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8:52 (금)
탐욕과 욕망에 찌든 돈과 사랑
탐욕과 욕망에 찌든 돈과 사랑
  • 장예송 기자
  • 승인 2022.04.21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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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송 편집부 기자
장예송 편집부 기자

계곡서 다이빙 한 후 사망한 윤씨
"뛰어내려봐"라며 권유한 아내
아내 A씨, 윤씨 사망 보험금 노려
사고인 척 피해자 윤씨 살인 계획
법적 혼인 증명 방법 개선ㆍ강화해야

"누구한테도 못하는 얘기를 내 자신에게 카톡으로 하니 좀 편하다.", "A는 내가 삐졌다고 생각한다.", "A는 아마 내 장례식 때 안 올 것 같다. A는 항상 바쁘니깐…." 이 내용은 지난 2019년 가평 계곡에서 숨진 피해자 윤씨의 카톡에 있었던 내용이다. 윤씨와 A씨는 부부사이였다. A씨는 결혼 후 윤씨가 신혼집을 마련했음에도 함께 살지 않았고, 여러 이유를 들어 별거를 지속해 왔었다. 또 부부의 경제권은 A씨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 윤씨는 반지하를 전전하며 생활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공개된 대화 내용 중 윤씨가 그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 곳곳에 보인다. 심지어 윤씨는 A씨에게 "전기가 곧 끊긴다 3만 8000원 만보내줘", "신발이 찢어져서 창피해, 돈 들어오면 운동화 좀 사줘"라는 등 도저히 부부사이라고는 보기가 힘든 내용의 대화들이 넘쳐났었다. 윤씨는 당시 한 기업에서 15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6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먹고 살 만큼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던 그는 사망 무렵 개인 회생까지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가평군 용소계곡 절벽에서 다이빙한 이후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날 계곡에는 A씨뿐만 아니라 A씨의 내연남 B씨도 함께 동행했는데, 물을 무서워하는 윤씨의 튜브를 위아래로 거칠게 흔드는 모습의 영상도 공개됐었다. A씨는 현재 윤씨 살인 혐의로 그의 내연남 B씨와 함께 공개수배에 올라갔다. 그 후 지난 16일 이씨와 내연남 B씨를 검거했다. 피해자 윤씨와 A씨는 서로 사랑이란 정의가 달랐다. 윤씨는 자신의 아내, 와이프의 행복만을 바라보며 비록 냄새나는 반지하속에서 변변찮은 식사한끼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버텨냈다. A씨는 그런 윤씨의 상황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고가의 물품 구매와 함께 해외여행을 다니고, 심지어 내연남과 함께 신혼집을 들낙거리는 등 도저히 사랑이라고 말 할수 없는 행동들을 보였다. A씨가 비싼 음식을 먹고 호화롭게 여행을 다니는 와중에 윤씨는 반지하에서 물과 라면조차 살 돈이 없어 지인들에게 돈을 꾸고 있었다. 아마도 그녀가 사랑한 건 윤씨가 아닌 윤씨의 돈이였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랑`을 빙자한, 사기 결혼이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만큼 결혼이란 제도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아닐까 한다. 법률상 부부관계가 성립하는 것을 증명하는 행위를 혼인신고라 일컫는다. 혼인신고를 하는 절차를 살펴보면 혼인신고서ㆍ가족관계증명서ㆍ당사자 신분증ㆍ도장 또는 사인ㆍ증인 2명의 구비서류와 함께구청ㆍ읍면사무소 등을 방문해 진행하는 형식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절차가 까다로운 편은 아닌듯 하다.

개인 신분증과 증명서 그리고 둘 사이의 관계를 증명해줄 지인들만 섭외한다면 혼인신고를 통해 법률상 부부관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절차상 까다로운 부분이 없는 혼인신고를 통해 A씨는 피해자 윤씨 뿐만 아니라 이전의 사실혼 관계가 2명이나 더 있있고, 심지어 둘 다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이렇게 모두 3명의 피해자들의 사망보험금을 수령한 A씨. 그녀가 사랑이라고 칭했던 이름 뒤엔 탐욕과 욕망에 찌들어있는 돈이 아니었을까? 관련된 사고들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법적으로 혼인을 증명할 수 있는 좀 더 정확한 제도를 만들거나,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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