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3:16 (토)
"동남권 메가시티 온전한 실현, 지역 문화분권에 달렸다"
"동남권 메가시티 온전한 실현, 지역 문화분권에 달렸다"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3.27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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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김해 고석규 비평문학관에서 열린 경부울 문화연대 결성식에 참석한 경부울 문화예술인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25일 김해 고석규 비평문학관에서 열린 경부울 문화연대 결성식에 참석한 경부울 문화예술인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경부울 문화연대 결성식
남송우 문학평론가 기조연설
부산문화재단 조정윤 실장 발제
문화 공동 생산ㆍ소비 의견 나눠
"문화는 지역민 묶는 힘 가져"

부울경 메가시티가 추진됨에 따라 그에 걸맞은 지역 문화분권을 추구하기 위해 경남ㆍ부산ㆍ울산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연대를 결성했다. 이러한 초광역권 문화연대는 지난 1980년대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가 있었지만 범 문화예술인 연대는 이번 시도가 처음이다. 지난 25일 오후 7시 경부울문화연대 결성식이 김해 고석규 비평문학관에서 경남ㆍ부산ㆍ울산 50여 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문화연대에는 경부울 지역에서 문학, 음악, 무용, 건축, 언론, 각종 문화재단 관계자 등 99명이 이름을 올렸다.

수도권 과밀화에 맞서고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찾자는 취지의 문화연대는 결성에 앞서 두 차례의 준비 모임이 있었다. 준비모임에서 합동공연 등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경부울의 문화수요 조사를 통해 문화 생산과 소비를 공유하자는 의견을 나눴다. 이날 결성식은 남송우(문학평론가ㆍ부경대 교수) 경부울 문화연대 준비위원장이 경과보고 및 기조발제를 했다. 이어 조정윤 부산문화재단 연구실장이 `문화로 사회통합 이루는 문화분권`이란 주제로 발제했다. 이후 김경복ㆍ안성길 문학평론가와 성현무 고신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남송우 경부울문화연대 준비위원장은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자원에 반대하면서 부울경 메가시티에 있어 정치ㆍ경제적 영역의 분권만이 아닌 문화 차원의 분권이 더 우선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반도 전체의 문화판은 수도권 중심주의로부터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다행히 지금 동남권을 함께 묶어 분권화하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통한 지역분권이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분권의 실현은 문화를 통한 통합이 전제돼야 한다"며 "왜냐하면 가슴을 뛰게 하는 문화예술이야말로 지역민을 하나로 묶고,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남송우 문학평론가 겸 부경대학교 교수가 경부울 문화연대 결성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송우 문학평론가 겸 부경대학교 교수가 경부울 문화연대 결성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송우 준비위원장은 구체적으로 경부울에 분산된 문화예술 관련 공공기관들이 끈끈한 연대로 이행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부산ㆍ울산문화재단이 이미 협약을 맺은 바를 토대로 동남문화권 차원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창안하는 탄탄한 상호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원과 각 지역 기초문화재단의 협의체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현재 부울경에 10개를 못 미치는 기초문화재단이 각 시ㆍ군ㆍ구에 하나씩 설립돼야 하고, 경부울 지역 문화원과 문화재단이 협의체를 만들어 지역 정체성에 맞는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윤 부산문화재단 연구실장은 이날 두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중앙의 권한이 분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립문화예술기관의 지역 분산, 국립문화기반 시설 이용 시 지역민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각 지역 문화기반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 확대, 문체부 산하 각종 위원회 구성에서 지역 할당 비율 상향 등을 언급했다. 아울러 조 실장은 경부울 문화재단 정책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고 문체부의 지역문화 공모사업 폐지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부울 문화연대 운영위원회는 경부울 각 지역 대표 1인으로 구성되는 3인의 공동운영위원장과 1인의 사무총장, 그리고 각 지역 간사 1명으로 구성된다. 3인의 공동운영위원장은 다음달 초 민주적 절차로 결정될 예정이다. 사무총장에는 오창헌 시인(울산)이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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