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7:41 (금)
2022년을 맞이하는 자세
2022년을 맞이하는 자세
  • 김기원
  • 승인 2022.02.08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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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김기원 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

육십갑자 서른 여덟째 신축년(辛丑年) 해 지구촌은 너나 할 것 없이 슬픔으로 가득 찬 한 해였다. `서기 2021년.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연호를 생각만 해도 고통의 한 해라고 읽을 것이다. 고난의 삶, 아쉬움의 해. 원자탄의 불바다가 된 자리에 어느새 생명들이 다시 모여 강물을 이루고 그림자를 몰고 왔다. 사라졌나 하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어둠. 그 사이를 밝혀줄 임인년 새해가 생동했다. 우마차 바퀴처럼 이렇게 굴리는 하루가 모여 24개 절기란 세월을 짓는 새해의 태양이 밝게 빛나는 오늘이 있다. 무엇인가 새로운 희망을 지녀야 하고, 차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이 어렵고 괴로운 삶에서 벗어날 묘안을 찾아야 했다. 인류의 재앙, 코로나19. 전염병 준법 수칙이란 쇠사슬로부터 벗어날 기회를 찾아야겠다는 희망은 모두의 바람이다. 지난 2년 넘게, 우리는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공포와 위험에 시달리면서 살아왔던가. 새해 첫 번째 소망은 바로 그런 공포와 위험에서 벗어지는 날을 맞아야 한다.

 죽음이란 두려움보다 죽음을 위한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벌벌 떨면서 살아가는 삶이 이제는 지겹다. 곧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온다. 제발 빨리 대통령 선거란 야단법석에서 벗어나고 싶다. TV를 틀거나 신문을 펼치면 말도 되지 않는 문제들을 가지고 상대방을 헐뜯고 욕하는 일로 우리의 눈과 귀를 괴롭히는 선거판의 난잡함에서 벗어나고 싶다. 정책으로 대결하거나 자유ㆍ인권ㆍ평화 등 국민과 국가에 대한 명제들로 다투는 선거라면 환영의 박수를 보낼 것인데. 우리가 외면하고 불편하게 여길 이유가 없지만, 말도 안 되고 비상식적인 문제로 서로를 헐뜯고 모함하는 싸움은 더 이상 보기가 너무 괴롭다. 우리 국민들의 고민은 진정한 지도자, 나라다운 나라의 대통령을 선출하 는 것이 모두의 소원일 것이다. 우리 주변 정세의 불안이 또 다른 문제로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한다. 우리나라를 바른 길로 인도할 지도자다운 인물을 선출하는 문제에는 그 누구도 외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새해 우리가 소망하는 바는 초심을 잊지 않고, 깨끗한 세상을 제대로 구현해내는 일에 한 치의 착오가 없기를 희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눈덩이같이 불어나는 나랏빚, "옛말에 밤낮없이 늘어나는 것은 빚이고 콩나물은 물을 줘야 자란다"는 격언 자체가 예사로운 경험담이 아니다. 어려운 형편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 소상인들은 월세마저 감당 못해 그만 두지도 못하고 이사도 할 수 없어진 2년 동안 빚더미로 고생만했는데 희망보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는 아픔을 말로서는 아마 표현하지 못하는 심정일 것이다.

 필자의 사무실 1층에 결혼 재료를 파는 웨딩 점포가 있다. 사람보다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으니 주인도 울상이다. 집세를 받아 생계를 꾸리는 집주인도 울상이다. 필자가 있는 3층의 작은 방은 주인의 후원으로 `참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올린다. 주인의 넓은 아량을 작게나마 나의 위안으로 삼고자 한다.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일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들이 공정과 청렴을 함께 실천하는 세상이 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부정과 비리가 끊임없이 판을 치고, 불공정이 만연한 세상에서 공렴(公廉) 정신이 세상을 지배하는 때가 올 것인가? 살아가면서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정의가 앞장서 길을 내고, 먼 하늘을 돌아 힘차게 비상하는 새들이 찾아가는 그곳엔 소중한 우리의 꿈들이 펼쳐져 있으나 아직 못 이룬 꿈들이 많이 남아 있어 잠들지 못했으나 빈손으로 얼굴을 만지고 더없어 사색하고 희망을 바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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