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0:37 (금)
대통령 당선인, 내편 나눠먹기 종지부 찍어야
대통령 당선인, 내편 나눠먹기 종지부 찍어야
  • 김중걸 기자
  • 승인 2022.03.0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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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국가의 새 지도자를 뽑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끝이 났다. 지난달 16일 선거운동 개시로 20여 일간 숨이 차게 달려온 `선거열차`는 이틀간의 사전투표에 이어 9일 본 투표로 마감했다. 극명한 보수와 진보 간 대립과 갈등으로 시작된 선거는 결국 혼탁과 폭력이 난무한 선거로 마감됐다. 역대급 비호감에다 대장동과 주식조작 의혹 등 상대방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된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선거운동 기간 내내 혼탁양상을 보여왔다. 초박빙의 접전을 펼치는 상황 속에서 여야 유력 대선 후보 양측은 지지표를 한 표라도 더 건지겠다며 날마다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는 등 물고 뜯는 혼탁선거는 선거운동 마감일까지 이어졌다. 정책 공약은커녕 의혹 제기로 대통령 선거는 거대한 음모의 장이 됐다. 상호 비방전이 살벌하게 진행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이어 여당대표가 진보성향 유튜버에게 피습을 당하는 정치 테러가 발생해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아 국민적 저항을 불렀다. 선관위는 이번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중립성에 의심을 받아왔다. 특정 정파에 치우친 인사가 선거관리위원장에 임명되면서 헌법기관인 선관위의 중립성과 독립성에 치명적인 의심을 받아왔다. 이런 와중에 이번 대선 사전투표에서는 국민의 소중한 한표가 소투리에, 또는 박스와 비닐봉지에 담겨지고 또 타인의 손에 의해 투표함에 넣어지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국민에게 부여된 직접투표 등 참정권을 앗아가는 일이 벌여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책임지는 선거기관이다. 정치적 독립성이 생명이고 선거과정과 결과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같이 막중하고 중차대한 책무를 져야 하는 선관위가 이번 대선 사전선거에서 보여준 선거관리는 실망을 넘어 그 존재의 이유까지 의심이 든다. 더욱이 사전투표일 노정희 선거관리위원장의 행보는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확진자 사전투표일에 소쿠리와 특정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를 유권자에게 배부해 투표장에서는 논란이 벌어졌지만 선거관리위원장은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관위 측은 "선관위원장은 비상임이어서 (자리에)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아무리 비상임이라고 해도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데다 그것도 투표 당일 부실 투표로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업무태도다. 선거가 매일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무형태가 비상근이라는 것은 이해가 되나 선거운동이 개시됐고 사전투표가 실시되는데도 출근을 하지 않는다면 일은 언제하는 것인지 참 답답하다. 그런 정신 상태로 국가서열 6위의 선관위원장의 직을 맡아 대선을 총지휘했다고 하니 할말이 없다.

 이제 대통령 선거는 끝이 났다. 여야 대선 후보들은 선거운동 때 선거 구호로 `정치교체`, `정권교체`를 외쳤다. 당선자는 `교체`를 실천해야 한다. 차기 정부는 `인적쇄신`에 중점을 둬야 한다. 부실한 선거관리로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한 선거관리위원장은 물론 대법관, 각 부처 장관, 그리고 존폐 논란에 휩싸인 공수처의 책임자, 검찰총장 등 사정기관과 공직, 공공기관은 물론 정치권 주변에 둘러 싼 자기편 함량미달 인사를 모두 교체 청산을 해야 한다. 인적청산이 `내로남불`이 되어서는 안된다. 정치교체, 정권교체를 목소리 높여 `교체`를 외쳤던 만큼 차기 정부는 `내 편이 아닌 국민 편`인 인물로 새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창업과 수성이 다르듯 선거라는 전쟁에서 공을 세웠다고 해서 함부로 인선해서는 안된다.

 이번 대선은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였다는 점을 당선자는 물론 정치권은 잘 알고 있다. 뽑을 후보자가 없다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는 뜨거웠다. 나라 안팎에서 상상도 못한 일들이 발생하면서 국민은 내 삶과 나라의 운명을 가를 국가 운영자 선택에 발길을 끌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무고한 사람을 무자비하게 살상하고 자유가 위협받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자유와 자주국방의 의미를 강하게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강릉 등 동해안과 부산 등지에서 산불이 발생해 하루아침에 집과 삶의 터전을 잃고 이재민이 된 이웃을 지켜보면서 국민은 동병상련이었다. 비록 정치가 정치인이 비호감 일지라도 나의 소중한 한표로 나라를 조금이라도 바로 세우고자하는 심경으로 감염자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이번 대선은 `차악`을 선택하는 선거여서 인지 지지자들에 대한 염증도 심했다. 하루를 멀다하고 SNS에 `○○본부장` 등 임명장과 음모, 음해글을 올리는 정치 불나방을 보면서 참으로 불쾌했다. 내편 나눠먹기에 길든 지지자들은 되려 후보자에 대한 염증을 유발케 해 호감은 더욱 멀어지게 했다. 인적청산ㆍ인적교체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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