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극복은 파크골프로
치매 극복은 파크골프로
  • 김병기
  • 승인 2022.01.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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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김병기

100세까지 사는 것도 중요
건강하게 사는 게 제일
86㎝ 막대기로 치매 날려

저 차량이 분명 내 차량인데, 파쇄기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데. 폐차장 사장은 내 차량이 아니라 한다. 분명 차량번호가 맞는데. 주차해 놓은 차량을 찾기 위해 골목 구석구석을 다 뒤지고 다녔다. 보이지 않는다. 같이 온 아내도 보이지 않는다. 친구의 통화 너머로 아내 목소리가 들린다. 아내에게 고함친다. 아무런 반응 없음에 절망하면서 가슴을 친다. 나 여기 있는데 왜 찾지를 않느냐 절규한다. 막내 동생이 다가왔기에 같이 차량을 찾자 제안한다.

 막냇동생은 말없이 팔을 잡아당긴다. 차량을 같이 찾자는 고함에 빤히 쳐다보는 막냇 동생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 골이 깊다. 형님이 다가와 고개를 흔든다. 치매다. 아내가 왔다. 왜 빨리 오지 않았느냐, 어디에 있었느냐 물음에도 무표정이다. 그럴 바에는 그냥 가라고 손짓을 한다. 돌아서 가는 아내의 뒷모습이 낯설다. 고함을 쳐도 하소연을 해도 듣지 않음에 혼란스럽다. 이리 살 바에는 죽는 것이 났기에 주위를 둘러보니 꽁꽁 묶인 내 몸뚱이에 놀라 허우적대다 눈을 뜨니 개꿈이다.

 쌀쌀한 날에 이리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 줄지어 늘어선 차량에 놀랐고 울긋불긋 차려입고 하나같이 막대 든 모습에 더 놀랐다. 김해시 한림면 솔뫼 파크골프장, 낙동강을 따라 그 옛날 배추와 무 농사로 비지땀을 흘린 곳에 막대기 들고 공을 치며 다니면서 다들 구슬땀을 흘린다. 이름도 수로왕 코스에다 허황후 코스로 잘도 붙였다. 코로나로 지친 일상을 달래고 화합을 다지기 위해 개최한 제1회 내외동 주민자치위원장배 파크골프 대회가 열렸다.

 100세까지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논리에 발맞추어 누군 해반천을 걷고, 누군 일요일이면 신어산과 분성산을 찾는다. 파크골프는 나이 든 사람들이나 하는 운동으로 건강관리에 별 효과 없다는 세무사 친구의 말에 오늘은 동의하지 못했다. 나이 들어감에 부부 끼리 얼마나 보기 좋은데. 형형색색 차려입은 이들 모두 부부였음에 안도하면서 치매로 꽁꽁 묶인 내 몸뚱이를 86㎝ 막대기로 내리친다.

 잦은 낙동강 홍수로 이곳을 살던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그 옛날 해양강으로 불린 낙동강 본류가 흐르던 곳에 만들어진 솔뫼 파크골프장 이곳저곳을 거닐다 귀기우리면, 그 옛날 이쪽은 가야의 병사들이 저쪽은 신라의 군졸들이 영문도 모르고 서로 창칼을 들이댄 함성이 들린다. 겨울 해는 짧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들어선 마을마다 저녁밥 짓는 아궁이 연기 피어오르는데 배고픈 강아지 꼬리를 친다. 치매야 물러 가거라. 파크골프가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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