면 그 사람에게는 미안해하고 스스로는 부끄러워할 줄 알면 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과 관련하여 3명이 목숨을 잃었다. 2명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원들이었고, 한 명은 이재명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고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 사람이었다. 이들은 모두 집이 아닌 곳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는데, 사망의 직접 원인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있었지만 필자는 셋 모두 살해 또는 강한 압박으로 인한 자살로 보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이 죽음으로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인물과 집단이 버젓이 있고, 아무런 이익을 얻지 않은 실무자와 그냥 폭로자에 불과한 사람이 자살을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이재명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인천 계양에서 숨 쉰 채로 발견"이라는 장난스러운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숨 쉰 채로 발견"이라는 말은 어떤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살해당한 채로 발견되는 경우 주로 쓰는 기사 제목인 "숨진 채로 발견"을 패러디하여 장난스럽게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재명과 관련하여 사망한 3명 모두 기사 제목이 "…숨진 채 발견"이었다. 만약 이재명이 이 3명의 죽음에 대해 조금이라도 마음에 가책이 있었다면 페이스북에 글자를 입력하는 손가락에 제동을 걸었을 것이다. 아니 마음의 가책은 차치하고서라도, 너무나 거리낌없는 모습에서 자기의 죄를 덮기 위해 다른 사람이 죽어 나가는 상황이 자신이 얼마나 거물인가를 재는 척도로 여기며 은근히 즐기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지나친 상상일까 .

제아무리 뻔뻔한 사람이라고 해도 자기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이 생기면 적지 않은 정신적 충격을 받기 마련이다. 당장은 모르더라도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기게 된다. 남에게 피해만 주어도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하는 것이 보통 사람의 마음이니 남을 죽게 만들었을 때의 상처는 오죽하겠는가. 물론 이것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공자는 "사람이 정직하지 않으면 요행히 죽음을 면한 것에 불과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면 짐승과 같다"고 했으니, 공자의 기준으로 보면 정직하지도 못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재명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을 뿐 숨만 쉬고 있는 짐승에 불과하다. 그래서인가. 이재명은 인천 계양에서 연일 짐승에 가까운 행보로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는데, 자기보다 먼저 자리에 서 있던 아이를 연설에 방해된다고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밀쳐내고, 사람들이 이미 앉아 있는 벤치에 양해도 구하지 않고 제멋대로 올라가서 앉아 있던 시민들이 쫓겨나듯이 피하게 만들고, 일면식도 없는 젊은 여성의 어깨를 쿡 찌르고 가는 등 마치 한 마리의 미친개가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는 모양을 연상케 했다.

요즘 흔히 쓰는 말 중에 `멘탈 갑`이라는 말이 있다. 흔들리지 않는 자기확신과 강한 정신력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멘탈 갑과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무멘탈이다. 짐승은 멘탈이 없다. 짐승에게 있는 것은 오로지 생존의 본능뿐이다.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나 악명 높은 깡패들을 보면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항상 당당하고 자존감이 강한데, 이것이 무멘탈의 전형적인 예다. 진정 멘탈이 강한 사람은 남에게 피해 주는 일을 하지도 않고, 의도치 않게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을 멘탈이 강한 것이라고 오해하며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하여 `멘탈 갑`과 `무멘탈`을 한 번 구분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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