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7:13 (금)
“행복한 상상으로 가꾼 정원에서 사람들이 위로받으면 좋겠어요”
“행복한 상상으로 가꾼 정원에서 사람들이 위로받으면 좋겠어요”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1.05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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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사람 김진술 IC조경 대표
창원시 북면 외감리 김진술 IC조경 대표가 그가 가꾼 향나무 조경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그는 북면 농장을 ‘시민들을 위한 쉼터이자 힐링 공간’으로 가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북면 외감리 김진술 IC조경 대표가 그가 가꾼 향나무 조경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그는 북면 농장을 ‘시민들을 위한 쉼터이자 힐링 공간’으로 가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봄철 천주산 풍경이 일품인 농장
시민 위한 힐링 공간 조성 계획
다양한 조경 아이들 견학 장소
취미로 시작해 전문 사업 발전
공공시설 등 조경 공사ㆍ관리
조경수협회 경남중부지회 이사
회원 소득 증대ㆍ권익 보호 힘써

 혼자 보기 아까웠다. 도시 근교에 이런 멋진 힐링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창원 소답동 방면에서 북면온천 가는 구도로를 타고 몇 분만 가다 보면 ‘IC조경’ 간판이 눈에 띈다. IC조경 입구에는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기린 또는 공룡을 연상시키는 큰 나무 조경물이 인상적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 잘 정돈된 나무들과 조경석, 분재 등이 어우러진 꿈동산이 펼쳐진다.

3000평 나무농장 힐링 공간 조성

 김진술(61) IC조경 대표는 북면의 3000평 부지에서 사업을 위한 나무 재배와 분재, 판매 등의 일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곳을 ‘시민들을 위한 쉼터이자 힐링 공간’으로 가꿔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농장은 유치원생들의 견학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정원 안에는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호랑이, 곰 사진 조형물이 눈에 들어왔다. 또 만화에 등장할 것 같은 캐릭터 동상도 보인다. 한편에는 도심에서 보기 힘든 토끼와 닭 사육장도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동심에 빠져들기 쉽다. 정원은 어린 시절 고향 마을에서 봤을 법한 원두막과 돌담길을 재현하고 있다. 또한 자연이 빚은 다양한 수석은 다채로운 풍경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곳 전체가 도심과 시간과 공간이 다르게 흐르는 듯 했다.

 특히 봄철 천주산 철쭉제가 열리는 시기 농장에서 바라본 산의 풍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김진술 대표는 “바로 앞이 천주산입니다. 여기서 보면 철쭉이 능선 따라 이쪽으로 다 핍니다. 4~5월 사이에는 도로가 꽉 다 막힐 정도로 시민들이 구경을 많이 합니다. 이곳에 오면 진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농장 내부 모습
농장 내부 모습

예술적 감각ㆍ상상력 더한 꿈의 정원

 김 대표가 농장을 조성하기 전만 해도 이곳은 그야말로 황무지였다. 지난 2006년 사업을 확장하면서 이곳에 자리를 잡아 나무를 새로 심고 흙으로 길을 내 정원을 만들었다. 그는 “제가 성토시켜 이렇게 만들었다”며 “완전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볼 수 있다”고 뿌듯해 했다.

 이 정원은 특별한 설계 없이 김진술 대표의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서서히 그의 왕국이 나타났다. 사실 처음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하나씩 완성돼 가자 어떤 의미를 찾고 싶었다.

 “처음에는 대충 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느낌이 있을 정도로 꾸미기 시작했죠. 이렇게 하나하나 돌들을 쌓으면서 이미지를 주고, 변화를 줬습니다. 평생 이 일을 해오고 있는데, 좀더 나이가 들면 나름대로 즐길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누가 코치를 해서도 아니고, 오로지 제가 구상해 만들어갔어요. 저의 흔적으로 남기고 싶고, 또 다른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조경 사업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김 대표처럼 나무농장을 아름답게 꾸미지는 않는다. 사업적인 연관성이 있지만 조경에 대한 김 대표의 깊고 진정한 관심이 없다면 이런 그림 같은 농장은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김 대표의 예술적 감각도 한몫 했다. 그는 조경 관련 자격증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국가공인 ‘분재전문관리사’가 처음 생기던 시기 1기로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수석에 대한 사랑도 대단했다. 나무에도 정면과 측면을 구분하는 그는 정원에 배치한 수석 하나에도 그 의미를 설명해줬다.

 “수석은 인간의 손길이 아닌, 자연이 빚은 작품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한 수석을 가르키며) 그냥 봤을 때는 잘 모르지만, 눈높이를 다르게 하면 여러 모습이 나옵니다. 구름이 있다고 생각하면 신선들이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으로도 보입니다. 이런 상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농장 한편에 있는 컨테이너에는 수석이 가득 진열된 그만의 공간도 있었다. 그 옆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됐던 유명 조각가의 작품도 자리했다. 현장 일 때문에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지는 못하지만 이곳은 그에게 거대한 놀이터임이 분명하다.

농장 내부 조경석.
농장 내부 조경석.

식물과 친한 환경서 조경 사업 확장

 김 대표가 조경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자연스러웠다. 그의 부모님께서 조경수 재배를 했기에 식물과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냈다. 처음에는 조경을 취미로 시작했지만 직업이 된 경우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진리일까. 그는 조경 실력을 인정받아 사업 확장을 거듭했다. 지난 1993년 창원 명서동에서 ‘수정조경’으로 시작해 2006년 창원 북면으로 농장을 확장 이전했다. 2008년에는 국제도시에 어울리는 조경 사업을 하겠다는 꿈을 담아 IC조경(International City Gardening)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름을 바꾼 이후 IC조경은 창원시 나무 100만 그루 심기 사업 일부에 동원돼 창원대로 중앙도로변 나무심기를 맡는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현재까지 북면 농장 외에도 고성(대가면 연지리), 김해(풍유동), 함안(여항면 중산골)에도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하는 주된 사업내용은 경남 전역에서 공원, 테마파크, 공공시설, 아파트, 주택, 공장, 도로변 가로수 등에서 조경공간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개인 주택 조경 의뢰도 있다.

IC조경 입구 동물 형상의 향나무 조경물.
IC조경 입구 동물 형상의 향나무 조경물.

 현재 조경 관리 유지하는 곳은 창원지방검찰청, 경남은행 본점 및 지점, 한국은행 경남본부, 의창도서관(분관 포함), 한마음창원병원, 그래드머큐어 앰버서더 창원호텔(구 풀만호텔), 창원보건소 등 다수이다.

 앞으로의 조경 사업의 비전을 묻자 김 대표는 “창원의 경우 이미 80~90% 정도 도시화가 진행됐고, 업체도 많아져 과거만큼 큰 성장은 없겠지만 점차 도시환경이 중시되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조경 유지관리 부분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농장을 돌아보며 어쩌면 그만의 개인적일 수 있는 장소를 사람들과 나누고픈 마음에서 그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다. 김진술 IC조경 대표는 창원시산림조합원과 한국조경수협회 경남중부지회 이사로 활동하며 같은 조경 사업에 종사하는 회원들의 소득 증대와 권익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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