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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한반도는 해양ㆍ대륙세력 교차하는 위치로 세계평화 거점 될 것”
[기획/특집]“한반도는 해양ㆍ대륙세력 교차하는 위치로 세계평화 거점 될 것”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1.12.08 23: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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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으로 읽는 여덟 번째 강의 제3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지난 7일 저녁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8차 강연에서 호사카 유지 교수가 ‘일본의 역사 문화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제3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 8차 강연에서 호사카 유지 교수가 ‘일본의 역사 문화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강사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주제 ‘일본의 역사 문화 이해’

일본은 손자병법과 무(武)의 나라 사무라이 문화로 감정 표출 억제
이기일원론 기초 외적 규범 중시 과거 기억 못해… 한류 적극 수용
지정학ㆍ정치적 이유로 독도 야욕

 “한국은 문(文)의 나라이고 일본은 무(武)의 나라입니다. 이 배경을 이해하면 일본 문화에 대해 이해하기 쉽습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지난 7일 저녁 경남매일CEO아카데미 제3기 8차 강연에서 ‘일본의 역사 문화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일본 출생인 호사카 유지 교수는 1998년부터 세종대 교수직을 맡고 있으며 2003년 한국에 귀화했다. 대일문제 전문가로서 ‘독도가 한국 땅’임을 학문적으로 규명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유지 교수는 일본의 이지메(청소년들의 집단 따돌림), 감정 억압, 절대 권위 숭상, 외적 규범 중시 등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위해 일본의 △사무라이 문화 △손자병법식 사고 △일본으로 전해진 성리학과 유교문화 △임진왜란의 동기 △페리제독의 방일 등 파트를 나눠 일본의 역사와 그에 따른 사회현상을 설명했다.

 특히 유지 교수는 현재까지도 사무라이 문화는 일본 문화를 지배하고 있고, 그 근본에는 ‘손자병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가 유교경전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래서 일본에는 무가 우선시 되고, 한국에는 문이 우선시 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 사람들은 손자병법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해도 위태롭지 않다’, ‘싸우지 않고 이겨라. 이길 수 있는 상대와 전쟁을 해라’ 등 명언들을 새기고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알고 있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라는 말은 손자병법 원문에는 없는 말로 오역된 것으로 풀이했다.

 “일본의 이지메 문화도 손자병법의 ‘이길 수 있는 상대와 싸운다’라는 내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한 ‘싸우지 않고 이겨라’는 말의 영향으로 일본에는 우리나라 청소년처럼 직접 폭력을 행사하는 것보다, 약한 사람을 따돌리고 소외하고 압박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정도로 손자병법은 일본 사회 현상에도 깊이 관련돼 있습니다.”

제3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에서 강연하는 호사카 유지 교수.
제3기 경남매일 CEO 아카데미에서 강연하는 호사카 유지 교수.

 그는 일본이 계속해서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도 손자병법에는 ‘침략’이 ‘악(惡)’이라고 가르치지 않아서라고 지적했다.

 임진왜란의 동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침략 이유를 조선과 명나라에 대한 정복욕이 우선이지만, 당시 일본 내부의 만연했던 하극상 문화를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다시 말해,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가 하극상이 두려워 한국을 침략했다는 것이다.

 “풍신수길은 그의 윗사람인 오다 노부나가(직전신장)가 신뢰했던 부하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보고, 또 언제 자신이 그렇게 아랫사람에게 살해당할지 모른다고 위협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전국을 통일한 풍신수길은 부하들에게 나눠줄 땅이 없어지자, 위협을 느껴 옆에 있는 조선을 토벌해서 부하들에게 땅을 나눠주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는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한국과 일본의 지정학적 위치로 설명하기도 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일본은 해양세력이고, 러시아와 중국은 대륙세력입니다. 이들은 한반도를 두고 팽팽하게 경쟁ㆍ대립하고 있기에 한반도는 그런 면에서 힘든 지역입니다. 또한 일본 입장에서는 고립돼 있는 것이 한계입니다. 그래서 한반도라는 대륙을 통해 진출을 하려고 한 것입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되풀이되는 성격입니다.”

 그는 조선통신사를 설명하면서 당시 일본이 한국과의 좋지 않은 관계에도 한류를 받아들였다며 지금 현재에도 일본이 한류를 받아들이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임진왜란 이전에도 한일관계가 나빴지만 한류는 확대됐습니다, 당시 한류는 조선통신사였습니다. 사실 일본인들은 정유재란을 기억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안에서 있었던 싸움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무대는 한반도였죠. 일본 땅이 짓밟히지 않았기 때문에 조선에 대해서 이상한 생각을 안 했던 것입니다. 오히려 조선통신사가 오면 그 훌륭함에 반해버렸죠. 마찬가지로 현재 일본이 한류를 받아들인 이유도 36년의 한일관계를 일본인들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본 안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실제로 일본 안에서 전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일본을 보는 감정과 일본에서 한국을 보는 감정이 많이 다른 것입니다.”

 아울러 그는 일본으로 전해진 성리학이 우리나라 성리학과 다른 점을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이 ‘겉과 속이 다르다’고 표현될 만큼 외적 규범을 중시하는 이유를 말했다.

 “현재 일본 알기 위해서는 일본의 성리학이 한국 성리학하고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통해서 주자학이 굉장한 수준으로 높아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황의 성리학이 널리 퍼져 인간의 정욕(氣ㆍ기)을 인간의 이성(理ㆍ이)가 다스려야 한다(이기이원론)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야마가 소코라는 사람이 정욕도 이에 포함된다고 가르칩니다(이기일원론). 그래도 정욕을 다스려야 하니깐 외적인 예의를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예의가 바른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뒤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본에는 국회의원 청문회가 없습니다. 또한 여성과의 스캔들도 문제 삼지 않습니다. 한국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일본의 생각은 이겁니다. ‘법적으로 문제없으면 문제없다.’ 한국이 도덕적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입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가 제3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원우들과 강연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가 제3기 경남매일 CEO아카데미 원우들과 강연 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유지 교수는 일본의 감정 표출을 억제하는 문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일본 사무라이들은 죽음을 가까이 뒀던 무사들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집밖에 나가면 돌아올 수 없는 경우가 많았죠. 그럼에도 가족은 웃으면서 그를 보내야하는 문화였습니다. 눈물을 흘리면 안 됩니다. 그래서 감정을 억제하는 문화가 생긴 것입니다. 또 일본에는 자연재해가 많았습니다. 재해시 옆에 있는 사람이 죽어도 빨리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챙겨야했기에, 이성적인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는 남편 장례식에서도 여성들이 당당하게 손님을 맞이합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울어야 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선 남편이 죽어도 부인이 당당하게 나와도 아무도 욕을 안 합니다.”

 유지 교수의 강연이 끝나고도 청중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우선, 그가 한국으로 귀화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귀화의 가장 큰 이유를 “한국이 좋아서”라고 말하면서도 역사 연구를 위한 목적도 있음을 밝혔다.

 “본래 제 연구가 일제강점기입니다. 한국에 왔더니, 일제가 패전하면서 20만 권 이상 책이나 문서를 놓고 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제 박사학위 논문도 한국에 남아있던 문서를 중심으로 연구한 것입니다. 이 자료 중에는 일본에 가면 못 보는 것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돌아가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그 방법 중 하나가 귀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한국을 너무 좋아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독도 문제에 대한 질문 역시 있었다. 일본이 독도를 끊임없이 욕심내는 이유를 묻자, 그는 지정학적ㆍ정치적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일본이 지난 1905년 독도를 일본 영토로 편입한 이유는 러시아 함대와 전쟁하기 위해서입니다. 러시아 함대와 싸우는 곳을 중심으로 군사적 요지로 독도를 잡은 것입니다. 군사적인 요충지이죠. 현재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독도는 작은 섬이지만 독도에 레이더를 설치하면 한반도 전체를 군사적으로 위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이유는 외교적 카드입니다. 일본에서 한국과 관련해 여러 가지 문제가 나올 때, 독도 이야기를 꺼내면 외교적으로 한국하고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지 교수는 마지막으로 한반도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서 두 세력을 화해시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앞으로도 한국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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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1-12-10 07:56:57
@동양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천년 유교문화가 지배해옴.인도는 브라만교에 대항해 일어난 불교의 발상지이나,인도가 다시 불교를 배척, 천 몇백년동안 브라만의 힌두교를 믿으며 그렇게 이어짐.불교는 큰나라에들서 외래신앙인 주변부신앙(,중국등 유교문화권),천민으로 배척(인도)되면서 이어졌을 뿐임. 다만 야만족이던 일본이 막부시대 기독교에 대항하면서 불교국이 된점은 잘 알려지지 않음.
@동아시아 세계종교인 유교나, 서유럽의 세계종교인 가톨릭의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신 절대적 초월자이십니다.
@ 공자님의 시호. 하늘이 보내신 성자이신 성인 임금 공자님은 황제 칭호인 문선제(文宣帝).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圣文宣王)의 오랜 전통으로 호칭되어 오고 있습니다.聖人에 이르신 스승(至聖先師). 은나라 왕족의 후손이신 공자님.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