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9:42 (목)
자중지란 국민의힘
자중지란 국민의힘
  • 박재성
  • 승인 2021.12.2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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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성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박재성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역대급 혐오 선거판 비판
당 내분까지 혐오 더 키워
정권교체 위해 신속 정리
당의 리더십ㆍ정치력 절실
윤 후보, 적극 해결 나서야

 대선이 약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홍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되레 그 양상이 더 격화되는 모습이다. 선거대책위 상임선대위원장을 사퇴한 이준석 대표가 연일 외곽에서 `자해성`에 가까운 선대위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결국, 윤석열 후보는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든 제3자적 논평가,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시 "내년 대선을 위해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를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김태흠 의원은 직접적으로 이 대표를 향해 "자기만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옳다는 오만에서 빨리 벗어나라"고 성명을 냈다. 초선의원들은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대표의 제언이 평론 취급을 받을 정도면 언로가 막힌 것"이라며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민주주의`라고 표현했지만 당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과 밖에서 당을 성토하는 것은 다르다. 선대위 전면 개편을 주장하거나 장제원 의원을 `윤핵관`으로 지목해 정치장교 운운하는 것은, 사퇴 후 언론에 터뜨릴 문제가 아니라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윤 후보를 설득했어야 한다.

 자기 지시가 묵살됐다고 박차고 나올 것이 아니라, 당 대표 스스로 리더십을 점검했어야 한다. 만약 후보와의 의견 불일치가 화해할 수 없이 심각하다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 정치의 정도다.

 "윤 후보의 대응능력이 문제다.", "윤 후보에게 알랑거려서 정치할 생각 없다."는 식으로 자당 후보를 깎아내리는 것은 공당의 대표로서 할 이야기인가? 물어보고 싶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새로운 바람 속에 이 대표를 뽑은 국민들과 당원들한테 할 행동인가? 한번 되묻고 싶다.

 선거가 70여 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 속에, 제1 야당의 정책 방향은 고사하고 핵심 공약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김 총괄선대본부장은 `공정 경제`를 이번 대선 슬로건으로 내건다고 하지만 당 분란으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당내 내홍의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인 셈이다. 가뜩이나 이번 대선은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역대급 혐오 선거란 비판이 비등하다. 국민의힘 내분은 정치 혐오만 더 키울 뿐이다.

 20대 대선이 역대급 혐오 선거라는 비판이 현재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여야가 네거티브에 몰입한 당연한 결과다. 현재는 후보뿐 아니라 후보 가족 리스크가 너무 크다. 예전 어느 선거보다 후보 부인, 아들 등이 만든 혐오 환경을 상대 당이 최고의 선거 전략으로 삼는 지경이다. 대통령 선거는 향후 5년의 국가 운명을 맡기는 너무나 중요한 선거다. 국가의 미래 비전과 국민의 삶을 개선할 정책과 실행 방안은 뒷전이고 오직 상대방 흠집 내기에 집중하면서 선거판이 말 그대로 상대 후보와 가족을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되면서 부동층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쪽에 눈을 돌리면 선거를 앞두고 말도 안 되는 갈등 상황을 방치하는 윤 후보를 보면 실망스럽고 안타깝기까지 하다. 이 대표에 대한 해결방안은 윤 후보한테 달려 있다. 젊은 당 대표의 자유스러운 행동에 대해서 우선 인지하고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공과는 대선 이후에 해도 된다. 즉, 정권교체를 위해서 하루빨리 불협화음을 정리하고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하기 바란다.

 당내에서조차 리더십과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가를 경영하겠다는 것인가? 이 대표도 이번 선거에 자신의 정치 생명이 달렸다는 점을 거듭 인식하고 자중하기 바란다. 내홍이 더 깊어지면 국민들은 제1야당이 대선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중지란 국민의힘 해결은 윤 후보만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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