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CC 경영권 소송 `돈 앞에 품위 없다`
가야CC 경영권 소송 `돈 앞에 품위 없다`
  • 박재근ㆍ김용구
  • 승인 2022.05.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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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웅 등 3사-넥센 등 3사 민사소송 2건 작년에 제기
추가지분 인수 주총 실력 행사 가치 상승 이권 욕심 드러내
"공동 투자는 하지 말라고 했는데…." 김해 소재 가야컨트리클럽(가야CCㆍ54홀)은 전국 최대 규모 골프장으로 유명세를 더한다.

그런데 이 골프장이 인수 업체 공동경영의 협약이 깨지면서 지역사회는 물론 국내 골프업계마저 바라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이는 공동 지분으로 인수한 업체 가운데 특정 업체가 "골프장 가치 급상승에 따른 경영권(이권) 확보를 위해 공동 경영"을 걷어찬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이 때문에 골프장의 공동 경영은커녕, 견원지간으로 변해 소송을 불사하는 등 지역사회는 관련 업체를 둘러싼 `이미지 논쟁`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지난 2011년 김해 가야컨트리클럽을 인수한 부산지역 중견 상공인들이 경영권을 두고 소송을 진행하는 등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균등한 지분 보유로 경영권이 한 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두 차례에 걸쳐 체결한 주주협약도 이권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19일 법조계와 경제계에 따르면 가야개발의 대주주인 지역 업체 6곳이 둘로 나뉘어 지난해 6월부터 부산ㆍ창원지법에서 민사소송 2건을 진행하고 있다. 가야개발은 가야CC의 소유권을 가진 업체다. 원고인 태웅ㆍ서원홀딩스ㆍ삼한종합건설 등 3사가 피고인 넥센ㆍ성우하이텍ㆍ쿠쿠홀딩스 등 3사를 상대로 `주식양도 등 청구의 소` 등을 제기한 것이다.

한 배를 탄 기업인들이 돌아선 사연은 무엇일까. 태웅 등 6개 사와 세운철강은 지난 2011년 가야CC를 인수하기 위해 각각 100억 원씩 출자해 신어홀딩스를 설립했다. 당시 7개 사는 1차 주주협약을 체결해 경영권을 균등하게 나누기로 했고 실제 주식 700만 주를 똑같이 나눴다.

가야개발 인수가 성공적으로 이뤄지자 이들은 추가 대출 800억 원을 포함해 1500여억 원을 투자했다. 이후 신어홀딩스와 가야개발이 합병될 때도 7개 사가 각각 13.46%씩 동등하게 지분을 나눴다. 이 무렵 1차 주주협약 내용을 일부 수정한 제2차 주주협약이 체결됐다. 나머지 지분은 가야개발의 기존 주주였던 롯데그룹 고 신격호 회장의 몫이었다. 7개 사 체제로 운영되던 투자는 세운철강이 2019년 4월 보유지분을 매각하면서 6개 사 체제로 전환됐다. 주주협약에 따라 세운철강이 보유한 지분을 나머지 6개 사가 균등하게 인수하면서 각 사의 지분은 일률적으로 15.7%로 올라갔다.

2020년 1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 사망으로 유족들이 지분을 물려받은 뒤 공동경영은 삐걱댔다. 애초 6개 사는 공동으로 롯데 지분 인수를 논의했지만 가야개발 지배구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매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해 7월 넥센 등 3사가 롯데 지분을 태웅 등 3사 모르게 매입하면서 협약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갈등은 2021년 5월에 진행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표출됐다. 주주총회에서 넥센 등 3사는 2명을 비상무이사로 하자고 주장하고, 태웅 등 3사는 이에 반대했다. 태웅 등은 양측 지분이 동일해 표결이 무의미하다고 여겼지만 넥센 등이 표결을 밀어붙인 결과 47대 53으로 넥센 등이 앞서면서 비상무이사 2명의 자리를 거머쥐었다. 비상무이사 중 사내이사는 넥센의 강병중 회장이, 사외이사는 성우하이텍의 전 대표인 이명근 회장이 맡으면서 당시 가야개발 대표이사를 맡은 쿠쿠홀딩스의 구자신 회장까지 4명의 이사 중 3명을 넥센 등 3사가 꿰찼다. 태웅 등 3사는 그제야 넥센 등 3사가 10개월 전 자신들 몰래 롯데 신격호 회장의 지분을 인수한 사실을 알게 됐다.

주주총회 이후 넥센 등은 태웅 등의 경영권을 완전히 박탈했고 대주주들에게 동일하게 제공했던 VIP용 라커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태웅 등은 지난해 6월 가야개발을 상대로 `주주총회 부존재 및 결의 취소` 소송을 창원지법에 제기하고, 지난해 10월 넥센 등을 상대로 롯데 지분을 균등하게 배분받을 수 있도록 주식양도 등 청구의 소를 부산지법에 제기했다.

원고 측인 삼한종합건설 김희근 회장은 "상공계 원로들끼리 골프를 치면서 즐거운 노년을 보내자는 취지로 골프장을 공동으로 인수했는데 골프장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일부 업체가 이권에 욕심을 내고 있다"며 "롯데 지분을 균등 배분해 공동경영 체제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넥센 등 3사의 변호인은 "신어홀딩스가 가야개발에 흡수합병되면서 1차 주주협약의 효력은 소멸했으며, 2차 주주협약에 참여한 7개 사가 아닌 롯데의 지분을 인수한 것은 주주협약 위반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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