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7:42 (수)
제역할 다하는 보건교사이고 싶다
제역할 다하는 보건교사이고 싶다
  • 경남보건교사회 회장
  • 승인 2021.12.16 23:00
  • 댓글 16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애 석동초등학교 보건교사
경남보건교사회 회장

라돈측정기 매달다 팔목 골절
물탱크 관리 등 시설 업무 과다
상담 시간 부족 보건 지도 안돼
학생 1명 평균 10분 시간 마련
교육청 회피보다 지도 노력해야

 얼마 전, 인근 학교 보건 선생님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병가에 들어갔습니다. 라돈측정기를 천장에 매달다가 떨어져서 팔목 골절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라돈 검사는 건물 벽 갈라진 틈으로 인체에 해로운 라돈 검출 여부를 검사하고, 이상이 있을 때 시설 정비를 다시 하는 해야 하는 업무입니다.

 어떤 학교에서는 나무를 심는 수목 사업을 보건교사에게 맡기기도 했습니다. 깨끗한 공기가 학생의 건강과 관련 있다는 이유에서랍니다. 보건교사가 물탱크 관리, 정수기 수질검사, 석면 관리, 공기 질 관리 같은 온갖 시설업무에 학교안전공제회, 교직원건강검진 업무 등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업무를 떠안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경남 각급 학교 보건실에는 평균 30~40명의 아이가 찾아오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다양한 요구로 보건실을 찾아오는 아이들. 보건교사는 그 아이들의 요구와 건강 문제를 찾아내어, 적절한 방안을 지도해야 합니다. 열 나고, 기침하는 A는 감염병이 의심되니, 격리하여 검진받도록 조처해야 합니다. 몇 달 전부터 계속 배가 아프다고 찾아오는 B는 원인을 모르지만, 기질적 병변 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검진이 필요하여, 가정으로 연락을 해주어야 합니다. C는 다른 아이보다 키가 작아서 고민입니다. 그래서 아침부터 키를 재고, 점심때 또 찾아와서 키를 잽니다. 성장기에 아이들이 갖는 고민이 느껴집니다. 적절한 운동과 수면이 키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상담을 해주어야 하는데, 보건실이 너무 붐비는 쉬는 시간에 찾아와서 적절한 시간을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건교사가 학생을 제대로 보건지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달라고 소리 높이는 이유입니다. 건축물의 라돈을 측정하는 보건교사는 소아당뇨로 고통받는 아이의 혈당을 측정하지 못합니다. 보건교사가 보건실에 찾아오는 아이 1명에게 평균 10분의 보건지도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학교보건법 시행령 제22조의3(감염병 대응 매뉴얼의 작성 및 배포 등)을 살펴보면 ①`특별시ㆍ광역시ㆍ특별자치시ㆍ도 또는 특별자치도 교육감(이하 `교육감`이라 한다) 및 학교의 장은 감염병의 예방ㆍ대응 및 복구 조치에 관한 업무를 추진할 때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활용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매뉴얼에는 감염병 대응 예방 및 발생 시 단계별로 학교 구성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 관리조직과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고 세부 계획까지 세우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경남교육청에서는 학교 감염병 매뉴얼은 그저 참고사항이고 예시일 뿐이라며 시설관리부터 모든 업무를 보건교사 혼자서 다 해도, 학교의 민주적인 절차를 존중한다는 그럴듯한 말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또 학교 감염병 예방 매뉴얼을 준수하고 효과적인 학교 방역 체계가 구축되도록 경남교육청에서 지도, 감독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학교장의 업무 분장과 관계되는 일이라 관여할 수 없다는 말로 교육청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교육청의 의무와 역할을 저버리지 말고 학교에 감염병 대응관리조직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지도 감독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학교 보건실이 정상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간곡히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69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도시가스 2021-12-27 13:04:14
학교보건법에 환경위생관리가 업무로 명기돼 있음에도 보건교사들 안하고 있잖아요. 공기질, 수질관리가 왜 시설업무인가요? 코로나로 방역관리 때문에 죽는다고 하지만 방역인력관리를 태반이 행정실에서 합니다. 방학때는 판판히 놀면서 정말 우는 소리 그만 좀 하시죠. 해도 너무 합니다.

공기징 2021-12-26 00:33:42
교사들 업무 미루는 거 보니까 이렇게 해서라도 본인업무 남에게 떠맡기고 업무 줄면 좋은가요???

ㄴㅇㄹ 2021-12-25 23:46:08
행정실은 회계말에 일이넘치고 끝이안나서 야근을 합니다. 그렇다고 예산,회계일을 교사에게 떠넘기진 않습니다. 그런데 보건교사는 왜 코로나로 일이많아졌다고, 낮에는 학생들이 찾아와서 행정업무할 시간이 없다고 다른사람이 그 일을 해주기를 바라나요? 이게 제역할을 다한다는 보건교사의 태도인가요?

ㅇㅊㅍㅎㅇ 2021-12-25 23:42:14
보건교사가 맡는 공기질관리, 먹는물관리 등이 왜 시설업무인가요? 공기질관리를 위해 공기청정기를 사고, 먹는물관리를 위해 수질검사를 하는데 법.적.으로 그 업무를 담당하게 되어있는 보건교사가 하는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전문지식도 없는 행정실에서 그런 전문적인 업무를 담당하나요? 그럼 학생들의 건강은 누가 책임지나요?

너무 억울해서 댓글 남깁니다.3 2021-12-25 23:23:39
앞으로 학부모가 될 입장으로써, 굉장히 존경할만한 교사들도 많지만 학생들을 볼모로 시류에 편승해서 본인의 편의와 복지를 위해 염치없는 주장만 하는 교사들에 굉장한 실망을 합니다.
행정직도 이런 업무떠넘김 받는 스트레스 말고 행정업무만 제발 했음 좋겠네요.
업무만해도 많은데 이런데 에너지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ㅠㅠ
제발 모두들 자기일은 스스로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