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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남사예담촌 7매 향기, 봄 나들이 유혹에 취하다
산청 남사예담촌 7매 향기, 봄 나들이 유혹에 취하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2.03.22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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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문중 대표 기품 서린 5매 유명...면우매ㆍ기산매 2매가 품격 더해
그윽한 봄 정취에 마음까지 깨끗
하씨고가 매화나무인 `원정매`
하씨고가 매화나무인 `원정매`

지리산 천왕봉이 진산인 산청군 단성면의 남사예담촌은 봄을 맞는 계절이면 마을 곳곳에 매화 향기가 그윽하다. 남사예담촌의 집집마다 오래 세월을 지켜온 매화나무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ㆍ박ㆍ이ㆍ최ㆍ정씨 다섯 문중을 대표하는 각 매화나무는 남사예담촌을 대표하는 5매로 이들 문중의 선비 품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오매불망(五梅不忘)`으로 불리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다섯 매를 잊지 못해 해마다 다시 찾고 있다. 이들 매화와 함께 최근 면우 곽종석 선생과 기산 박헌봉 선생을 기리기 위한 `면우매`와 `기산매`까지 향을 더하며 남사예담촌 7매로 품격을 높이고 있다.

`산청 3매` 중 하나인 하씨고가(진양 하씨)의 매화나무는 `원정매(元正梅)`로 불린다. 사직공파 하즙이 심은 것으로 `원정매`라는 이름은 그의 시호 원정에서 비롯됐다. `원정매`는 홍매화로 지난 2007년 원목이 고사했지만 현재 후계목이 뿌리에서 자라고 있다.

이사재 매화나무인 `박씨매`
이사재 매화나무인 `박씨매`

이사재(尼泗齋)의 매화나무 `박씨매`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때 박호원 농노의 집에 유숙할 때 매화나무를 보고 위안을 삼았다는 유래에서 심어졌다. 현재 후계목으로 가꾸고 있다.

경남문화재자료 제328호인 이사재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때 유숙한 곳으로 정면 5칸, 측면 2칸 규모로 홑처마 팔작지붕을 갖추고 있다. 전형적인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이다. 박씨 선조 송월당 박호원을 기리며 학문 연마의 강학 장소로도 사용됐던 곳이다.

남호정사의 매화나무 `이씨매`는 하얀꽃이 피는 매화나무다. 백매는 희고 맑은 꽃, 은은한 향기와 품격 있는 모습으로 선비의 지조를 상징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씨 문중 서재인 남호정사에 심어진 `이씨매`는 유일한 `백매화`로 키가 커 기골이 장대한 장부를 닮았다.

남호정사 매화나무인 `이씨매`
남호정사 매화나무인 `이씨매`

최씨고가 매화나무 `최씨매`는 최씨고가 대문 옆에 있던 400년 된 매화나무가 고사한 뒤 심은 후계목이다.

매화꽃이 필 무렵이면 매화향이 고각의 운치를 더한다. 경남문화재자료 제117호인 최씨고가는 1920년 지은 한옥으로 곳곳에 자리한 실용적인 구조는 선조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고가다.

선명당 매화나무 `정씨매`는 남사예담촌에서 가장 늦게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다. 최씨고가 방문객들이 들어오기 전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정씨매` 아름다움에 발걸음을 멈춘다.

유림독립운동기념관 안에 심어진 `면우매`는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독립 위성을 주창한 유림 독립운동가 면우 곽종석(1846~1919) 선생을 기리고자 마련했다. 곽종석 선생은 단성면 사월리 출신으로 남명 조식 선생 사상을 계승한 영남 유림의 영수다. 붓과 글로 국권 회복과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했다. 을사늑약 체결 반대 투쟁도 펼친 인물로 유명하다.

최씨고가 매화나무인 `최씨매`
최씨고가 매화나무인 `최씨매`

기산국악당의 `기산매(岐山梅)`는 근ㆍ현대 국악운동 전개와 민족예술 발전을 위해 일생을 다한 기산 박헌봉 선생의 진정한 선비다운 삶을 기리고자 심어졌다.

한편, 예로부터 `원정매`와 `남명매`, `정당매`는 `산청 3매`로 일컬어지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 정취가 느껴지는 계절. `코로나19` 탓에 지친 일상 회복을 위해 매화 향기 그윽한 남사예담촌으로 힐링의 봄나들이 떠나보면 어떨까 싶다.

 

선명당 매화나무인 `정씨매`
선명당 매화나무인 `정씨매`
유림독립운동기념관 내 `면우매`
유림독립운동기념관 내 `면우매`
기산국악당의 `기산매`
기산국악당의 `기산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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