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16:12 (화)
고전에서 찾는 교훈 ①
고전에서 찾는 교훈 ①
  • 영묵스님
  • 승인 2022.02.15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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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묵스님 사회복지학 박사
영묵스님 사회복지학 박사

문득 강태공이야기가 생각났다. 세월을 기다린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그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세월이 하 수상하고 어지러우니 그런가? 혼자서 책을 뒤적이며 구시렁거리기도 하고 현실에 비춰 배워야 할 점이 있나 싶어 이리저리 책을 뒤적여 본다.

 강태공(姜太公) 하면 세월을 낚는 낚시꾼으로 유유자적한 시대의 풍류꾼으로 떠오르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세상의 시름을 한순간에 잊고 한순간에 알아줄 때를 기다리며 세월을 보낸 인물이다. 기원전 12세기 중국 주왕조의 문왕을 낚시터에서 서로 만남을 갖고 세상을 도모하게 된다. 낚싯바늘이 없는 낚싯대로 낚시질을 한 유명한 일화가 있으며 책에서는 그때 나이가 70세였다고 하니 시대적으로 상당히 고령이었던 인물이었다. 육십 평생을 그는 집에 박혀 독서삼매에 빠져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았고 궁핍한 나날 속에 모든 집안일은 부인은 마씨가 이끌었다.

 어느 날 부인은 마당에 곡식을 널어놓고 외출을 하면서 태공에게 이렇게 일렀다. "비가 올 듯하니, 비가 내리면 곡식을 거두어 창고에 넣어 달라"고. 비가 내렸다. 곡식은 그대로 젖고 있었다. 귀가한 부인은 참을 수가 없었다. 굶기를 부잣집 밥 먹듯이 하는 시집 생활, 모아 놓은 재산도 한 푼 없고, 돈벌이할 생각이 전혀 없는 그를 믿고 따른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인생이었겠는가? 부인은 친정으로 가버렸다. 끼니도 잇지 못한 가난을 참을 수가 없어서였다. 마씨 부인은 100년 서생을 믿고 따르기에는 힘겨웠다. 젊은 날 태공은 집안일은 거들지 않고, 천하를 경영할 야망으로 학문에만 열중했다. 이 시대의 잣대로 보면, 가정도 돌보지 못한 인물이 대망을 품는다는 게 언뜻 이해가 되질 않는 말이다.

 낚시터 위수에서의 주 문왕과의 대화가 흥미롭다. 사기 주본기 내용이다. "어떻게 해야 사람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지요", "천하는 군주 한 사람만의 천하가 아니며, 만백성의 천하입니다. (天下非一人之天下乃天下之天下也) 천하의 이로움을 백성들과 함께 나누면 군주는 천하를 얻고, 이와 반대로 군주 혼자 이익을 차지하려 하면 반드시 천하를 잃을 겁니다. 백성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더불어 즐거움을 가까이하며 백성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싫어하는 것을 안 하는 것이 바로 정의입니다. 백성들은 바로 정의를 따릅니다. 사람이란 모두 죽기를 싫어하고 살기를 좋아하며 덕을 좋아하고 이익을 따릅니다. 하여 백성들에게 진정한 삶과 진정한 이익을 돌려주는 그것이야말로 천하를 얻는 방법일 것입니다."

 문왕은 강태공의 정치 철학 등을 경청하고 자신이 찾던 군사임을 직감했다. 그를 스승의 예로 맞이했다고 한다. 주왕은 꿈에서라도 바라던 인물이 비로소 나타났다 해 태공망이라고 불렀다. 그 당시 중국은 은나라가 지배하고 있었고 은나라의 폭정, 내부 부패, 간신들의 득세로 극도의 혼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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