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8:27 (금)
“휴머니즘 중시 마켓 5.0시대에는 친환경ㆍ착한 기업이 살아남아”
“휴머니즘 중시 마켓 5.0시대에는 친환경ㆍ착한 기업이 살아남아”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1.12.2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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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읽는 열 번째 강의 제3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지난 21일 저녁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10차 강연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이 ‘마켓 5.0시대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10차 강연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이 ‘마켓 5.0시대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강사 서용구(숙명여대 교수) 주제 ‘마켓 5.0 시대 생존전략’

빅블러시대 8가지 미래방향 제시
단순 성장에서 ESG 경영 중시
파이프라인 아닌 플랫폼 경제로
쿠팡 등 온라인 시장 비율 높아
1인가구 증가 근력ㆍ고독력 키워야

 “MZ세대의 가치관은 ‘공정’과 ‘친환경’입니다. 기성세대가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이제 물러나야 합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지난 21일 저녁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제3기 10차 강연에서 ‘마켓 5.0 시대 생존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서용구(57)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0년대 산업연구원 유통산업 담당 수석연구원, 외교통상부 통상교섭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0년부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날 서용구 교수는 향후 시장이 마켓 5.0시대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언하면서 앞으로의 기업은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에서 강연하는 서용구 교수.
경남매일 CEO아카데미에서 강연하는 서용구 교수.

 마켓 5.0 시대란 세계적 마케팅 석학 필립 코틀러 교수가 주장한 내용으로, 인간성을 중시한 마켓 3.0과 디지털 진화를 중시하는 마켓 4.0이 결합해 탄생한 휴머니즘을 중시하는 새로운 시장을 말한다.

 그는 마켓 5.0 시대에 함께 나타나고 있는 ‘빅블러’(Big Blur) 현상에 대해서 설명했다. ‘블러’란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이며, ‘빅블러’(Big Blur)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주요 경계가 사라지는 있는 것을 말한다. 서 교수는 현재 사는 자와 파는 자, 서비스와 제품,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융화되고 있고 다양한 혁신과 새로운 흐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앞으로 시대가 예측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8가지 변화의 방향성에 대해서 말했다.

 첫째,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서 교수는 세상의 목표가 ‘성장’에서 ‘지속가능성 ESG’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ESG에 대해 쉽게 말해 ‘착한 기업이 성장한다’고 압축했다. 특히 앞으로 주류가 될 MZ세대의 가치관이 ‘공정’과 ‘친환경’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유하자면) 과거에는 수영할 때 바닷물이 안보여서 수영복을 입은 건지, 안 입은 건지 알 수 없었다면,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물속이 훤히 보이니 수영복을 안 입는 사람들은 비도덕적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예전에는 상품의 질만으로 회사를 평가했다면 이제는 회사 내 갑질이 있는지, 환경을 생각하는지, 지배구조가 공정한지 여부를 따지는 것입니다. ”

 둘째, 주력경제가 파이프라인에서 플랫폼으로의 전환돼 간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송유관을 한번 설치하면 10년 이상 지속가능 했던 파이프라인 회사에서 이제는 24시간 돌아가는 플랫폼 회사가 강세라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대표 사례로 국내의 쿠팡을 들었다.

 “9시에 문을 열고 9시 셔터 문을 닫는 대형 유통매장이 있는 반면, 쿠팡처럼 아무 때나 주문하고, 빠른 시간 안에 배달하는 플랫폼 생태계가 있습니다. 이제 외국에서는 쿠팡 하면 아마존을 연상합니다. 물류센터 150개 정도로 부동산이 많이 없지만 5만 명이 넘는 배송맨이 있습니다. 현재 기업가치가 55조 원이 넘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

 셋째, 지구촌 혜게모니가 과거 G1에서 G2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이 경제를 지배하던 구조에서 현재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 주력세대가 베이비 부머와 X세대에서 MZ세대로 변화이다. 서 교수는 인구의 30% 이상 차지하는 MZ세대에 대해서 △한류 열풍 등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승리 경험을 가진 세대 △낮은 경제 성장률 등으로 이전 세대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는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연결세대 등으로 해석하면서 더 공정하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열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섯째, 쇼핑에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 쇼핑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찾지 않는 오프라인 소매 매장의 쇠퇴는 불가피합니다. 아마존처럼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지배하는 배달업이 향후 소매업이 가야할 방향입니다. 식품ㆍ의류ㆍ헬스케어ㆍ콘텐트를 융합하고 개인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가야 지속성장이 가능합니다.”

 여섯째, 100세 시대가 되면서 라이프스타일도 더 다양하게 변화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50년 장기 결혼과 30년 직장생활이 평균이었다면 현재는 몇 년 단위로 직장이 바뀌고 이혼 등 이유로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제3기 경남매일CEO아카데미 원우들과 강연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제3기 경남매일CEO아카데미 원우들과 강연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용구 교수는 이날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 3가지 예측 가능한 것들에 대해 조언했다. 우선, 우리는 생각보다 오래 살 것이기 때문에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혼자 사는 인구가 많을 것이며,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 것이기에 혼자서도 잘 즐길 수 있는 고독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일곱째, 과거에는 1개 직업, 1개 직장을 가진 정체성에서 앞으로는 여러 개의 직업과 직장을 가진 멀티 자아정체성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직장에서와 퇴근 후의 정체성이 다르고, 평소의 모습과 취미생활을 할 때의 정체성이 다르고, 일상에서와 인터넷 공간에서의 정체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직업을 여러 개 가지는 N잡러도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1인 크리에이터’와 ‘배달 아르바이트’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크지 않아 인기가 있다.

 여덟째는 미래조망을 다양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2분법 미래조망이었다면, 이제는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프로토피아, 레트로피아 개념까지 확장된다는 것이다.

 프로토피아는 프로세스(process)와 유토피아(utopia)를 결합시킨 신조어로 매년 점진적으로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급격한 발전은 없는 현상을 말한다.

 서 교수는 한국 사람들 일부는 조금씩 경제 상황이 나아져서 결국에는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는 경향도 있다고 했다.

 레트로피아는 레티로(retroㆍ복고)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로 레트로 감성으로 나아감을 말한다. 과거 경제가 찬란했던 미국와 일본 등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서용구 교수는 올해 제3회 상전유통학술상 정책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출판한 ‘빅블러 시대(범한)’ 등 유통과 마케팅 분야에서 많은 저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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