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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마을공동체활성화 지원조례 보완해야
경남도 마을공동체활성화 지원조례 보완해야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2.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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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식 사회부 기자
황원식 사회부 기자

지은 지 25년된 마산 신추산아파트. 노년층과 중년층 교류가 없어 데면데면하고,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비롯해 주민들이 같이 어울릴 공간이 부족해 삭막했던 마산의 한 오래된 아파트에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해 아파트상가 옥상에서 주민들을 위한 지난해 음악회가 열린 것.

 이날 음악회에는 주민들이 평소에 잘 접하지 못했던 국악과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재능기부 공연으로 주민들간 화합을 이끌었다. 음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눈물을 보이면서 "몇 십 년을 이 동네에 살았어도 이런 행사에 초대받아본 적도 없고 경험해본적도 없다"고 감동하기도 했다.

 음악회를 기획한 사람은 잡(job)다한연구소 이은경 소장이었다. 사회적경제기업에 몸담아 왔던 그는 이 모든 과정을 창원시 예산 지원 없이 그의 네트워크로만 이뤄내 눈길을 끈다.

 신추산아파트에 딸린 낙후된 추산상가(4층)는 5년 이상 빈 건물로 남아 있었다. 창원시는 활용방안을 고심하다 지난 2019년 도시재생선도사업의 일환으로 이곳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국비 포함 10억을 들여 리모델링을 같은해 7월 마쳤다. 하지만 각 층별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에 임대할 계획을 끝냈지만 교통불편 등 입지상 문제로 운영주체가 확보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김경영 도의원이 추산상가를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같은 해 4월부터 이은경 소장이 자원해서 주민공동체 형성을 위한 마을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았다. 그는 상가 3층에 자리 잡아 청년기획자들과 함께 주민들을 위한 주민공간활성화 사업 공모 등을 따내면서 주민들을 모이게 했다. 당시 아파트 한 주민은 "이 소장님이 이 공간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쌀과 반찬을 제공하는 등 홍보활동을 많이 했다"며 "마을아카이브 만들기 등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이 이 공간에 흥미를 갖게 하고, 어떤 곳인지 이해하게 만들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현재 추산상가 3층은 주민 공유공간뿐만 아니라 창원시민, 관광객들까지 와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있다. 4층에는 그림책 도서관이 들어올 예정이다. 특히 3층 주방에는 주민들 자발적으로 음료를 먹고 설거지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이밖에도 이 소장이 자체 기획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창원시는 앞으로도 이 공간을 프로그램 공모 등을 통해 주민들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진행된 주민공동체활성화 사업들이 효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은 예산과 기간이 정해진 공모사업으로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었지만 사업 종료 후 실질적인 운영주체가 없어 장기적인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창원시가 주민 프로그램 개발에 특화된 전문단체에 위탁을 주고 예산을 지원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이 스스로 공간을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량을 키우기까지 적어도 몇 년간은 전문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경영 도의원은 지난 2020년 제정된 경남도 마을공동체활성화지원조례(옥은숙 의원 대표발의)를 근거로 시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은경 소장도 추산상가처럼 죽은 공간이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듯이, 시에서도 예산을 들여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계속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러한 현장 요구에 추후 조례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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