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5:02 (토)
실크로드 천산남로ㆍ천산북로 다녀와서
실크로드 천산남로ㆍ천산북로 다녀와서
  • 하성자
  • 승인 2022.02.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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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자 김해시의원
하성자 김해시의원

또 다른 중국을 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광활한 사막 가운데 묻힌 풍요로움을 캐내는 거대 무리 속 가난한 사람들의 소박한 꿈을 기억하며 이 글은 2007년 신장 위구르 자치구 여행을 다녀온 뒤 2008년에 정리한 여행기이다.

 최근 중국은 신장 위구르 사태로 인한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아니, 어쩌면 중국 정부에게는 작은 사건에 불과할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북경 올림픽 개회 며칠 전에도 신장 위구르에서 폭탄 테러가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내가 다녀오던 시기는 한ㆍ중 간 활발한 투자와 교류가 상승하던 시기였고 비교적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사는 주민들도 중국 여느 관광지와 달리 관광 상혼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사람들이었다고 기억한다. 한편으로 여행자의 눈에 보인 중국 정부의 정책은 거대 자본을 가진 한족을 투입해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발전시킨다는 명목적인 것에 치우쳐 정작 현지 주민들의 생활과 발전을 도외시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다녀온 뒤 썼던 이 여행 메모를 읽어 보니 여러 군데 그런 점을 감지해 놓은 보편적 통찰을 새삼 발견한다.

 최근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짧은 여행을 다녀온 나에게도 지배적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많은 천연자원으로 충분한 부를 누릴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 자원으로 중국의 공업화와 선진화에 큰 도움을 받고 있는 중국 정부가 정작 자원의 제공자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위한 혜택에 인색해 이 곳 주민들이 사는 형편은 30여 년 전 우리나라 상황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가 더 철저한 자치구라는 중국적 지방자치를 먼저 알아야 이런 점이 쉽게 설명되어 질 수 있다.

 첨단 중국 속에서 뒤쳐짐이 계속 누적되고 그 편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은 광활한 땅이며 16억이 사는 거대 국가이다.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서쪽 변방에서 늘 소외당하며 살아온 역사가 현재도 계속되고 있어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앞날이 심히 우려된다. 동북공정으로 길림성 자치구를 폐쇄하고자 하는 중국정부의 통합정책이 바로 우리 문제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서역이라 불렸던 지역으로 그 옛날 혜초 승이나 의상대사의 기록이 있는 의미 깊은 곳이어서 다녀온 뒤에 한 동안 그 잔상을 떨치지 못할 정도로 강한 여운에 취했던 곳이다. 실크로드의 천산남로와 천산북로를 따라 대상이 했던 여행 경로를 짧게 경험하였고 가난하고 순수한 사람들과의 열흘 정도의 접촉이 이토록 그리워지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복잡한 관계로 연결된 도시 안에서 사막에 나만 홀로 서서 모래 바람을 맞고 서 있는 것 같은 이른바 `현대인의 고독`에 물든 때문이 아닐까?

 2008년 북경 올림픽 이후 급성장해 온 중국, 2022년 동계 올림픽을 어제 끝마친 북경의 중국, 그 너머 신장 위구르 자치구, 사막의 겨울이 매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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