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1:51 (금)
리더에게 필요한 대화의 조건과 능력
리더에게 필요한 대화의 조건과 능력
  • 하성재
  • 승인 2022.03.14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리더십의 본질 중 하나는 사람을 통해서 성과를 만드는 것이다. 이때, 사람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마음`이다. 우리는 마음을 자기 자신, 즉 자신의 존재감으로 인지하기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봐 주는 사람에게 빗장을 열고 기꺼이 협력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 길이 아니라, 힘과 돈으로 닫힌 문을 열기 위해 애를 써왔다.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마음도 깨닫지 못하고 상대방의 마음도 무시한 채 대화를 이어나갔고, 결과적으로 모두의 말문을 닫게 만들었다.

 우리 사회는 MZ세대의 등장, 매출 방식의 변화, 코로나19로 인한 전혀 다른 일처리 방식과 같이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계속되고 있다. 불확실한 시대에 꼭 필요한 리더는 사람의 마음을 의미 있는 변수로 다룰 수 있는 리더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말솜씨`가 좋은 리더는 더 이상 영향력을 갖지 못한다. 마음을 진지하게 다룰 수 있는 리더들이 좀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다. 그래서 김윤나의 <리더의 말그릇>에서는 먼저 리더 스스로가 말그릇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조언한다.

 먼저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갈 때 진짜 감정(핵심 감정)을 포착하고, 순간적인 짜증과 분과 밀려올 때조차 그 신호를 이해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이기고 지는 것, 맞고 틀린 것에만 신경 쓰느라 자기 마음에 집중하지 못하는 리더는 핵심 감정과 욕구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압도되어버리거나 화를 내면서 말을 쏟아내느라 핵심을 벗어나게 된다. 최근 비대면 상황에서는 더더욱 오해 없이 명확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을 빨리 알아차리고 그에 맞게 소통의 자세를 가다듬는 것이 필요한다.

 둘째, 타인의 마음을 소화하는 능력이다. 삼키기 어려운 말도 부수고 녹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동시에 많은 정보 속에서 의미 있는 단서들을 추려내는 예리한 눈을 가지고, 스쳐 지나가는 서늘한 표정이나 피하고 싶어하는 몸동작, 주저하는 입 모양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특히 비대면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일어나는 비언어적인 표현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온전히 소화해야만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끝으로, 마음과 말을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말로 산통을 깨지 않고, 따뜻하고 명확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정확하지만 날카롭지 않고, 인간적이지만 느슨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한다. 공감하고, 격려하고, 질문하고, 주장하고, 요청하는 기술을 적절하게 사용한다.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무시하지 않고, 문제를 깨닫게 해주겠다고 감정폭력을 휘두르지 않는다. 이렇게 서로의 마음과 말을 연결시키면서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 위에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대면 상황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는 온전한 소통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적극적인 대화는 질문과 경청으로 이뤄진다. 묻지 않고서는 마음의 실체를 알 수 없고, 듣지 않고서는 다음 질문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온라인상에서는 질문하지 않은 채 판단하거나, 듣지 않으면서 이해했다고 말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온라인 툴로 회의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말 속에 숨어 있는 맥락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온라인 상에서 "알았다"라고 말한다면 이것이 흔쾌히 동의한다는 뜻인지, 알기는 알았지만 선뜻 내키지 않는다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비대면 환경에서 오해를 줄이고 소통이 원활해지도록 하기 위해서 리더는 또한 다음의 조건들을 신경 써야 한다.

 첫째, 비대면 상황에서는 언어가 정확하고 정교해야 한다. 둘째, 상호 안정성을 제공하는 안전한 말하기 방식으로 대화해야 한다. 셋째, 이전보다 더 높은 공감능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정확성과 안전성, 공감력은 사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정확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관계를 안전하게 느껴야 하고, 그 안전성은 잦은 교류와 공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요소는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던 원칙들이지만 비대면 상황에서 대화할 때는 훨씬 더 중요해진다.

 말 그릇을 키우는 것은 결국 나를 이해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내 마음 안의 감정, 생각, 욕구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아보고, 말하기 전에 마음을 정돈해야 한다. 리더의 말이 `사람을 담을 때` 사람들 간의 소통은 안전해지고,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정확성을 높여갈 때, 비대면의 상황이 계속되어도 `우리는 함께 일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