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걸어 다니는 나무다
나를 이 땅에 심어 놓은 건
오래전 심겨진 내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 유전을 물려주기 위해
뿌린 한 톨의 씨앗
하늘의 옥천수와 깊은 땅의 지기를 뽑아
가꾸실 때 눈부신 꽃을 보려는 부푼 꿈 하나
꽃으론 모란을
향기론 만리향을 바랐으리
꽃을 보지 못하고
열매를 보지 못하고
떠나실 때 눈 못 감던
그 아쉽고 간절한 안타까움
나는 아버지의 쓰리게 애만 태운
어머니의 눈물로 남긴 꽃나무였다
무한한 향기를 꿈꾸는
한 방울의 눈물마저 다 떨구고 가신
내 부모님의 꽃나무
이 아침
저 금루각 실낱같은 꽃이 내뿜는 향기를
맡으면서
아직 어디다고만 생각한 그 날이 아프다
나는 얼마만큼 세상을 밝힐 수 있을까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세상의 그 어떤 사랑보다 자식 향한 부모님의 사랑만큼 큰 사랑은 없을 것,
우리는 얼마만큼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까?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흘린 눈물을 그 자식이 알 때는 이미 부모님은 계시지 않는다.
저 푸른 오월의 하늘을 한 가슴 따다 드리자. 오늘 하루만이라도 한 것 웃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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