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8:45 (토)
"직원과 기쁜 공유 때 행복… 친환경 전기회사로 커 가야죠"
"직원과 기쁜 공유 때 행복… 친환경 전기회사로 커 가야죠"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1.19 2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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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창원 (주)원탑전기 문성재 대표
문성재 (주)원탑전기 대표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문성재 대표는 직원 복지를 최우선하는 착한 경영으로 그의 회사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끌고 있다.
문성재 (주)원탑전기 대표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문성재 대표는 직원 복지를 최우선하는 착한 경영으로 그의 회사를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끌고 있다.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 취득, 전기설계ㆍ분전ㆍ배전반 제조업체
태양광 설계ㆍ감리기술 전국 수요, 코로나 시기 매출 증대 건실기업
직원복지 최우선하는 ESG 경영, 개인적 어려움도 공유하고 도와

 과감하게 사업을 확대하며 성장해온 회사이기에 진취적 목표를 두고 가속페달을 밟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선장은 선원들과 배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며 안전하고 쾌적한 여정에서 자연스레 닿는 곳을 목적지로 삼았다.

 창원 성주동 산업단지 내 (주)원탑전기 사무실에서 문성재 대표와 만나기로 한 날, 첫 만남부터 실수가 있었다. 시간 착오로 30분 정도 늦은 것. 초면에 큰 실례인지라, 조급해진 마음으로 문성재 대표에게 전화했다. 수화기 너머 들려온 "괜찮으니, 천천히 오시라"는 말과 함께 그의 목소리 자체에 편안함이 느껴져 안심이 됐다. 회사에 도착하니 역시 그의 인상은 포근했고, 행동에는 배려가 배어 있었다.

 문 대표는 전기설비 방면에서 전문가이다. 그가 가진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증이 있어야 전기설계 회사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자격증은 합격률이 1~2%일 정도로 경쟁이 심하고,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권위 있는 자격증으로 통한다.

 (주)원탑전기는 그가 지난 2011년 설립한 `에이스이엔지`에서 하던 전기ㆍ통신ㆍ소방 설계, 전기ㆍ통신 감리, 태양광 설계 및 감리 기존 작업을 그대로 하면서도 배전반ㆍ분전반 제작, 전기공사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해 지난 2019년 따로 만든 회사이다. 배전반ㆍ분전반은 한전에서 오는 고압의 전기를 아파트 등 건축물 내부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배전반ㆍ분전반 제작까지 영역을 확대해 회사를 새로 만든 것은 전기설계 쪽 일을 해오면서 기존의 제작 업체들보다 제조 기술력이 더 좋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확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원탑전기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창원의 산업 전반이 힘들었던 시기에도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 2020년 매출이 8억에서 2021년에는 11억을 기록한 건실한 기업이다. 주로 경남지역 지자체ㆍ교육청 등 관공서와 계약해 일을 하고 있다. 향후 회사가 더 커지면 지역 대기업들과도 계약을 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회사 꿈꿔

 이와 같은 성과에도 문 대표는 회사의 매출 증대에 대한 계획보다는 직원복지를 더 우선시했다. 경영에 대한 철학을 질문하자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출 증대를 위해 무리하지 않습니다. 회사가 조금씩 커가더라도 직원들에게 복지를 해줄 때 가장 뿌듯합니다. 물론 대기업처럼 해줄 수는 없지만, 직원들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요구사항이 있으면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2030세대 직원들과 대화를 자주 한다는 문 대표는 부담을 주지 않는 대표가 되고 싶어 했다. 그래서일까. 직원들 이직률도 적다. 요즈음 기업의 화두인 `ESG 경영`이 이런 경우에 쓰이는 말이 아닐까. 회사의 진정한 성장의 요인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직원들이 저를 볼 때 편하게 대해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회사 출근할 때도 그런 직원들을 보면 재미가 있고 기분이 좋죠."

창원 성주동 산업단지 내 (주)원탑전기 공장 외부.
창원 성주동 산업단지 내 (주)원탑전기 공장 외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관심 가져야 할 때"

 문성재 대표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에도 관심이 많다. (주)원탑전기는 태양광 설계ㆍ감리 분야로 특화된 기업이기도 하다. 원탑전기의 태양광 기술은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수요가 있다. 현재 전체 기업 매출의 20~30%가 태양광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지 않으면 탄소세 때문에 수출을 많이 못 합니다. 창원에 있는 유럽 기업들도 공장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어요. 신재생에너지가 필요함에도 아직 거부반응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설치비도 많이 들죠. 그래서 국가가 나서서 신재생에너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돈이 많이 든다고 미루면 다음에 이 산업이 성장할 수가 없습니다. "

 현재 태양광 쪽은 전자파나 눈부심 등의 이유로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다. 문 대표는 "우리 집 바로 옆을 지나는 전봇대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태양광 시설보다 훨씬 많다"며 "실제로 전자파나 눈부심 단점은 미미한 부분이고 태양광 시설의 더 많은 설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아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땅이 많이 없는 한계도 있기 때문에 그는 다른 신재생에너지에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앞으로 창원이 수소 메카 도시인만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에도 투자할 계획이 있다.

야근 안 시키려 직원 더 뽑아 스트레스 줄여

 문 대표는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증을 따고 전기설계사무소에서 2년, 태양광 전문업체에서 2년 동안 일했다. 그 시간 동안 경험하고 배운 것을 그의 사업에 녹여냈다고 할 수 있다. 그에게 전기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는 특별한 의미를 말하지 않았다. 다만 일에 있어 솔직하고 긍정적인 자세가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대학에서 전자공학과에 지원하려고 했지만 그저 성적에 맞춰서 전기공학과를 갔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전기 쪽을 전공한 것이 저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전기는 일상에서 많이 쓰이고,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직업 구하기도 좋고, 사업화에도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전기설계 쪽 일은 솔직히 재미있거나 흥미로운 일은 아닙니다. 도면을 많이 봐야 하는 일이라 신경이 쓰이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도면을 바탕으로 공사비를 계산하고, 그것으로 입찰해서 공사를 합니다. 그만큼 실수를 하면 몇천에서 몇억까지 돈의 차이가 나죠. "

 이런 환경에서 문 대표는 일의 효율성보다 직원들에게 야근을 시키지 않으려고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어쩌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요하고 민감한 일에 더 집중력을 기해 실수를 줄이고, 안정적인 운영으로 거래처와 신뢰를 쌓아간 것인지도 모른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나이 어린 직원들에게 신뢰를 갖고, 개인적인 어려움에도 손을 내밀어준 것이었다. 말 못 할 경제적 고민까지도 들어주고, 실제 금전적으로 도와주기도 했다. 집이 없던 직원에게는 자신 소유의 아파트를 그냥 내어주며 "살고 싶을 때까지 살아라"고 말하는 통 큰 사장님이기도 했다.

 "저에게는 별것이 아닌 일도 젊은 직원에게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는 직원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연봉도 올라가고, 선순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을 다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열심히 하고, 신뢰가 가는 사람의 어려운 형편은 도와주고 싶습니다."

 도움을 주면 그만큼 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문 대표는 보답을 강조하지 않았다. 그는 "잘 돼서 또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할 수 없고, 저한테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혹시 이런 문 대표의 행동이 과거 남에게 도움받은 일이 계기가 된 것일까 궁금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힘들었던 시기 주위로부터 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주)원탑전기가 제작한 배전반 사진.
(주)원탑전기가 제작한 배전반 사진.

과감한 도전으로 창업해 집안 일으켜

 뒤돌아보면 문 대표 인생의 많은 부분이 절실했다. 그가 대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간암으로 아프기 시작해 2년 후 돌아가시기 전까지 병원비로 고향 사천에 있는 집까지 팔아야 할 정도로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다. 결국 같이 살던 어머니와 할머니는 난방도 안 되는 폐가에 들어가 살아야 했다.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공부에 매진해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다.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증을 따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하루 10시간씩 최소 2~3년의 공부 기간이 걸린다는 자격증을 회사를 다니면서 3년 만에 땄다. 자격증을 딴 후 취직해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았음에도 근본적으로는 집안의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그 당시는 사업을 하더라도 굶어 죽지는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은 있었어요. 실패를 하더라도 기술사 자격증이 있어서 언제든지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죠. 또한 우리 사업은 용역사업이라 공장이나 기계를 사는 등 투자할 것이 많이 없었기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도 고생을 많이 했다. 처음 1년 동안은 돈이 없어 카드대출로 나갈 돈을 메우고, 말일에 입금되는 돈으로 카드값을 갚았다. 10%가 넘는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기에, 주위에 도움도 요청했지만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심적으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시기였을 것이다. 문 대표가 이런 시기를 겪으며 도움이 필요한 이의 심정을 알기에 젊은 직원들에게도 선뜻 손길을 내민 것은 아닐까.

 일 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회사가 저력을 보이면서 대출을 받지 않고도 흑자 운영이 되기 시작했다. 이후 회사는 매출이 계속해서 올라가 현재 그가 설립한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하면 30여억 원에 이른다. 전체 직원도 20여 명으로 늘었다. 성주동에 있는 부지를 매입해 큰 규모의 공장과 사무동도 마련했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성장한 것을 보지 못하고 추운 집에서 지내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워했다. 감정을 추스르며 할머니의 그 집에서 마지막 장면을 회상하기도 했다. 어머니에 대해서는 "아파트로 모셨고, 제가 알아서 다 해드리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3층에 있던 사무실에서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를 공장 문밖까지 배웅하며 회사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모습에서 위화감 없이 사람을 대하는 그의 인품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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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완 2022-01-20 16:38:49
붙여진 사진도 기사내용도 멋지네요 문대표님
자랑스러운 우리 기업으로 건승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