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1:08 (금)
고정관념을 벗어버려라
고정관념을 벗어버려라
  • 하성재
  • 승인 2022.05.02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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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고정관념(固定觀念)은 사람이 어떤 생각ㆍ관념을 가질 때 그것이 잘못되어 누군가 설득을 하고 혹은 상황이 바뀌어도 당사자가 그 생각 또는 관념을 수정하지 않는, 지나치게 일반화되고 고착된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갖는 것은 선천적인 원인이 아니라 학습에 의한 결과이다. 그래서 어떤 사회 속에서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할 때에는 항상 크고 작은 억압, 징벌, 고통 등이 가해진다.

요하네스 케플러(J. Kepler)의 경우가 고정관념과 관련된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궤도의 법칙`, `면적의 법칙` 그리고 `주기의 법칙` 등을 발견한 대표적 천문학자이다. 이러한 법칙들을 발견하기 이전까지, 그는 `대칭성`에 대해 매료되고 대칭이 주는 완전성을 맹신한 사람이었다. 망원경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천체에 대한 관측이 활발히 이뤄지고 여러 가지 행성들에 대한 자료가 쏟아져 나오자 이런 자료들을 근거로 행성의 궤도로 적당한 도형을 찾는데 무려 8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가 바로 `대칭이 주는 완전성`에 대한 그의 `고정관념과 편견` 때문이었다.

케플러는 대부분의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행성들은 당연히 원 궤도를 따라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다. 가장 완벽한 대칭성을 가진 원을 따라 행성이 움직이며 우주가 이러한 완전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화성의 관측 기록을 접한 그는 일주일 안에 수수께끼를 풀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원 궤도를 계산한 화성의 공전주기와 실제로 관측한 자료와는 몇 분간의 오차가 있었고, 이 오차 때문에 결국 원을 버리고 8년 만에 타원을 행성의 궤도로 받아들였다.

이처럼 고정관념은 밑 빠진 독과 같아서 시간과 열정을 헛수고로 만들어버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고정관념의 미로에 갇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까지 하면서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뒤늦게라도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났기에 케플러는 천문학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세 가지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따라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위대한 발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연구가에 의하면, `속담`은 어떤 현상이 있기에 생겨나기도 하지만 속담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속담은 일반적으로 `아무리 가까운 친척이라도 남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시기와 질투가 생긴다`는 의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촌이 논을 샀을 때 시기와 질투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뭔가 도와줄 일이 없는지를 먼저 생각했다고 한다. 요즘같이 퇴비와 비료가 충분한 시절이 아니었던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인분(人糞)이 중요한 거름이었다. 따라서 사촌이 논을 샀으니 인분이 더 필요할 것이고, 그걸 생각하니 `뒷간`엘 자주 가서 거름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그 속담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런 좋은 의도를 가진 속담이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그 의미가 왜곡되었다는 것이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리더를 감옥에 갇히게 한다. 따라서 탈출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물론 탈출하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통을 극복하고 자신의 한계를 탈출한 뒤엔 성숙한 리더의 모습을 갖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안경이 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어떤 안경을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식도 마찬가지이다. 인식의 눈에 푸른색 안경을 끼면 세상은 푸르게 보이고, 돋보기를 쓰면 크게 보일 것이다. 안경은 사물과 현상을 제멋대로 변형시킨다. 사물이나 현상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내가 쓰고 있는 안경을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한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과감히 벗어 버려야 한다.

또한 변화를 위해 자신의 현주소를 똑바로 보려는 문제의식이 있어야 한다. "왜 나는 이런 모습인가?", "지금의 모습은 어떤가?", "똑바로 인식하고 있는가?", "다른 쪽에서 보면 어떻게 보일까?" 평소 이런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사물과 현상의 본질과 원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으며,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문제 의식을 갖지 않는 리더의 삶은 공허하다. 개인, 조직 그리고 한 사회가 삐거덕거리는 것은 문제가 많아서라기보다는, 그러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그러한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경우가 많다. 문제의식을 갖고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선 안경을 벗어버리는 발상이 필요하다. 고정관념과 편견의 문제의식에서 탈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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