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14:33 (목)
어릴 적 추억 되살려준 `포켓몬 빵`의 이면
어릴 적 추억 되살려준 `포켓몬 빵`의 이면
  • 장예송 기자
  • 승인 2022.03.24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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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송 편집부 기자
장예송 편집부 기자

재출시 인기몰이 따른 폐해
일부 끼워팔기ㆍ갑질 등 성행
작은 행복 빼앗은 악용 안돼

코로나19가 마치 감기처럼 퍼져나가는 지금, `안 걸리는 게 이상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확진자 수가 매일매일 증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불굴의 의지를 가진 한국인들은 삶의 즐거움을 잃지 않기 위해 작은 추억거리를 유행시키고 있다. 지난달 23일 재출시 한 `포켓몬 빵`이 지난 21일 기준 610만 개를 팔아치우며 첫 출시 당시 월 최대 500만 개 기록을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용돈 또는 심부름을 하고 남은 돈을 모으고 모아서 샀었던 `포켓몬 빵`. 빵 안에는 유명한 만화 `포켓몬스터`의 일명 `포켓몬`들이 스티커로 들어있었는데 그 스티커를 구하기 위해 스티커만 빼고 안에 내용물은 먹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도 많았다. 그 시대 때의 초ㆍ중ㆍ고 학생들이 성인이 되면서 다시 세상에 나온 포켓몬 빵에 열광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게다가 포켓몬 빵은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가게나 마트에선 잘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그 안에 있는 포켓몬 스티커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오면서 기존 빵의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일도 생기고 있다. 이렇게 포켓몬 빵이 희귀해지는 만큼 일부 점포에서는 끼워 팔기 또는 단골고객에만 판매하는 `갑질`도 생겨나는 상황이다.

마치 지난 2014년 해태제과에서 출시된 `허니버터 칩` 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니 우스울 따름이다. 출시 100일 만에 매출 50억 원을 돌파한 허니버터 칩은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1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도 판매가 된 적이 있었으며,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는 `1인 1봉`이라는 공지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편의점 알바생들이 허니버터 칩을 구하기 위해 적정 수량만 판매대에 배치한 후 나머지 수량을 빼돌린 일화를 게시하는 등 `허니버터 칩 대란`이란 위력을 실감케 했다.

그 뒤를 이어 중고거래 사이트가 활발해진 오늘날, 포켓몬 빵의 대란은 나날이 거세지고 있다. 정가 1500원인 빵을 6900원에 판매하거나 사재기한 빵을 스티커와 별도로 판매하는 일도 생겨났다. 한마디로 빵을 `먹기` 위해서가 아닌 그 안에 들어있는 `스티커`를 얻기 위해 사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빵이 주 상품이고 스티커는 사은품에 불과하다"라며 "부속품을 얻기 위해 빵을 잔뜩 산 뒤 메인 상품을 버리거나 되파는 등 행동은 바람직하지 못한 소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포켓몬 빵이 범죄에 이용됐단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8시쯤 A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 물건을 사러 온 초등학생 B양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양은 함께 외출했던 아버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혼자 편의점에 들어가 `포켓몬 빵`을 찾았고, A씨는 B양에게 "도와주겠다"며 창고로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B양은 사건 직후 아버지에게 피해사실을 전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당시 위치추적(전자발찌)을 차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작은 행복감을 가져다준다던 포켓몬 빵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일들이 생기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때 그 시절의 순수함을 느끼게 해 준다는 포켓몬 빵. 그 빵의 또 다른 이면에 감춰져 있는 사회적 문제들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전염병 대응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국민들이 동심으로 돌아가 포켓몬 빵을 구매함으로써 느끼는 작은 행복감을 위안 삼아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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