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서 변신을 꿈꾸는 사람들
지방선거에서 변신을 꿈꾸는 사람들
  • 류한열 기자
  • 승인 2021.12.09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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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열 편집국장
류한열 편집국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화려한 변신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지방자치제도는 더없이 좋은 제도다. 우리 동네 사정을 제 손금 보듯 하는 사람이 일을 하면 동네 살림이 잘 돌아갈 수밖에 없다. 기초자치단체의 살림을 집행부에 맡겨두고 감시하지 않으면 살림이 거덜 날지 모른다. 예리한 눈을 가진 지방의원들이 살림을 잘 감시해야 시정ㆍ군정이 잘 돌아간다. 전국 시ㆍ군ㆍ구 등 기초자치단체는 234곳이다. 이를 감독하고 견제하는 기초자치단체 의원은 2900여 명이나 된다. 평균 연봉을 대략 5000만 원으로 계산하면 기초의원에 들어가는 급여는 1400여억 원이 된다. 인건비만 이만큼 쏟아붓고 각 시ㆍ군ㆍ구의회를 돌리는데 `가성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무보수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출발한 기초의원들이 지금은 정기급여를 받는다. 지방의회 의장은 수행비서와 운전사, 차량을 지원받는다. 지역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지방의원이 되고 싶은 이유가 여럿 있지만 `품격`을 높이는 사다리로 삼는 경우도 많다.

 지방의원들은 예산편성과 집행에 대한 전문성이 별로 없다. 지방 행정부의 집행에 대한 감사는 행안부나 감사원 전문인력이 하는 경우가 많다. 지방의회 의원은 전문성이 필요한 일에 겉돌면서 제대로 급여 값을 못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4년마다 지방의회 일꾼을 뽑는 일이 즐거운 일이 아닌 고역이 된다면 이 또한 낭패다.

 지방의원이 되려는 참신한 일꾼들에게 지방의회의 문턱은 만만찮다. 지방 정치신인은 제대로 이름을 알릴 수 없을뿐더러 벌써 이름을 알려 지방토착 세력으로 자리잡은 현역의원을 넘을 수 없다. 각 경남도당 공식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제대로 인물을 뽑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서류 심사와 짧은 시간 면접으로 단수나 복수 공천자를 뽑는 절차가 그렇게 믿을 만하지 못하다.

 지방의원들이 밥값을 못하고 지역주민들의 우환이 된 경우가 많았다. 지방의원은 세금으로 매년 국외연수를 떠난다. 최근 2년 동안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를 나가지 못했다. 국외연수는 선진국의 지방자치ㆍ자치행정 현장과 지역경제 벤치마킹을 내세우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관광이 주류다. 연수 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베끼는 게 예사다. 다른 의원의 보고서를 보란 듯이 표절해 올리는 경우도 많다. 지방의원들이 해외 견학을 하면서 안목을 넓히겠다고 해놓고 놀고 돌아온다. 그래 놓고 짜깁기 보고서를 내고 어떤 지방의원은 아예 보고서조차 내지 않는다. 지방의회마다 차이가 나지만 지방의원 한 명은 연간 최대 250만 원 정도 여비를 세금에서 쓴다.

 사천시 의회의 경우 2016년 말 해외연수를 다녀온 후 온갖 잡음이 나왔는데 그 후 보고서를 낸 게 말썽이 된 적이 있다. 보고서를 보면 온라인에 떠도는 해외 여행지 정보를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베껴 썼기 때문이다. 해외 연수의 목적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MRO복합단지 시찰을 계획했으나 현지 사정으로 갈 수 없었다. 이 의원은 연수 성과물을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알리겠다고 해놓고 빈껍데기만 내놓았다. 한 시민이 정보공개를 요청해 부실한 의정활동이 드러났다. 이런 지방의원이 다시 지역일꾼이 되겠다고 다음번에 공천 신청을 한다. 지방의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인물을 잘 가려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지금 대통령 선거는 있고 지방선거는 없다. 대통령 선거에 가려 지방선거에서 검증되지 못한 사람들이 등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회는 풀뿌리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지방의회가 건강해야 한다. 어깨 펴고 군림만 하는 지방의원을 우리 마을에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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