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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IT 인재 부족, 해결할 수 있을까
경남 IT 인재 부족, 해결할 수 있을까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1.11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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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식 사회부 기자
황원식 사회부 기자

 최근 창원 스마트업타워에서 만난 한 중소 IT업체 대표 말에 따르면 현재 경남의 IT인력 부족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는 완전 초보에게도 한 달에 300~400만 원을 준다고 하니 지역 중소기업에서는 직원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경남에도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산업화로 갈수록 더 많은 IT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로 경남 제조업 현장에서 자동화나 비대면 활동으로 경제 흐름이 바뀌면서 IT수요도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정작 지역 인재들이 그 수요에 미치지 못해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인력수급 문제로 경남을 떠난 IT기업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20년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촉망받던 (주)소셜빈도 김해를 떠나 부산에 자리잡았다.

 IT 인력 부족 문제는 단순히 인력 배출이 작은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경남테크노파크 관계자는 경남지역에서 IT프로그램 관련학과 졸업생들만 한 해에만 총 500명 이상 된다고 밝혔다. 4년제 대학의 경우 창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50명, 경남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정원 50명이다. 인제대학교 AI융합학과는 110명이 졸업한다. 이정도 인원이면 지역 업체 ICT인력 수요를 공급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 인력들이 수도권 등으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수도권 과의 임금 차이도 경남 IT인재들이 이탈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수도권에는 대기업 경우 초봉이 6000만 원 이상인 경우도 많다고 한다. 스마트업타원 입주 기업 `투닉스` 조상현 대표는 "창원에는 기계 산업으로서 입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며 "그러다보니 대부분 IT 전공 친구들이 페이가 좋은 수도권을 눈을 돌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남 제조업 과정에서 많이 필요한 낮은 수준의 코딩 대신 게임 등 순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향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남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젊은 층들이 산업단지에는 취업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경남 제조업 현장에는 AS라든지, 시스템 통합이라든지, 납품, 유지보수 쪽 코딩이 많은데 이런 로우 레벨 프로그램은 꺼려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에는AI, 게임, 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경남 지역은 이와 같은 혁신 산업들이 많이 없어 학생들의 기피현상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황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근 지역 IT업체들도 규모가 커지고 있고, 지자체들도 대규모 IT기업들을 지역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어 고용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경남 ICT협회 기업 중 매출 30억 이상 기업은 지난 2019년 15개에서 지난해 40개 이상으로 늘었다. 그 중에서 진주에 본사를 둔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공하는 CIC소프트는 직원도 100명이 넘는다.

 경남도가 지난 2019년부터 창원 스마트 산단 실행계획으로 유치한 IT기업들 중 눈에 띄는 것은 `삼성SDS`와 `다쏘시스템코리아`이다. 또한 콘텐츠 기업인 피플앤스토리, 헬스케어 미디어 커머스 `킥더허들`도 경남에 자리잡아 성장하고 있어 IT인력 수요가 예상된다.

 특히 김해시에 2023년 들어설 예정인 NHN데이터센터에는 지역IT인재 500명이 근무하게 될 R&D센터도 함께 건립된다. 이에 더해 NHN아카데미 설립으로 회사 필요 인력을 경남지역 대학교들과 커리큘럼을 공유해 함께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7월부터 시작되는 아카데미 1기는 32명, 내년 2기 80명 등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졸업한 학생들은 NHN를 비롯한 지역IT기업들에 공급된다.

 경남도와 기초 지자체들도 IT 인재 양성과 기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경남도는 과기부 공모 선정으로 지난 2019년 실시한 `SW미래채움사업`으로 정보소외지역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또한 일반인과 회사 기존 재직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AI, SW 무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뿐만 ICT기업 지원에 나선 경남 지자체들도 늘고 있다. 경남도, 김해시, 창원시, 양산시가 함께 `ICT융합 제조운영체제 개발 및 실증사업`이 있다. 기업 생산성과 효율성을 위한 소프트웨어 구축에 5년간 국비 포함 총 481억 원을 산업현장에 투입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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