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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정 예하`와 이웃사촌 되는 `대통령`
`종정 예하`와 이웃사촌 되는 `대통령`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2.04.0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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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대한불교 조계종 제15대 종정에 중봉 성파스님이 지난달 30일 취임했다. 영축총림 통도사는 월하스님(제9대 종정)에 이어 성파스님이 종정이 되면서 삼보사찰의 위상을 드높이게 됐다. 삼보사찰 중 불지종가인 통도사는 계율을 중시하는 수도 도량이다. 종정 예하 두 분은 사제지간으로 통도사 방장 출신으로 통도사에서 주석을 하며 한국불교 중흥에 헌신해 왔다.

월하 종정은 1998년 11월 11일 전국 승려대회를 열고 불교정화에 나섰다. 당시 불교 조계종은 "조계종은 불교 제2정화로서 거듭나자"는 월하 종정 측과 불교 정화를 반대하는 총무원장 측과 양분돼 있었다. 총무원에서 내쫓긴 반(反) 정화 측은 청와대와 법원에 구원을 바라는 운동에 돌입하자 김대중 정부는 같은 해 12월 23일 새벽 전경 6000여 명과 포클레인 등으로 조계사와 총무원을 폭력으로 진압했다. 당시 월하 종정이 주석하고 있는 통도사에도 제2법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성파스님은 오랫동안 통도사 서운암에서 주석하면서 사회 활동은 물론 전통문화의 중요성과 초발심을 강조해 왔다. 선 수행을 넘어 교육,예술 분야에 다채로운 이력을 쌓아왔다.

1939년 합천에서 태어난 성파 종정은 월하스님을 은사로 1960년 사 미계를 1970년 구족계를 각각 받았다. 성파 종정은 중앙종회 의원, 통도사 주지, 원효학원, 영축학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 조계종 원로의원을, 이듬해 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에 올랐다. 2018년부터는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을 맡아왔다. 그림과 글씨, 도예 등 전통 공예에 재능이 많다. 그동안 옻 염색 전과 옻칠 불화전, 민화전 등을 열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전통문화에 대한 사랑과 실천 속에 지난 30여 년간 선서화, 염색, 옻칠, 민화 등으로 연 개인전만 20여 차례다. 통도사 주지 때인 1980년대 초 불교 유산을 보존ㆍ전시하는 성보박물관을 건립했다. 도자 16만 대장경을 조성해 호국불교의 의지도 드높였다. 성파 종정은 지난달 통도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와 도림 선사가 나눈 "말보다 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일화를 새 정부에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종정 추대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찾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을 오는 5월이면 성파 종정 예하와는 이웃사촌이 된다. 평산 사저는 통도사와는 지척이다. 문 대통령은 추대밥회에서 "통도사에서 종정예하를 여러 번 뵌 적이 있다. 그때마다 큰 가르침을 받았고 정신을 각성시키는 맑고 향기로운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며 "종정예하께서는 일과 수행, 삶과 예술, 자연과 문화가 결코 둘이 아니라는 선농일치를 실천하셨다. 종정예하와 조계종이 품어온 정신과 예술의 향기가 세상에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무현 대통령도 퇴임 후 서운암을 방문한 적이 있다. 통도사와 평산마을은 오래전부터 서로 왕래가 잦아 불심이 강했던 마을이다. 통도사 반경 4㎞가 사역 경계였다.

5월이면 종정과 대통령, 그리고 평산마을 주민이 이웃이 된다. 퇴임 후 문 대통령은 정치를 멀리하고 민족 전통문화 창달에 종정과 한마음이 됐으면 한다. 국왕의 자리를 버리고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의 자비와 가르침이 평산마을로 발현돼 화목한 이웃이 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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