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리더들이 조직관리의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가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과 행동을 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전에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조직 안에서 보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들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주대 김경일 교수는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가지는 특수한 심리`를 이해하면 조직을 운영하는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주연의 심리와 조연의 심리를 분별하는 것이다. 조직 안에는 `주연의 심리`가 강한 사람이 있고， `조연의 심리`가 강한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관철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려 할 때는 주연이 되려고 한다. 반면 책임을 지기 싫어하거나 책임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스스로 조연이 되는 것을 선택한다.
조직 안에서 주연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 중에 늘 고집스럽게 자신의 의견이나 취향대로 사람들을 이끌며 주목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조직을 책임져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반응을 살펴보라. 만약 괜찮은 사람이라면 그 책임을 완수하려 할 것이고， 평범한 사람이면 꼬리를 내릴 것이며， 모자라거나 질 낮은 사람이면 모른 체하거나 어느 순간 발뺌을 할 것이다. 반대로 조직에 안에 늘 조연으로 있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책임지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경우에는， 조직을 위해 나서서 책임을 지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작은 일을 하나씩 맡겨보자. 고， 책임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여러 가지 작은 일 중 만만한 것을 골라 책임을 완수할 수 있게 도우라. 존재감 있는 조연이 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 주고 격려할 때， 소극적이었던 태도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둘째는 정직을 선호하는 심리이다. 심리학자들은 한목소리로 인간관계의 본질은 서로에 대한 정직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직`이라는 말의 의미가 크게 퇴색된 것이 현대사회의 현실인 듯하다. `정직하면 손해 본다`라는 생각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만일， 정직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조직 안에 퍼진다면 조직은 돛이 꺾인 배처럼 역동성을 잃고 방황하게 될 것이다. 리더부터 먼저 정직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을 조종하지 않고 가식적인 것을 배제해야 한다. 공정하고 준법적이며 청렴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자신이 특별히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약자라 하더라도 특별히 하대하지 않아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은 정직을 더 선호한다.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기 싫어하는 마음도 있지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싶어하는 마음도 크다. 지혜로운 리더라면 항상 정직함을 강조하고 스스로 정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조직 구성원들이 모든 일에 정직하게 반응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직함을 추구하는 것이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셋째， 가치를 추구하는 심리이다.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가치를 추구한다. 어떤 일이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하며， 가치가 사라지면 일할 동력을 잃어버린다. 가치는 조직의 등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치가 확실하다면 좌절과 실패를 경험해도 조직의 동력이 사라지지 않는다. 어리석은 리더는 목표와 방법을 제시하는 것에만 골몰한다. 그러나 현명한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이 본능적으로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먼저 조직의 가치를 제안한다.
사람들은 `How보다 Why`를 더 궁금해한다.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조직 리더는 조직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조직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힘들어하지 않도록， 지치지 않도록， 조직의 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계속 상기시켜야 한다.
결국 조직의 성공은 조직 구성원의 심리를 이해하는 리더에게 달려있다.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가지는 심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조직을 운영할 때，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관계적인 어려움을 줄이고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정직을 선호하고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 전체를 위해 솔선수범할 때， 좋은 조직문화를 가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