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01:03 (수)
산청군, 전국 기초지자체 유일 청렴도 1등급 ‘선비 고장 빛나다’
산청군, 전국 기초지자체 유일 청렴도 1등급 ‘선비 고장 빛나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1.12.13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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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 선비정신 산청 청렴 뿌리
청렴과 실천이라는 남명 정신을 계승한 산청군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1등급을 받았다. 사진은 산청 동의보감촌 상설 마당극 남명 공연 장면.
청렴과 실천이라는 남명 정신을 계승한 산청군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1등급을 받았다. 사진은 산청 동의보감촌 상설 마당극 남명 공연 장면.

민선7기 첫 청렴도 평가 최고등급
신뢰도 저해 등 감점요인 없어 눈길
남명 조식 유적지 ‘실천하는 지성’
선비문화연구원 등 청렴정신 확산
이재근 군수 “청렴 공직문화 정착”

 ‘내명자경 외단자의(內明者敬 外斷者義)’. 남명 조식 선생이 자신이 나태해 지는 것을 경계하고자 허리춤에 차고 다닌 칼 ‘경의검’에 새겨진 문구다.

 이는 조식 선생이 강조한 ‘경의사상’을 함축한 문구다. 즉, ‘마음 속으로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절제하며 마음을 다스려야 하고 밖으로는 옳다고 알고 있는 것을 결단력 있게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다. 남명 선생은 ‘경의검’과 함께 늘 자신 마음을 깨어 있도록 ‘성성자(惺惺子)’라는 방울도 허리에 차고 다녔다. ‘성성자’는 마음을 다스리는 ‘경’의 도구로 ‘경의검’은 사사로움을 베어 내는 ‘의’의 도구로 삼았다.

 학문을 탐구하는 선비였지만 늘 검과 방울을 허리에 차고 마치 무사가 몸을 단련하듯 자신 마음을 단련한 칼 찬 선비, 남명 선생 사상과 실천정신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산청군은 남명 선생이 남긴 유산을 간직한 ‘선비의 고장’으로 선생이 유명을 달리하기 전까지 머무르며 제자들을 가르친 곳이다.

 청렴과 실천이라는 남명 정신을 계승한 산청군이 최근 전국에서 가장 청렴한 지방자치단체에 선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남명 조식 선생 초상화.
남명 조식 선생 초상화.

 전국 기초지자체 유일 청렴도 1등급

 군계일학(群鷄一鶴). ‘무리 지은 닭 가운데 있는 한 마리의 학’이란 뜻이다. 여러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있는 뛰어난 한 사람을 이르는 의미다. 올해 전국 226개 시ㆍ군ㆍ구 기초지자체 가운데 유일하게 ‘청렴도 1등급’을 달성한 산청군을 보면 떠오르는 사자성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군은 지난해 종합청렴도 2등급에서 올해 1등급으로 1계단 상승했다.

 내ㆍ외부 청렴도 지수는 지난 해 외부청렴도 2등급, 내부청렴도 4등급에서 올해 외부청렴도 2등급, 내부청렴도 2등급으로 내부청렴도가 2등급 상승했다.

 군은 지난 3년간 종합청렴도 상위권인 2등급을 유지해 오다 올해 민선 7기 들어 처음 종합청렴도 1등급을 달성했다.

 올해 군의 종합청렴도 점수는 10점 만점 기준 8.60점으로 전체 기관 평균 8.27점보다 높았고 지난 해 8.22점보다 0.38점 상승했다.

 국민권익위는 도내 18개 시ㆍ군을 비롯한 59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청렴도를 측정했다.

 올해 1등급을 기록한 공공기관은 산청군을 비롯해 통계청ㆍ법제처ㆍ새만금개발청ㆍ충청북도ㆍ국민건강보험공단 등 8곳이다.

 군은 청렴 수준, 내ㆍ외부청렴도 분석 등 모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부패사건ㆍ신뢰도 저해지수 등 감점이 발생하지 않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군은 청렴한 공직문화 정착을 위해 청탁금지법, 공무원 행동강령 등 공직윤리 준수에 중점을 둔 직원 교육 추진에 전력해 왔다.

 아울러 ‘청백e-시스템’을 통한 모니터링, 청렴자가학습, 부서별 자체 청렴교육 등 자율적 내부통제를 통해 스스로 청렴도를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 3월 산천재에서 460년 된 남명매가 만개한 모습.
지난 3월 산천재에서 460년 된 남명매가 만개한 모습.

 남명 선비정신 산청군 청렴정신 뿌리

 산청군 청렴정신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남명 선생을 만난다. 남명 선생은 ‘을묘사직소(단성소)’를 통해 탐관오리를 비판하고 나아가 임금의 무지를 꾸짖은 사건은 현 시대에도 보기 힘든 강직한 선비 면모를 보여준다.

 ‘단성소’에는 어려운 백성을 돌보고 어린 임금이 성군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선생의 절절한 마음이 녹아들어 있다.

 ‘단성소’ 첫 시작은 ‘임금이 나라 일을 잘못 다스린 지 오래돼 나라 기틀이 무너지고 하늘의 뜻과 백성들 마음이 임금에게서 떠났습니다’로 시작한다. 마지막에는 ‘진실로 임금께서는 하룻밤 사이에 새사람이 되는 것처럼 깨달음을 얻으십시오. 지금부터라도 학문에 힘써 덕을 밝히고 백성이 희망을 가지고 일어나게 하십시오. 착함과 덕을 펴는 정치를 하면 흩어진 민심이 돌아오고 위기가 평안해 질 것 입니다’로 맺는다.

 그야말로 민본과 애민, 우국충정의 참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명 선생은 관직에 나가지 않고 재야에 있으면서도 항상 스스로를 갈고 닦아 깨어있던 선비로 학문을 갈고 닦는데 그치지 않고 밖으로 실천할 것을 가르친 스승이었다.

 지리산 천왕봉이 올려다 보이는 산청 덕산(현재 시천면)에 ‘산천재’를 짓고 학문 정진과 후학 양성에 전력했다. 그의 가르침은 임진왜란을 맞닥뜨린 제자들이 의병장이 돼 나라를 지키는데 앞장서는 밑거름이 됐다.

조식 선생이 지녔던 성성자.
조식 선생이 지녔던 성성자.

 이후 학문을 탐구하는 선비들이 일제 탄압에 항거해 대한독립 당위성을 국제사회에 전파하고자 한 유림독립운동 ‘파리장서운동’ 씨앗이 됐다.

 산청은 3ㆍ1운동 당시 면우 곽종석 선생이 ‘파리강화회의’에 장서를 보내 조국 독립을 청원한 ‘파리장서운동’ 출발지가 된 곳이자 유림 독립운동 중심이 된 곳이다.

 사상은 실천할 때 비로소 힘이 된다. 남명 사상은 실천을 통해 백성을 지키는 힘으로 발현됐다.

 같은 맥락에서 올바른 가치관과 도리에 맞는 행동은 나와 우리, 더 나아가 사회를 튼튼하게 만드는 굳건한 기둥이 된다. 실천하는 지성(知性)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소위 ‘지성인’ 또는 ‘오피니언 리더’로 분류되는 정치인도 남명 선생의 청렴 정신을 본받야 한다. ‘지성인’과 ‘오피니언 리더’를 옛말로 바꾸면 ‘선비’가 아닐까 싶다.

지난 2019년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남명 조식 선비정신을 배우는 학생들.
지난 2019년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남명 조식 선비정신을 배우는 학생들.

 선비정신 알리는 한국선비문화연구원

 산청군과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조선시대 대표 선비이자 참 스승인 ‘남명 조식’을 재조명하고 그의 사상을 널리 알리고자 다양한 사업 추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군은 지난 2018년부터 경남 대표 문화예술단체이자 ‘산청마당극마을’ 주인공 극단 ‘큰들’과 함께 마당극 ‘남명’을 제작,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무대를 꾸리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열린 ‘산청한방약초축제’에서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관객들에게 ‘남명’을 알리는 기회를 넓혔다.

 지난 2019년 남명 선생 실천정신과 학문을 알리고자 ‘선비대학’ 운영과 함께 국립경상대 남명학연구소 교수 등으로 강사진을 구성, 선비 관련 교양대학 강의를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 군과 한국선비문화연구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남명 조식 선생의 선비정신 계승ㆍ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조식 선생이 지녔던 경의검.
조식 선생이 지녔던 경의검.

 당시 이들 기관은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협약식을 하고 군의 우수한 환경과 인문ㆍ관광자원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은 국내 대표 공기업 LH 임직원들에게 남명의 실천정신과 사상을 알리고 계승ㆍ전파하는 교육 프로그램 제공을 약속했다.

 현재 ‘코로나19’ 탓에 활발한 연수가 어렵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면 연구원이 지닌 기존의 우수한 연수시설과 생활관 등 쾌적한 환경과 최적의 교육ㆍ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도에 열린 산청선비대학 모습.
2019년도에 열린 산청선비대학 모습.

 선비문화연구원은 지리산 천왕봉이 가장 잘 보이는 최고 입지 조건과 덕천강 등 우수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에 위치한 덕에 연수 참여자들 만족도가 높다.

 이재근 군수는 “산청은 예로부터 산이 푸르러 산청, 물이 맑아 수청, 인심이 좋아 인청으로 불리는 ‘삼청’의 고장”이라며 “이번 평가 결과는 청렴이 공직자 기본 덕목이자 의무임을 모든 직원이 인식하고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다양한 청렴 시책을 추진해 부정부패 없는 청렴한 공직문화 정착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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