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불교의 계승자들
가야불교의 계승자들
  • 도명 스님
  • 승인 2022.01.1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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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명 스님 산 사 정 담

누군가가 `역사는 진화한다`라고 말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 않은 것을 오히려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역사는 인간이라는 주체자와 환경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지 단순한 시간의 흐름에 의해 발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처럼 가야불교의 역사도 주체자인 장유화상, 수로왕, 허왕후 이외에도 그것을 기록한 고려의 일연스님과 조선의 신재 주세붕, 증원 스님 그리고 근세의 용성스님의 역할이 있었다. 그리고 백용성 스님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가야불교를 다시 수면 위로 올린 이가 1970년대 아동문학가이며 향토사학자로 활동하였던 이종기 선생이었다. 이후 은하사 회주 대성스님, 조은금강병원 허명철 이사장과 김종간 전 김해시장, 전 김해불교 신도회 회장이었던 고 배석현 선생 등이 향토사를 통해 가야불교를 연구하였다.

우리는 흔히 정품(正品)이나 정사(正史) 등 정격에 대한 신뢰의 반대급부로 야사(野史)라든지 향토 사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먼저 불신부터 하는 선입견들이 다분하다. 이미 `객관`, `보편`이라는 명제를 내세워 인정받은 강단 사학에 대해선 오류가 없는 절대적인 것으로 여기는 반면 지역에서 전해져 오거나 민간이 발굴한 역사에 대해선 터부시하는 경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실 가야불교라는 분야만을 놓고 보면 정격이라는 강단의 사학계보다 오히려 재야의 향토사학계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강단사학계에선 선조들이 남긴 기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증사학의 프레임에 빠져 그 기록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를 망설였고 버젓이 눈앞에 있는 물증도 믿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역사 해석의 정석은 먼저 문헌 기록에 대한 검토 후 유물의 출토 여부를 통하여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가야불교에 있어서는 삼국유사가 1200년대의 기록이니 신뢰하기 어렵고 파사석탑도 원형이 아니라 인정하기 어렵다고들 한다.
그래서 확실한 기록과 유물이 나오면 인정하겠다는 의례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런 반면 향토사학계에서는 문헌은 물론 민담, 설화에도 관심을 기울이면서 적극적인 연구와 해석을 통해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제부터는 `주류다`, `비주류다`, `강단 사학이다`, `향토 사학이다`라는 프레임을 넘어서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은 협업을 통해 보완해 나간다면 향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대성 큰스님과 지역의 원로 스님들

대성 큰스님은 1970년대 초 김해 은하사 주지로 부임해 온 이래 오늘날까지 가야불교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은하사가 가야불교 연기사찰이라 그런지 몰라도 가끔 찾아뵐 때마다 가야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않을 때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나 지금이나 은하사는 장유화상이 창건했다는 가야불교 연기사찰 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스님의 주장에 의하면 허왕후가 험난한 바다를 건너올 때 선단을 인솔해 온 이가 장유화상이며 인도인의 도래는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이었을 것이며 집단적인 이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기야 2004년 김해 예안리 고분에서 발견된 2세기경 귀족으로 보이는 무덤의 DNA 분석 결과 인도 남부 타밀계로 나온 것을 보면 일견 가능한 주장일 것이다. 무덤의 주인은 그 옛날에 인도에서 김해로 해외여행 오지는 않았을 것이고 무덤으로 발견될 정도이면 정착해 살았다고 보아야 하며 그렇다면 집단 이주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대성 큰스님은 김해불교의 정체성은 가야불교이며 한국 최초의 불교도 가야불교라고 늘 주장하고 있다.

승가에서 가야불교에 관심을 가졌던 또 다른 분은 작년에 열반하신 백운 큰스님이 계신다. 스님은 인기소설 `원효`와 여러 권의 책을 쓰시고 경전에 밝았던 당대의 석학이셨다.

평소 불교 강연 중에도 가야불교를 여러 번 언급하였고, 주변 지인에게도 한국 불교의 최초 전래는 가야불교라고 단언하셨다. 수년 전 어렵게 연락처를 알아 전화를 드리니 건강이 좋지 않아 옛 기억을 많이 잊어버렸고 이사할 때 자료도 거의 망실하였다고 하셔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현재 통도사 방장이신 성파 큰스님도 작고하신 동아대 정중환 교수로부터 가야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깊은 관심을 가져오셨다. 몇 해 전 가야불교 학술대회에 격려사를 하러 오셨다가 끝날 때까지 경청하는 열의를 보이셨다.

반갑게도 이제 성파 큰스님께서 조계종단의 정신적 지주이신 종정 예하로 추대되셨다. 이로써 2000년 역사를 가진 가야불교의 복원작업은 탄력을 받고 한국불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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