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피었다고
까치가 톡톡 향기를 전하네요
먼 산 눈 아직 녹지도 않았는데
바람도 손발이 시리다고 창틀에서 투덜대는데
휑하니 가게들이 문을 닫은 거리에서
햇살도 힘없어 그늘만 드리우니
서둘러 봄을 펼쳐 보겠다고
그 여린 것이
힘내라고 응원이라도 하량으로
백리 밖까지 향기를 전했을까요
닫혀진 가게들이 코를 벌름거리고
야위기만 했던 햇살도 살이 오르면
그늘은 검은 치맛자락 움켜지고 물러가겠지요
추위에 떨던 저 노파의 지팡이도
기지개를 켜며 일어서면
쨍그랑
산 너머 호수에서 얼음 녹는 소리 들리겠지요
거리엔 문을 닫은 상점들, 서늘한 바람만 불더군요.
삶에 그늘진 이들의 가슴에도 매화가 봄소식을 전하듯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올봄에는 모두의 가슴에 봄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 시인ㆍ시낭송가
- 문학평론가
- 경성대 시창작아카데미 교수
- 교육청연수원 강사
- 전 평화방송목요시 담당
- 한국문협중앙위원
- 시집 `천리향` `애인이 생겼다` 외 다수ㆍ동인지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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