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GNU, 총장 권순기) 명예교수 강희근 시인의 첫 시집인 `연기演技 및 일기日記`가 51년 만에 재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시집은 강희근 시인이 20대 때인 1960년대 말에 집중적으로 창작한 시편들인데 1971년 출판사 현대시학에서 출간했다.
재출간 시집의 표제에 `60년대 전위시집`이라고 매겨놓은 것이 주목되고, 또한 51년 만에 쓰는 `자작시 해설/ 무목적시와 순서정`을 책 말미에 상세히 실어놓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시집에는 강희근 시인이 대학 재학 중에 써서 빛을 본 1965년의 신춘문예 당선 시와 1966년의 제5회 공보부 신인예술상 수상작이 실려 있어 저자 연구의 가장 기반이 되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희근 시인은 "나는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어느 시점부터 기회가 오면 세상을 놀라게 할 시를 한 번 내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1966년 4월 30일경 동아일보에 실린 공보부 신인예술상 작품공모를 본 것이 그 다짐을 실현하는 순간이었고 즉석에서 쓴 작품이 시집 표제로 올린 시였다"라고 밝혔다.
당선작이 나오자 신문사마다 다투어 기사를 내었는데 당선작 제목을 `연기 및 일기`라고 해야 할 것을 `연기와 일기`로 보도해 혼란이 있기도 했다. 당시 시를 쓰는 신진들의 제목에서부터 패러디한 작품이 나왔고 일부 시인은 "이제 우리는 짐을 싸야겠다"라고 말하는 등 화제를 뿌렸다.
강희근 시인은 "그때 그 시절의 자작시에 이름을 붙이고 아주 느긋이 설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라고 말하고 "이로써 20대의 청춘시를 음험한 창고에다 처박아 놓았던 직무 유기를 거두어들일 수 있게 된 것 또한 뿌듯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