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여행 ①
졸업 여행 ①
  • 이도경
  • 승인 2022.01.23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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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 보험법인 대표
이도경 보험법인 대표

떠난다는 것 자체가 그저 좋아
설렘이 옛날 소녀 감성 불러
사람 눈치 보지 않아 멋 더해
새로운 사람과 보내는 덤까지

여행! 이 단어만 들어도 행복하다. 한마디 덧붙여 `졸업 여행`이라고 하면 신선한 설렘까지 준다. 세월이 이만큼 지나와도 그 단어에 이다지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는 건, 추억 창고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의 일정은, 수료식을 마친 후 졸업 여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한 변수가 수료식을 연기시켜 여행을 먼저 진행하게 됐다.

 기다리던 행복만큼 떠나는 설렘이 학창 시절의 소녀 감성으로 돌아갔다. 떠나는 날 남편도 마누라 없는 3일이 좋았을까. 공항에 태워준다고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설친다. 말은 그랬다. "당신 없으면 나 혼자 우짜노"라는 말에 나에게 핀잔을 듣는다. "밥솥 스위치만 누르면 밥 될 거고, 곰국 해놓았으니 김치랑 해서 먹으면 되고, 이제 누가 이 세상 먼저 떠날지 모르는데 연습해야지" 했다. 집을 떠나는 나는 홀가분한 마음이 깃털처럼 가볍다.

 누구랑 가느냐는 그다음이고, 떠난다는 것이 그저 좋았다. 원우들 간에 친분이 쌓여 있지 않아 첫날은 다소 서먹함이 있었으나, 2박 3일간의 일정 속에 우리는 형제자매처럼 친해졌다. 일상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주는 `덤`이라는 여행의 보너스가 아닐까.

 우여곡절 끝에 떠나온 여행이라서 일까, 사뭇 기대도 달랐다. 여행을 몇 번 다녀오긴 했으나 이번같이 행복하기는 처음이었다. 직장에서 가는 단체여행은 여행을 마치는 시간까지 직원 챙기기에 긴장을 놓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내 한 몸 챙기는 여행이 주는 편안함도 한몫했을 것이다. 늘 누군가와 같이 쓰는 호텔 방이었다면, 혼자 쓰는 방도 너무 편안하다. 흐트러져도 신경 쓸 거 없고, 자다가 일어나 불을 켜고 책을 보아도 옆에 잠자는 사람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여행은 바로 이 멋이다.

 나는 왜 이다지도 혼자가 좋을까. 늘 주변을 거두어야 했던 환경 탓일까. 집에서는 시할머니를 비롯해 시부모님과 함께 생활해온 환경, 직장에서는 직원을, 고객은 고객대로, 긴장이 연속된 삶의 결과 일까. 참으로 혼자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때가 많다. 더불어 사는 삶이지만 또 그로 인해 얻어지는 것도 많겠지만, 혼자의 평온함은 가슴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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