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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철학사 개관(1)
주역 철학사 개관(1)
  • 이지산
  • 승인 2022.03.0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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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역설<志山易說> 주역 연구가 이 지산

지금까지 주역의 기본원리와 해석방법, 괘변의 방법론에 대한 필수학습사항을 설명했다. 이는 64괘의 괘사와 384효의 효사해석을 위한 선행학습으로 학역자들이 숙지해야 할 주역공부의 기초 지식이다. 이에 더해 3000년의 세월을 이어온 주역철학사를 개관함으로써 각종 점서법과 괘. 효사 해석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주역을 철학사적 관점에서 그 기원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통사적으로 개관한다는 것은 주역의 역사가 말해주듯 쉽지가 않다. 주역은 수천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점술의 영역을 뛰어넘어 공자에 의해 <역전>이라는 유가경전으로 정립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도가, 불교 도참, 무속, 풍수, 명리 등 온갖 분야에서 주역의 기본원리를 가차, 부회함으로써 수많은 이설들이 난무하고 주역 자체도 의리학파와 상수학파로 갈라져 상반된 해석으로 대립해 왔다. 물론 지금까지도 의리나 상수, 혹은 양설을 통합하여 수용하는 연구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주역철학사 저서는 <주역철학사>와 <역학철학사>가 있다. 필자는 두 주역철학서를 저본으로 삼아 시대별로 주역사의 흐름을 개관코자 한다. <주역철학사>는 현대 중국역학의 대가로서 60여 년간 역학연구에 전념한 길림대학 김경방 박사의 제자인 료명춘, 강학위, 양위현 세 역학자가 스승의 강의 내용을 공동집필한 것이다. 역의 기원에 대해 김경방은 역은 서(筮)에서 생겨나고, 서(筮)는 수(數)에서 기원했으며 괘에서 기원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괘 부호는 점서로 7, 8, 9, 6의 수를 얻은 뒤 획을 그어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며 역사유물론과 변증법적 관점을 견지했다. 이는 <역학철학사>의 관점과 정면 배치되는 역학관이다.

 <역학 철학사>는 현대 중국역학의 권위자인 북경대학 주백곤 박사가 편찬한 책이다. 그는 역학철학의 발전사는 옛 경학사의 틀을 벗어나서 그 이론의 일반법칙을 탐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고증학파가 주장한 이경해경(以經解經)론으로 역학철학의 연구에서 이론적 사변과 원류는 고증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역전> 해석을 지나치게 의심해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경방이 역경과 역전을 동일 시 했다면 주백곤은 역경, 역전, 역학을 구분하여 역학은 역경과 역전에 대한 해석학이며 역경, 역전을 통해서 그 시대 철학의 흐름을 교류한다고 했다. 이는 경전의 시대적 의미를 고증학적 방법과 실증주의적 학문으로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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