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인 자녀의 유류분반환청구권
망인 자녀의 유류분반환청구권
  • 박진수
  • 승인 2022.04.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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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법률사무소 진수 대표 변호사
박진수 법률사무소 진수 대표 변호사

배우자, 부모, 자녀 없이 사망한 사람의 형제ㆍ자매가 망인의 뜻과 관계없이 재산 중 일부를 상속받을 권리(유류분권)를 없애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지난 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최근 한 지인이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의 거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이 재혼 배우자(새어머니) 명의로 돼 있어 상속 받을 것이 있는지에 대해 상담을 청해왔다. 그 부동산의 취득 경위를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망인의 자녀 입장에서는 결국 아버지가 살던 집을 새어머니와 새어머니의 전혼 자녀가 가지게 되는 형국이니 답답한 상황이라 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망인의 자녀가 시도해 볼 만한 것이 바로 유류분반환청구다. 망인의 형제ㆍ자매의 유류분반환청구권은 곧 없어지지만 자녀는 여전히 유류분권자로서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위 사안과 유사한 사례를 살펴보자. A(남)와 B(여)는 재혼하였고 A는 전혼에서 낳은 자녀 甲이, B는 전혼에서 낳은 자녀 乙이 있고, A의 사망 당시 재산은 예금 1억 원이 있었으며, A 사망 10년 전 B에게 A 명의 부동산을 증여하였는데 그 부동산의 사망 당시 시세는 4억 원이라고 하자. A의 예금 1억 원은 사망시 B에게 6000만 원, 갑에게 4000만 원 상속된 것으로 본다.

이 사례에서 유류분 권리자는 A의 직계비속인 갑과 A의 배우자인 B가 되고(민법 제1112조), 각각의 유류분율은 직계비속인 갑의 경우 법정상속분의 1/2, 배우자 B의 경우도 법정상속분의 1/2이 된다(민법 제1112조). 갑은 피상속인 A의 B에 대한 증여로 인해 자신의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경우 부족한 한도에서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1115조). 이것이 유류분반환청구권이다. 공동상속인 중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이 사례에서 B)에 그 수증재산이 자기의 상속분에 달하지 못한 때에는 그 부족한 부분의 한도에서 상속분이 있고 유류분청구권도 있다(민법 제1118조 및 재1008조).

그렇다면 위 사례에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은 A 사망당시 재산인 예금 1억 원과 B에게 증여한 부동산(특별수익으로 인정된다고 가정한다) 가액 4억 원을 합한 5억 원이 되고, 甲과 B의 법정상속분은 1:1.5 이므로(민법 제1009조) 甲의 유류분액을 계산하면 1억 원{5억 원 × 2/5(법정상속분) × 1/2(유류분율)}이 된다. 그렇다면 甲은 B가 생전 증여를 받는 바람에 유류분 1억 원보다 6000만 원이 적은 4000만 원만 상속받았으므로 그 부족분인 6000만 원을 B에게 유류분반환청구로 구할 수 있다.

대법원은 "생전 증여를 받은 상속인이 배우자로서 일생 동안 피상속인의 반려가 되어 그와 함께 가정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서로 헌신하며 가족의 경제적 기반인 재산을 획득ㆍ유지하고 자녀들에게 양육과 지원을 계속해 온 경우, 생전 증여에는 위와 같은 배우자의 기여나 노력에 대한 보상 내지 평가, 실질적 공동재산의 청산, 배우자 여생에 대한 부양의무 이행 등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러한 한도 내에서는 생전 증여를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더라도 자녀인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에서 공평을 해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 2011. 12. 8. 선고 2010다66644 판결).

만약 위 사례의 A가 B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것이 B가 A의 배우자로서 일생 동안 반려가 되어 함께 가정공동체를 형성하고 가족의 재산 유지, 자녀의 양육 등에 기여한 데에 대한 보상 내지 실질적 공동재산의 청산으로 인정된다면, 그 부동산의 증여는 특별수익으로 볼 수 없고 결국 갑은 A의 예금 1억 원에서 자신의 법정상속분인 4000만 원만을 상속받을 수 있을 뿐이다.

필자의 지인의 경우 유류분반환청구를 통해 조금이나마 아버지의 재산을 돌려받기 원한다면 아버지가 사시던 집의 명의가 새어머니로 되어있는 경위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아버지가 새어머니에게 부동산 매매대금을 이체한 내역이 명확하다든가, 아버지 명의의 재산을 처분하여 집을 샀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특별수익이라고 주장해볼 여지도 있겠으나,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혼인 기간이 길고 새어머니가 자녀 양육이나 부부공동재산의 유지 및 형성에 기여한 바가 크다면 유류분반환청구의 실익이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다. 결국 새어머니 명의의 부동산이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가장 중요한데 이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이나 상속회복청구소송에서 항상 주요 쟁점이 되므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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