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3:05 (금)
요가, 건강한 취미생활로 제격
요가, 건강한 취미생활로 제격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1.12.0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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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식 사회부 기자
황원식 사회부 기자

 경남에서 김해시와 밀양시는 각자 `요가도시`를 자칭하면서 요가 문화관광자원화에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두 지자체는 시민들에게 건강한 취미생활로 요가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6월 `2021 UN 세계 요가의 날 기념행사 및 가야명상 문화축제`를 개최했다. 행사는 시낭송 시극으로 시작을 알리며 주한 인도문화원 소속 강사의 요가시연과 이완ㆍ호흡 명상, 묵언 걷기 명상 등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3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주한 인도대사(스리프리야 랑가나탄)가 김해시에 제안해 화제가 됐다. 그 사연은 고대 가야국 시조 수로왕의 왕비(허왕후)가 인도에서 왔다는 전래설화를 인연으로 김해시와 인도가 인연을 맺은 것. 이를 계기로 김해시에서는 김해시요가회 등에 지원하면서 인도문화, 그중에서도 특히 요가를 시민들에게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밀양시도 지난 2017년부터 국제 요가콘퍼런스를 개최해 올해 5회째이다. 지난해에는 7개국 36명이 연사로 참여하고 외국인 참가자 포함해 2500명 참여하는 등 글로벌 행사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유행 전까지 밀양에서 국제요가대회 등 행사가 열릴 때면 시민들은 영남루, 천왕산, 표충사, 얼음골 케이블카 등 곳곳에서 요가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밀양시가 요가와 처음 인연을 가진 것은 지난 2016년부터다. 당시 박일호 밀양시장이 취임해 지역의 성장 동력을 찾던 중 인도의 거대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후 인도의 문화 그 자체라고까지 불리는 요가에 자연스레 집중했다.

 밀양시는 요가가 밀양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산천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밀양지역에서 전해지는 인도와 관련된 설화도 있다. 사기에 의하면 829년 인도의 고승인 황면선사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할 곳을 동방에서 찾다가 황록산 남족에 오색서운이 감도는 것을 발견하고는 표충사에 3층 석탑을 세워 사리를 봉안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강병익 김해시요가회장은 요가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몸의 유연성이 좋아지는 것 이외에도 몸의 수용성과 회복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요가하면 `명상`을 빼놓을 수 없다. 명상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자도 과거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명상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 요즘도 아침저녁으로 명상을 생활화하고 있다. 명상을 하면 불안이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실제 전현수 정신과 전문의는 정신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을 끊는 것이라고 했다. 구글의 엔지니어인 `차드 멍탄`도 그의 강연에서 생각이 없는 원래 마음의 상태가 행복이라고 설명한다. 그냥 호흡에 집중만 해도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생각(걱정)을 다스릴 때 도움이 됐던 것은 불교 기본교리 중 하나인 무아(無我)를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이유가 생각을 통해 미래를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면 더 불안하고, 스트레스만 받을 뿐, 실제로 하는 일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무아(無我)라는 말은 곧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을 뜻한다.

 심리학자 아들러도 `인간이해`라는 책에서 정신질환이 어떤 방향으로의 `움직임`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인간이 자신과 남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혹은 욕심, 집착에서 움직임이 일어나고, 그 움직임의 가능성이 있을 때에만 정신질환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가령, 차라리 사지가 마비돼 누워만 있는 사람은 아무 정신질환에도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우리의 존재자체가 태어날 때부터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는 무위자연이다. 그저 가만히 가습기에서 수증기가 올라오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지불능의 환자와 다를 바가 없다. 왜냐하면 세상일은 어차피 욕심을 내거나 집착을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대부분임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기 때문이다.

 눈앞에 있는 자연을 바라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고 나면 오히려 우리가 `의지` 없이 완벽하게 태어났고, 세상의 모든 일이 우리의 `의지` 없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 현재를 느끼면서 치유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 내면의 평화가 찾아오는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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