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3:48 (목)
상쾌하게 삽시다
상쾌하게 삽시다
  • 백미늠
  • 승인 2022.03.23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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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늠 시인
백미늠 시인

"목이 아프네, 열이 나는 것 같아. 몸살 기운이 있어", "기침과 재채기가 나고 입맛이 없다. 설사도 나오고 코로나 인것 같다.", "코로나에 감염된 친구가 없다면 당신은 친구가 없는 것입니다." 농담인 줄 알았는데 농담이 아니다.

코로나 확진자 67만 명 최고점을 찍었다. 코로나 확진으로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 있는 사람들의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해프닝을 들으며 코로나인지 입으로나 인지 한번은 걸린다고 생각해버리니 편하다. 확진자 지인의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가 유쾌 상쾌 통쾌 경쾌하게 살자 였다. 두통이 사라지고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유쾌한 사람은 농담을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알며 상쾌한 사람은 농담에 웃어 줄 줄 알며 경쾌한 사람은 농담을 멋지게 받아 칠 줄 알며 통쾌한 사람은 농담의 수위를 높일 줄 안다고 한다.

농담을 잘하는 사람은 인기가 있다. 농담 잘하는 사람은 다소 덜렁거리고 틈이 보이기도 하지만 따뜻한 사람이다. 가벼운 농담으로 오히려 어려운 상황을 잘 넘기는 것을 보았다. 심각하고 무겁고 어색한 진담의 상황을 농담으로 전환시키는 사람은 능력자며 멋진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선천적 어휘력 부족으로 농담은 잘 못하지만 상대방이 던지는 농담에 빵빵, 잘 웃어주는 사람이다. 언제나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상쾌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도 농담일까? 주일이었다. 늦잠을 자서 어수선한 모습으로 교회를 가서인지 예배를 드리는 내내 위축되어 예배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목사님은 마태복음 13장 46절 말씀으로 설교를 하셨는데 많은 돌중에 진주를 발견한 상인의 기쁨을 천국을 발견한 기쁨으로 비유하며 천국 누리는 삶을 살자는 설교였다. 예배를 드리고 본당을 나오는데 은발의 노신사 박 장로님께서 먼저 미소를 보내왔다.

"장로님 안녕하세요, 괜찮으시지요", "백진주 집사님, 반가워요 나는 우리 교회에서 집사님을 발견한 기쁨이 천국을 발견한 기쁨 같네요 껄껄껄." 언제나 적재적소의 말로 기분을 띄우시는 장로님이셨다. "목사님의 설교보다 장로님의 농담이 훨씬 은혜롭습니다! 호호호" 움츠렸던 마음이 밝아지고 어깨가 펴졌다. 농담과 유머는 큰 활력이 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농담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타고난 재능이거나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면 대신 상대방의 농담에 잘 웃어 주는 상쾌한 사람이면 된다. 항상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더 복될 것이다. 코로나 확진이라는 번호표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지금 확진자가 늘수록 통화량도 늘어났다.

7일간의 격리기간 동안 이런저런 통화를 하면서 가벼워 지고 웃게 되면서 인정도 살아나는 것 같다. 확진된 사람도 확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잘 먹고 잘 웃으면 슈퍼 항체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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