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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유일 예술영화관 `리좀` 지켜내야
경남 유일 예술영화관 `리좀` 지켜내야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1.12.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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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식 사회부 기자
황원식 사회부 기자

마산 창동은 학창시절 추억이 서려있다. 어른이 돼서는, 다시 가고 싶어도 기회가 별로 없었다. 다행히 창동에 예술영화관 `씨네아트 리좀(이하 리좀)`이 생긴 후부터는 발걸음이 향하고 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창동에서 색다른 영화 한 편을 보고, 예술촌을 배회하다 보면 과거로 돌아간 듯 생기를 되찾는 경험을 한다. 예술영화를 보면 상업영화에서 느끼지 못하는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리좀이 경영난으로 폐관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8월 5일부터는 휴관과 임시 재개관을 반복하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리좀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정상 운영을 위한 서명 운동을 벌였다. 리좀은 지금까지 지역사회의 발전과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해 왔고, 앞으로도 이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역 영화문화의 발전과 문화 다양성 증진을 위해 경남도와 창원시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2015년 12월 23일 개관한 씨네아트 리좀은 창원에 만들어지는 첫 번째 예술영화관이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16년 본격 운영에 나선 리좀은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리좀이 상영한 영화는 262편. 이는 경남도에서 매년 상영된 영화 편수의 23%에 해당한다. 덕분에 경남도와 창원시 주민들은 멀리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도 다양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볼 수 있었다. 또 미술 전시, 민주영화제, 자체 기획전, 감독과의 만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국 영화 관객수는 2019년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예술영화관인 리좀의 사정은 더 나빠졌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운영 적자가 누적됐고, 그 이후로는 관객이 대폭 줄어들면서 적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것. 올해 들어서는 누적 적자가 더 커졌다. 리좀은 경남도와 창원시의 예술영화관지원이 미온적이라며 아쉬움을 보였다. 그 근거로 지난 3년간 창원시가 지원하던 디지털 영사 장비의 임대료 지원이 올해 갑자기 중단된 사실을 들었다.

또한 타 지자체에서는 예술영화관 지원을 늘리는 추세에도 경남도와 창원시는 전체 분위기에 역행한다고 했다. 실제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서울특별시 성북구, 전북 전주시, 경북 포항시, 경기도 부천시, 충남 천안시 등은 지자체가 직접 예술영화관을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 경기도, 광주광역시, 강원도 강릉시 등은 민간에서 운영하는 예술영화관에 예산 등을 지원하고 있다.

리좀은 지역민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독립 영화를 창작, 제작, 배급하는 영화인들에게도 중요한 공간임을 강조하고 있다. 씨네아트 리좀 하효선 대표는 "지자체에 여러 번 예술영화전용관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으나 긍정적인 반응이 없다. 휴관이 폐관으로 이어지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씨네아트 리좀은 지난 2016년 거제시에 있던 거제아트시네마가 폐관한 이후 도내에서 유일하게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으로 남았다.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예술영화관 지원폭을 확대하는 만큼 경남도와 창원시에서도 리좀 정상 운영에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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