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4:09 (금)
꿈을 키우자 ①
꿈을 키우자 ①
  • 박정기
  • 승인 2021.12.27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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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박정기 전 한전ㆍ한국중공업 사장

 꿈과 희망은 다르다. 꿈은 내 것이요, 내가 꾸미는 것이다. 희망은 멀리 깜박이는 등대와 같은 것, 뭇사람들의 길잡이다. 등대 없는 바다가 암흑이듯, 희망 없는 세상은 절망이다. 꿈 없이 살 수 있어도 희망 없인 못 산다.

 그렇다고 꿈 없이 살아도 되는가. 천만의 말씀! 꿈이야말로 청춘의 필수 가치이다. 여러분의 특권이다. 젊을 때 꿈이 없다면 단 한 번의 소중한 나의 생(生)을 쓰레기장에 갖다 버리는 꼴이다. 청춘의 특권은 무엇인가? 꿈과 포부와 야망이 아니던가! 꿈은 가꾸고 줄기차게 추구하면 반드시 이뤄진다. 꿈이 커도 괜찮은가? 물론이다. 꿈은 클수록 좋다. 심하게 말해 터무니없는 꿈이라도 좋다. 문제는 정성이다. 하늘이 감동하는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

 터무니없는 꿈 얘기를 하나 하겠다.

 일본의 고도(古都) 나라에 가면, 8세기경에 지은 가스가 타이샤라는 신사가 있다. 일본의 국보로 보호받는 유적이다. 경내에는 1000년 묵은 삼나무가 700그루 가량이 있다. 장정 세 사람이 팔을 벌려야 둘러쌀 수 있는 거목들이다. 이들도 국보 못지않은 보호를 받고 있다.

 오사카의 한 목공이 정말 허황한 꿈을 꾸고 있었다. 신사 내의 삼나무 거목이 늘 탐이 났다. 1000년 묵은 그런 거목은 일본 국내에서도 드문 귀목이다. 귀한 나무는 어느 목공이나 탐내는 것. 일본의 직인 들은 장인정신이 유별한 사람들이다. 평생을 목공 직인으로 산 그는 멋진 전통 일본 가옥을 짓되, 다름 아닌 바로 신사 내 거목으로 짓고 싶었다. 목공의 꿈이다.

 언감생심, 아무리 나무가 탐이 나기로서니, 국보급 나무를 욕심내다니. 그러나 못내 그는 꿈을 버릴 수가 없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의 욕심은 시들지 않는다. `누가 알아? 기적이라도 일어나겠지.` 근거 없는 믿음이지만 언제부턴가 된다고 믿기 시작했다. 세월이 흘러 목공일도 그만둬야 할 나이가 됐다. 그런데 이게 웬 세상 조화냐! 도하 신문에 큼직한 광고가 났다. 다름 아닌 가스가 신사의 거목 한 그루를 경매한다는 것. 경매 이유는 그 나무가 건물에 너무 가까이 서 있으므로 혹여 벼락이라도 쳐서 나무가 쓰러지면 건물이 상할까 봐서다.

 마침내 목공은 돈을 아끼지 않고 응찰해서 기어이 나무를 손에 넣었다. 젊을 때부터 가꿔온 목공의 꿈은 은퇴를 앞두고 마침내 성취됐다. 허망해 보이는 꿈도 줄기차게 좇으면 꼭 이뤄진다. 이 얘기는 일본의 유명 작가 시바 료타로의 소설 자료집에 실린 실화다. 젊은이여, 꿈을 가져라! 꿈 없는 청춘은 송장이다. 좀 더 큰 소망 얘기를 해보자. 오늘날의 독일 민족은 19세기까지만 해도 프로이센을 포함한 군소 제후국으로 분할돼 있었다.

 이탈리아의 가리발디 장군이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이탈리아의 통일을 이룩하자, 중부 유럽에 오랫동안 분열돼 살던 독일 민족도 하나의 국가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태동했다. 그러나 당시 대제국 오스트리아는 제국을 중심으로 독일 민족을 통합하려는 `대독일주의`를 주장했다. 당시 오스트리아는 동부 유럽을 포함한 대제국이라 다수 민족 국가로, 비독일인이 75%나 됐다. 프로이센은 당연히 독일 민족 중심의 소위 `소독일주의`를 주장해 온 터라 오스트리아 안을 수용할 수 없었다. 두 나라의 주장은 협상으로 타결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것을 하나의 통일 국가로 통합한 주역이 비스마르크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몰트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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