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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리사법 효변설
역리사법 효변설
  • 이지산
  • 승인 2022.01.1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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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변설(爻變說)은 추이(推移)와 함께 괘의 변화하는 방식에 관한 핵심적인 규칙이다. 추이가 `어떤 괘로부터 어떤 괘로 변한다(某卦自某卦來)`의 형식을 취하는 반면, 효변은 `어떤 괘가 어떤 괘로 변한다(某卦之某卦)`의 형식을 취한다. 추이와 효변의 차이는 추이가 괘획의 공간적 이동이라면, 효변은 괘획이 음에서 양으로 또는 양에서 음으로 변하는 것이다. 64괘의 괘사(단사)와 대상전의 해석은 추이에 따르는 반면, 384효의 효사는 추이와 효변이 서로 결합되어야만 정확한 효사해석이 가능하다.

 효변은 다산의 역리사법 중 가장 독창적이며 혁신적인 효 해석법이다. 추이는 역학사에서 괘변설이라는 형태로 전승되어 왔으나 효변의 경우 그 유래를 거의 찾을 수 없다. 다산은 <주역사전>의 사전소인(四箋小引)에서 효변도 다른 방법과 같이 주자의 해석방법이라고 했지만 실제<주자본의>에서는 그 근거를 찾기 힘들다. 효변설은 매우 희귀한 해석방법일 뿐 아니라 혁명적인 발상의 괘 해석법이다. 기존의 해석방법을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다산의 효변설에 대한 학리적 정당성이 인정된다면 종래의 전통적인 해석방법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할 것이다(왕인. 주역사법).

 다산이 강진에 유배되어 7년이 지난 1808년, 친구인 윤영후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여윤외심서)에서 주역을 연구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효변을 발명하게 된 계기가 바로 예(禮)에 대한 연구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그때 다산은 <춘추좌씨전>에 실린 관점서례19장과 <국어>에 실린 관점서례3장 등 22장에 대한 연구 끝에 <춘추관점보주>를 펴냈다. 즉 은말 주초 250년에 걸쳐 있었던 고대 관점서례의 연구에 천착해 새로운 주역해석법을 창안하게 된 것이다.

 다산은 공자<십익> 설괘전의 해석근거를 찾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역연구에 몰두했다. 눈으로 보는 것, 손으로 만지는 것, 입으로 읊는 것,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 붓으로 쓰는 것 등 어느 하나 주역이 아닌 것이 없다고 할 만큼 주역에 천착했다. 그 결과 1804년 갑자년 동짓날 무렵 효변의 이치를 활연관통(豁然貫通)할 수 있었다. 다산은 자신이 창안한 효변설은 그동안 아무도 근접할 수 없었던, 마치 건장궁(당나라 장안성)의 천문만호(天門萬戶)를 여는 열쇠(금약시)를 얻은 것으로 비유하면서 벅찬 감회를 억누를 수 없었다고 `여윤외심서`에서 술회하고 있다. 효변은 일반 통행본 주역해설서에는 배합괘란 명칭으로 역 해석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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