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8:14 (금)
운전면허증
운전면허증
  • 오형칠
  • 승인 2022.01.10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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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칠 수필가
오형칠 수필가

 운전면허증을 오래전에 취득했다. 그렇다고 운전을 잘한다는 말은 아니다. 별 사고 없이 법규에 따라 운전해야 잘하는 운전이다. 나는 1978년에 운전면허증을 땄다. 처음 포니로 시작해 지금은 삼성 SM5를 몰고 있다. 이 정도면 운전을 잘한다고 생각할는지 모르지만 운전할 시간이 많지 않아 능란하게 운전하기는 어렵다. 또 나이가 운전에 걸림돌이 됐다. 세월 앞에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다. 감각, 순발력과 판단력이 떨어졌다. 요즘은 운전면허반납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지난 12월 말, 새벽에 아내와 함께 새벽기도회에 갔다. 주차난에 시달리는 우리는 아파트 앞에 주차하지 못하고 뒷동 통로에 차를 댄다. 28일 저녁에도 뒷동에 차를 댔다. 다음 날 기도회를 마치고 집으로 왔다. 요즘은 가끔 앞 동에 일찍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 앞 동으로 가볼까?", "드라이브 한번 한 거로 칩시다" 12월 새벽 6시는 어둠이 채 가시지 않는다. 입구에서 100m 정도 가다가 좌회전, 우회전, 다시 좌회전하는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1초도 안 걸렸다.

 "아, 저런.", "괜찮아요?" 뭔가 `찌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아` 하는 한탄이 쏟아졌다. 차를 대고 살펴보니 운전석 뒷문을 지난 부위에 2㎝ 정도 구멍이 뚫렸고, 뒷문은 스친 흔적이 보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일 뒷문에 구멍이 났다면 문 전체를 갈지 않았을까. 그날 사고는 어두운 데다가 통로에 대놓은 트럭 색깔이 검청색이라 눈에 띄지 않았다. 트럭 모퉁이에 짐칸을 여닫는 철 막대기가 1㎝ 정도 구멍을 냈다. 만일 승용차라면 완만한 상처를 냈겠지만, 쇠막대는 사정없이 뚫고 지나갔다. 그다음 새벽에도 그 트럭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일부러 차에서 내려 차를 살펴보았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트럭 모서리는 철판이었다.

 다음 날 사진을 찍어 K에게 보냈다. 그는 뒷문을 새로 갈고, 구멍 난 철판은 판금 해야 하므로 5일은 걸리며, 비용은 100만 원 정도 든다고 하면서 말했다. "지금은 안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내년에 봅시다" 이렇게 말하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 사이 아내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자동차외형복원 전문업소에 보내버렸다. 29일에 맡긴 차를 31일 오후에 찾아왔다. 3일 만이다.

 살면서 왜 문제는 자꾸 일어날까. 사람과 자동차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다. 내가 잘 아는 분은 자동차를 처음 구매한 후 자동차를 화장실 갈 때도 타고 가고 싶다고 했다. 그만큼 차는 우리 필수품이 됐다. 몇 개월 전에는 삼성자동차 앞 로고가 붙은 앞부분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 50만 원이, 그 후 또 어떤 문제가 생겨 50만 원이 들어갔다. 자동차에 돈은 계속 들어갔다. 어제 정비소에서 정비하는데 50만 원이 들어갔다. 1월은 자동차세를 완납하려 한다.

 이제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 작은 흠집도 모두 제거해줬다. 살아있는 동안 문제는 자꾸 생긴다.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2022년 새해는 모두가 평안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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