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코로나가 사라져 예전처럼 일상 누렸으면 좋겠어요"
"새해에는 코로나가 사라져 예전처럼 일상 누렸으면 좋겠어요"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2.01.03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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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ㆍ기업인ㆍ청년 4人 인터뷰
김해 동상동 재래시장 칼국수타운 6호점 사장님.
김해 동상동 재래시장 칼국수타운 6호점 사장님.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 어색해하던 시민들도 `새해 소망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코로나19 종식이요`라고 주저 없이 대답했다. 거리에 연말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지만 현장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밝은 새해 희망을 꼭 쥐고 있었다. 새해에는 어떤 식으로든 혼란이 가라앉고, 마주 앉아 체온을 느끼며 이야기하는 활기찬 공동체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 2021년 마지막이었던 지난달 30일과 31일, 지역 재래시장 음식점과 커피숍 사장님, 중소 IT기업 대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등 다양한 사람들의 새해 소망을 들었다.

"모두 활기찬 생활로 장사 잘되길 바라죠"

 특히 일상 회복을 원하는 지역 상인들의 바람은 간절했다. 김해 동상동 재래시장 칼국수타운 6호점 사장님은 "몸 건강하고, 욕심 내지 않고, 단골들이 정으로 많이 먹고 가던 예전으로만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생긴 지 50년이 넘는다는 동상동 재래시장 칼국수타운은 김해에서 싼 가격으로 유명하다. 9집이 나란히 들어선 칼국수타운의 푸짐한 칼국수는 한 그릇에 3000원이다. 시대에 맞지 않는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때문에 `값을 올려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까지 그대로다.

 6호점 사장님은 친정어머니를 이어받아 이곳에서 20년 넘게 장사하고 있었다. 친정어머니가 운영한 시절까지 치면 40년이 가까이 된다. 그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부침을 겪다 지금은 유지만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조금 괜찮았죠. 시장에 물건 사러왔다가 배고프면 먹고 가곤 하는 손님들이 많았거든요. 주말되면 가족들끼리도 많이 왔어요. 그런데 확진자가 많이 생기다 보니 사람들이 집밖을 잘 안 나오고 장사도 안 되고 있죠. 지금은 유지만 하는 실정입니다. 가격도 싼데 재료비에, 전세 주고 나면 남는 것이 별로 없어요."

 아침에 나와 저녁에 가스불을 끄기 전까지 고된 일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사장님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확진자가 잦아들면 괜찮아지겠죠. 새해에는 코로나가 종식돼서 손님들도 많이 오고, 모든 사람들이 잘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사장님 얼굴에서 웃음을 봤다.

김해 삼방동 온나카페 전경.
김해 삼방동 온나카페 전경.

"지금은 유지만 하지만 많은 사람 찾길 소망"

 김해 삼방동에서 연말을 보내며 분위기 있는 카페를 찾던 중 신어천 앞 `온나카페`가 눈에 띄었다. "오라는데 가야지." 친구의 썰렁한 개그에 이끌려 들어간 그곳에서는 달콤한 케이크와 수제 청귤청이 맛있었다.

 온나카페 박재경 사장의 새해 소망도 여지없이 `코로나19 종식과 모든 사람들의 일상 회복`이었다. 짧은 대답에도 무게감은 달랐다. 수년을 준비해 2019년 12월 개업했다고 했다. 개업하자마자 코로나19가 확산된 셈이다. 사장님 소유 건물이 아니었다면 카페를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구보다 장사가 잘될 것을 바랄 입장이지만 "장사가 잘되는 것보다, 새해에는 모두가 활기차게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가끔 TV에서 옛날에 녹화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던 시절을 보면 정말 그리워요. 사람들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 너무 답답해서 우울했던 적도 있었어요. 새해에는 꼭 활기찬 옛날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진실한 마음이 느껴졌다. 동네 안에 있어서 더 포근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도 부담 없이 올 수 있는 카페가 됐으면 좋겠다는 사장님의 말에 착함이 묻어있었다.

구직 활동 중인 변승하(26) 씨가 파이팅하고 있다.
구직 활동 중인 변승하(26) 씨가 파이팅하고 있다.

"희망 잃지 않고 노력 유튜버로 수익 꿈꿔요"

 김해 어방동에서 만난 청년의 새해 소망은 지역 상인들과는 결이 달랐다. 게임을 좋아하는 변승하(26) 씨의 새해 소망은 `적은 금액이라도 유튜버로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지난해부터 유튜브에서 게임 채널(이름 취한돼지ㆍ구독자 241명)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은 유튜버로서 입지를 다질 때까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

 승하 씨는 어린 나이지만 굴곡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곧잘 쳤던 청년은 피아노를 전공하려 했지만 우리나라의 까다로운 대학 입시제도에 막혀 꿈을 펼치지 못했다. 뒤늦게 공부에 매진해 가야대학교 작업치료학과에 진학했지만 적성에 맞질 않아 중퇴했다. 군대를 다녀온 후부터는 부모에게 부담 주기 싫어 돈을 벌기 시작했다. 다부진 몸의 청년은 인테리어, 목재 유통 등 다양한 일을 했지만 김해 제조업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잘 맞았다. 다른 청년 친구들은 공장에서 일주일도 못 버티고 나간 경우가 많았지만 그는 잘 버텼다. 공장에서 열처리 일을 하면서 생긴 피부병만 없었다면 계속 일을 할까 고민도 했다.

 승하 씨는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으로도 돈을 벌 수 있음을 알았고, 게임 영상을 올리고 설명하는 유튜버로서의 꿈을 가지게 된 것.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수개월째 방송을 하고 돈을 들여 편집자도 섭외했지만 생각보다 구독자가 많지 않았다.

 "지금은 방송이 힘든 시기인 것 같아요. 경쟁이 심하고 진입장벽이 높거든요. 게임의 종류도 많아지고, 또 유행이 있어서 구독자를 모으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초창기에 시작한 사람들 빼고는 고전하는 것 같아요."

 승하 씨 또한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계속 도전한다면 언젠가는 잘되겠죠.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힘줘 말하는 목소리에는 확신이 느껴졌다. 여유도 있었다. 33살 때까지는 아르바이트와 게임 방송을 병행할 계획이다. 브이로그나 다른 콘텐츠 등도 계획 중이다.

창원 IT기업 투닉스(2NIX) 대표 조상현 씨.
창원 IT기업 투닉스(2NIX) 대표 조상현 씨.

"코로나19 영향 벗어나 사람들과 교류 넘치길"

 창원지역 IT산업계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영향에서 경제적으로는 벗어나고 있지만, 협업이 필요한 업체 간 교류는 줄었다. 스마트업타워에서 소프트웨어, 전자회로 설계 회사인 투닉스(2NIX) 대표 조상현 씨의 새해 소망 역시 "코로나19 종식, 그리고 IT업계 사람들과의 교류 활성화"였다.

 조상현 대표는 10여 년 전 창원 중소 제조업 회사에서 프로그램 개발 부서에서 일 하다가 육아 등의 이유로 그만뒀다. 이후 창업에 도전해 창원에서 실험동물 사육장치, 냉장고 등에 쓰이는 컨트롤러 등을 만드는 개발자로서 차곡차곡 입지를 다져갔다.

 하지만 그도 코로나19 바람을 피할 수는 없었다. 지난 2020년 상반기부터 7개월 정도 아예 일이 없었던 것. 다행히 이후 제조업 현장에서 자동화나 비대면 활동으로 경제 흐름이 바뀌면서 IT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수주가 계속 있었다. 조 대표는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움직임으로 IT업계에는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그가 새해 소망으로 `사람들과 활성화`를 꼽은 것은 지역에서 중소 IT기업 종사자들이 오프라인 교류가 있어야 서로 힘을 모으고, 수도권에 맞서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다. 또한 이로 인해 지역에서도 IT관련 전공자들이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지역의 개발자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창원에는 기계산업으로서 입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죠. 그러다보니 대부분 IT 전공 친구들은 페이가 좋은 수도권으로 눈을 돌리죠. 그래도 저는 이곳에서 오래 일하다보니 지역기업으로부터 의뢰가 많이 들어옵니다. 다만 제가 다 소화 못하는 일들을 제조업체들은 수도권 IT기업에게 그 일들을 넘깁니다. 만약 공동체가 활성화된다면 지역의 일은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지역에서 IT개발자들이 충분히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주장은 단순한 희망사항만은 아니었다. 그는 중고나라를 이긴 당근마켓을 예로 들며 로컬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중고나라라는 최대 커뮤니티가 있는데도 그 시장을 뚫고 나온 것이 당근마켓입니다. 마찬가지로 비대면 환경에서도 근접 시장의 유리한 점이 분명히 있어요. 현재 어디든 IT수요는 증가 상태이고 지역에서도 그 수요를 받아먹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중소 IT기업 종사자들이 서로 커뮤니티를 구성하면 덩치가 있고, 힘이 생기니 같이 잘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대기업의 횡포에도 덜 휘둘릴 수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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