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5:09 (금)
십익 서괘전
십익 서괘전
  • 이지산
  • 승인 2021.12.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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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역설]

 서괘전(序卦傳)은 64괘의 괘 배열 순서를 정한 규칙과 사유를 해설한 것이다. 복희 64괘의 차서(次序:순서)와는 달리 문왕 64괘의 순서는 섞이어 일정한 규칙이 없음을 우려한 공자가 그 배열한 순서의 이치를 이학적(理學的)으로 풀이해 천지와 인물의 변화과정을 차례대로 설명했다. 자연의 이치는 한번 양(陽)하고 한번 음(陰)하는 도(道)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밝힌 것이 서괘전이다.

 서괘전에는 64괘의 배열 순서를 정한 원칙이 있다. 첫째, 배합괘(變易:양효는 음효로 음효는 양효로 변함)또는 도전괘(反易: 상하괘가 뒤집힘)끼리 짝을 이루어 배열되었다. 부도전괘(뒤집혀도 변함이 없는 괘)인 건, 곤, 이, 대과, 감, 리, 중부. 소과의 8괘는 서로 배합되는 괘끼리 짝을 지어 배열하되, 도전괘인 56괘는 서로 도전되는 괘끼리 짝을 이루어 배열했다. 도전괘는 한괘만 그리면 두 괘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두 괘를 한괘씩 치면 모두 28괘(56/2)가 되며, 여기에 부도전괘 8개를 합하면 모두 36괘가 되니 주역을 36궁(宮) 또는 36천(天)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역 36괘로 보면 상경30괘와 하경 34괘로 균형이 안 맞는 것처럼 보였던 편재가 상경 18괘 하경 18괘로 같게 된다. 둘째 양괘와 음괘를 교대로 배열해 태극에서 양의(兩義:음과양)가 나오고 4상, 8괘, 64괘를 순서대로 배열하였다.

 이와 달리 문왕64괘라고 하는 주역의 차서(순서)는 괘의 쓰임을 중시하여 여섯 획으로 이루어진 괘(대성괘)의 음양 순서를 차례로 삼는다. 즉 건괘는 노양괘, 곤괘는 노음괘이며, 수뢰준과 산수몽은 소양괘이고, 수천수와 천수송괘는 소음괘이며, 뇌산소과괘는 소양괘, 수화기제와 화수미제괘는 소음괘이니 음과 양이 차례로 교대하여 자리 잡은 것이다. 세 번째, 상하경의 시작과 끝은 복희 8괘방위도의 방소(方所)가 그 체(體)가 된다. 상경의 시작과 끝은 복희 8괘방위도에서 정방에 있는 건, 곤, 감, 리가 차지하며, 하경의 시작은 양방(陽方)에 있는 태와 간이 합하여 택산함을, 진과 손이 합하여 뇌풍항으로 시작하여 감, 리의 사귐인 수화기제와 화수미제괘가 그 끝을 이룬다. 이렇게 상수리학적인 순서에 근거해서 이치적으로 정연하게 풀이한 것이 서괘전이다. 이는 공자가 64괘 배열순서의 규칙과 사유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괘의 순서에 의한 괘효의 변동 상황에 따라 그 괘의 해석이 전후로 상호 연관성을 갖도록 체계화한 것이다.(강호동양학 연구소 010-8934-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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