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명조식 선생이 주는 메시지
남명조식 선생이 주는 메시지
  • 영묵스님
  • 승인 2022.03.0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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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묵스님 사회복지학 박사
영묵스님 사회복지학 박사

세월을 거슬러 가다보면 우리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다르다`는 표현을 우리 주변에서 많이 쓴다.

 시대의 변화 속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처해진 사정들이, 잊혀가는 과거사는 개인사부터 주변의 환경 그리고 모든 역사적인 일부터 재조명해야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지나온 모습이 결코 생각하는 것처럼 화려한 것만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거사라는 문제로 때에 따라서는 외면하고픈 일들이 얼마나 많은 가.

 잊으려 해도 결코 잊혀지지 않는 지나온 시간들을 굳이 외면 할 이유도 없는 것이요. 그것이 개인이 되었던 역사가 되었던 엄연히 존재했던 일은 분명한 것이며 잘못된 일에 반성하고 참회하며 현재의 일에는 열심히 사는 삶에 맹주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모습도 모든 것의 행보 하나하나가 자기 만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요, 시간이 흘렀다 해도 걸어온 발자취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는 옛 선인들의 삶을 찾고 배우는 일도 전혀 나쁘지 않을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모습을 정립하는 것도 좋을듯 싶다.

 오늘날 개인주의가 이기주의로 변질되어 덕의 씨앗을 말리고 있다는 사회학자 토크빌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요즘 이기주의가 방종과 탐욕을 정당화하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이때 매우 과감한 방법으로 탐욕을 씻어내어 행복한 삶을 구가할 방법을 제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 시대가 거슬러 많은 것을 소유한 오늘날, 그래도 많은 이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시대를 초월한 지금의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은 지식을 배우고 익히면서 그리고 사물과 현상을 수용하면서 선하고 사악한 것을 분별하고 정의로운 것과 불의한 것을 식별하는 능력을 지닐 수 있도록 마음을 단련하며 청빈과 청렴을 본인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모두 실천해야 하는 덕목으로 생활의 일상이 돼야 한다고 늘 강조하신 분이다.

 청렴한 사람이 되려면 스스로 노력하여 얻는 것 외에는 어떠한 것도 받지 않겠다는 꿋꿋한 의지가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탐욕이란 더러움이 몸에 배어 성품과 행동을 어지럽힐 것이라는 자신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두고 살아오신 분이다.

 사십년 세월에 온몸에 찌든 더러운 때를 /천섬들이 넓은 연못의 맑은 물에 싹 씻어 버리려네/ 오장 속에서 만약 썩은 찌꺼기가 생겨난다면/ 곧장 배를 갈라 도려내 흐르는 물에 띄어 보내리…. -<냇물에 목욕하고서(浴川)>

 지저분할 때를 넓은 연못의 맑은 물에 씻어 깨끗이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오장 속의 흙 묻은 티끌까지 당장 배를 갈라 도려내 흐르는 물에 띄워 보내겠다는 결연한 행동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선생의 삶은 이 시의 내용과 같이 수양을 통해 불의와 부패를 극복하고 척결하는 데에 과감했다. 어려웠던 지난날의 우리 생활이 변하고 모든 것이 풍족 하게 변했다고 하나 아직은 우리의 삶에서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나라에 대한 애국심인 것이요, 부정부패로 얼룩진 관료들의 물질 만능에 대한 질타이기도 한 것이다.

 임진왜란 때 60여 명의 제자가 의병장이 되어 나라를 구함으로써 민족의 스승으로 추앙된 남명 선생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청렴하기를 바랐다. 이러한 선생의 성품을 가리켜 동시대인과 후학들은 `우뚝 선 천 길 낭떠러지인 천인 병립`과 같다고 하였으며, `서리 내린 가을에 쏟아지는 햇볕으로 초목을 숨죽이는 추상열일(秋霜烈日)`과 같다고 했고, `굽혀 아부하지 않는 사람인 고항지사(高亢之士)`라고 했다고 하니 심지어 남명 선생이 작고한 지 200여 년이 지났을 때 영조는 "지금 세상의 선비 중에 옛날 조식과 같은 인재를 얻을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람이 없음을 한스럽게 생각한다"고 하였다.

 알면 알수록 가슴이 멍해지는 남명 선생의 가르침이야말로 우리의 가슴에 두고 혼란스러운 이 시점에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한 시대를 풍미한 남명 선생의 삶 속에는 삶의 목적을 상실한 현대인에게 자신과 병든 시대를 치유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내 것도 아닌 남의 것을 마치 자기 것처럼 남발하며 큰소리치는 현실의 정치인들을 보니 더욱더 마음이 아린다. 시대를 떠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좋은 공간 속에 우리가 지녀야 할 가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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