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7:06 (금)
아버지의 나무 어머니의 꽃
아버지의 나무 어머니의 꽃
  • 문인선
  • 승인 2022.05.03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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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선
문인선

나는 걸어 다니는 나무다

나를 이 땅에 심어 놓은 건

오래전 심겨진 내 어머니와 아버지가

그 유전을 물려주기 위해

뿌린 한 톨의 씨앗

하늘의 옥천수와 깊은 땅의 지기를 뽑아

가꾸실 때 눈부신 꽃을 보려는 부푼 꿈 하나

꽃으론 모란을

향기론 만리향을 바랐으리

꽃을 보지 못하고

열매를 보지 못하고

떠나실 때 눈 못 감던

그 아쉽고 간절한 안타까움

나는 아버지의 쓰리게 애만 태운

어머니의 눈물로 남긴 꽃나무였다

무한한 향기를 꿈꾸는

한 방울의 눈물마저 다 떨구고 가신

내 부모님의 꽃나무

이 아침

저 금루각 실낱같은 꽃이 내뿜는 향기를

맡으면서

아직 어디다고만 생각한 그 날이 아프다

나는 얼마만큼 세상을 밝힐 수 있을까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세상의 그 어떤 사랑보다 자식 향한 부모님의 사랑만큼 큰 사랑은 없을 것,
우리는 얼마만큼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까?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흘린 눈물을 그 자식이 알 때는 이미 부모님은 계시지 않는다.
저 푸른 오월의 하늘을 한 가슴 따다 드리자. 오늘 하루만이라도 한 것 웃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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