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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리사법 호체론
역리사법 호체론
  • 이지산
  • 승인 2022.01.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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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역설<志山易說>

 호체(互體)는 소성괘를 중첩시킨 대성괘 상괘와 하괘 중 초효와 상효를 제외한 2~4효를 취해 새로운 괘를 형성한 것으로 대성괘의 중간에서 상을 취해 새로운 괘를 만드는 것이다. 괘의 중간에서 효를 취한다고 해서 중효(中效)라 부르기도 한다. 호체설의 근거는 문헌상 <춘추좌씨전>의 고점서례에 있으며 호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경방이다. 그 후 한대에 자주 사용되었지만 호체를 즐겨 사용한 사람은 정현이었다. 호체설에 대해 찬성론자와 반대론자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주자의 호체불가폐론(互體不可廢論)에 의해 계속 사용하게 되었다. 그의 주장 근거는 <춘추좌씨전>에 호체를 사용한 용례가 있기 때문에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주역사전>에서 호체설은 주자의 설이라며 모든 괘에서 호체 해석을 빈번히 활용했다. 그는 호체를 취하면 취상(取象)의 범위가 확대되어 괘 해석이 편리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역의 변화는 무궁무진하고 자유자재하다는 대원칙에 따라 그 취상법도 다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산은 상호(上互)와 하호(下互)를 취하는 단순한 방식 외에 대호(大互), 겸호(兼互), 도호(倒互), 복호(伏互), 반합, 양호(兩互) 등 다양한 방식의 호체법을 구사했다. (방인. 주역사전)대호는 호체의 큰 형태로 오직 감(坎)과 리(離)의 경우만 적용된다. 6획 괘의 경우 일부 또는 전부를 합쳐서 대감(大坎) 혹은 대리(大離)의 형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예로 중풍손괘의 경우 1, 2, 3, 4위를 합치면 대감이 된다. 겸호는 삼재를 겸하여 둘씩 묶은 것으로 중괘(重卦)를 겸획하면 건은 대건이고, 곤은 대곤이 된다. 도호는 거꾸로 뒤집어 취하는 호체법으로 64괘 중 뒤집어도 변하지 않는 건, 곤, 감, 리, 대과, 중부, 이, 소과괘가 있다. 복호는 괘의 1, 3, 5위는 기수(홀수)이기 때문에 양을 배치하고, 2, 4, 6위는 우수(짝수)이기 때문에 음을 배치하면 하괘에 리(離)가 생기고, 상괘에 감(坎)이 생긴다. 반합은 반씩 합치는 호체법으로 역사(易詞)에서 혼배(婚配)의 상을 취할 때 상괘와 하괘 중 한 괘는 정괘(正卦)를 취하며 나머지 한 괘는 도괘를 취하는 방식이다. 양호는 다산의 호체법 중 가장 독특한데 `양호작괘법`으로 효변을 취해 만들어진 지괘는 무시한다. 예를 들면 산풍고 구삼은 고지몽이 되지만 몽괘의 괘상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 대신 양호괘를 만들어 추이와 효변을 살핀다. 호체에 대한 다산의 다양한 해석법은 매우 독특하고 복잡하므로 발분의 천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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