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22:07 (목)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행복한 표정 지을 때 보람 느껴요”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행복한 표정 지을 때 보람 느껴요”
  • 황원식 기자
  • 승인 2021.12.06 2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의 창업자들 ① 이두찬 가월돈까스 대표
경남 예능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창업몬’에 게스트로 나선 이두찬 가월돈까스 대표가 웃고 있다. 지난 2015년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개업한 가월돈까스는 현재까지 3호점을 오픈하며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남 예능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창업몬’에 게스트로 나선 이두찬 가월돈까스 대표가 웃고 있다. 지난 2015년 창원 주남저수지에서 개업한 가월돈까스는 현재까지 3호점을 오픈하며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창원 숨은 맛집으로 SNS 소문 주남저수지 개업 후 3호점 확대
돈가스의 고급 브랜드화 성공 창업 전 소비시장 철저한 분석
교육사업 후 요식업 특이 경력 지역 스포츠 프로구단 등 홍보
“악착같이 도전하면 성과 볼 것”

 경남에서 매년 2만여 명의 청년인구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등 지역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해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창업에 도전했을까. 수많은 위협 속에서도 새 수요를 창출해 희망을 주는 경남의 창업자들을 조명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짧은 시간 사람들에게 가장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기에 요식업을 한다는 이가 있다. 창원에서 가장 많은 돈가스를 판다고 소문난 ‘가월돈까스’ 이두찬 대표 이야기다. 지난 2015년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창업한 가월돈까스는 2018년 창원 사파동에 2호점, 올해는 창원중앙역에 3호점을 열면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 장모가 운영하는 창녕 화왕산돈가스도 가월돈까스를 모델로 했다.

 처음부터 요식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서 소비자학을 전공(석사)한 이 대표는 대학교 4학년 때 경제의 흐름, 소비자트렌드, 소비자행동 등을 가르치는 교육 사업으로 처음 창업에 도전했다. 보통의 강연자들이 사업에 성공한 이후 그 성공담으로 강연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반대였다. 성공하는 경제 원리를 먼저 설파하고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후 요식업에서 성공을 거둔 경우이다. 이 대표는 요식업 이외에도 외식 컨설팅과 브랜딩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교육사업 또한 여전히 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일주일에 70시간 이상 일하는 ‘일 중독자’라고 칭한다. 지난달 경남지역 창업자들이 후배사업가들에게 창업의 길을 쉽게 열어주기 위해 DJ로 나선 예능라디오 팟캐스트 창업몬 녹화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창원 숨은 맛집으로 SNS 입소문 나다

 가월돈까스가 창원에서 가장 많은 돈가스를 판다는 말에는 근거가 있었다. 이 대표는 “기름 유통하는 사장님들이 창원 돈가스 가게 중에서 저희 주남저수지 매장 사용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며 이를 근거로 매출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DJ들은 주남저수지에 문을 연 1호점은 유동인구가 없었을 텐데 어떻게 장사가 잘됐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지리적 특성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처음 오신 손님들에 의해서 가월돈까스가 ‘창원의 숨은 맛집’으로 소문이 나고, SNS에서 퍼졌던 것.

 또한 ‘알찬 한 그릇을 대접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고급화 전략도 적중했다. 가월돈까스는 다른 매장에 비해 조금 더 비싼 만큼 재료 사용과 손질하고 튀기는 방식 등에서 저렴한 돈가스와 차이가 있다.

 “저희 돈가스의 특별한 점은 우선, 지리산 흑돼지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돼지고기 덩어리를 일일이 껍데기를 벗겨내고, 프레스 기계가 아닌 사람이 망치로 80~100번 직접 두드려서 쫄깃함을 더합니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소스는 완제품을 쓰지 않고, 직접 만들어서 씁니다. 또 바삭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고기는 두 번 튀깁니다.”

 아울러 교외에 있는 만큼 여유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근처 유명한 커피숍과 함께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시간 보내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시내에서 오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위치 특성상 젊은 사람들이 오기 힘듭니다. 그렇지만 한 달에 한 번을 먹더라도 제대로 된 돈가스를 제공한다면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저희 고객들이 대부분 40~60대로 시간이 많은 분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주말에는 30~40대도 가족 단위로 많이 오십니다.”

경남지역 창업자들이 DJ로 나선 예능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창업몬’ 시즌3 4화에 참여한 이두찬 가월돈까스 대표(가운데).
경남지역 창업자들이 DJ로 나선 예능라디오 방송 ‘팟캐스트 창업몬’ 시즌3 4화에 참여한 이두찬 가월돈까스 대표(가운데).

철저한 준비와 분석이 이룬 성공

 이두찬 대표는 1호점을 열기까지 철저한 준비와 분석이 있었다. 우선, 그가 요식업을 하게 된 계기는 이 대표가 어렸을 때부터 음식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았던 것. 현실적으로는 현금 흐름이 좋은 사업을 찾다보니 음식점을 하게 됐다.

 그렇다면 많은 음식 중에서 하필 ‘돈가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뭘까. 그는 돈가스가 계절을 타지 않고, 원재료(등심) 가격의 등락이 적으며, 소문난 경쟁사가 경남지역에 많이 없었다는 분석 결과가 선택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특히 고가 브랜드화 했을 때 돈가스가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고 분석했다.

 “음식 물가상승률을 조사 해봤는데 다른 음식들에 비해 돈가스 가격은 과거에 비해 거의 오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돈가스가 어릴 적엔 굉장히 비싼 음식이었지만, 그 뒤로는 특수상권에 들어가는 ‘사보텐’ 정도만 빼면 고가 브랜드는 생겨나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소비자층을 잘 겨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돈가스집을 하기로 결정한 후에도 전국 유명한 맛집을 조사하고 방문하기도 했다.

 “포털에 검색해서 유명한 집으로 뜨는 곳을 찾아갔죠. 혼자서 메뉴를 3개씩 시켰습니다. 사장님이 왜 이렇게 많이 시키냐고 물어보면 ‘제가 시골에서 왔는데, 돈가스집을 해보려고 한다. 한수 배우러 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팁을 하나씩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가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했던 이유는 경제 관련 교육사업을 먼저 하면서 이론을 먼저 공부한 덕분이다. 그의 교육 내용은 그가 대학 때 전공했던 소비자학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소비자학을 “경영학처럼 상품을 기획해 파는 것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소비자가 상품을 왜 사는가에 대한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음식점을 하려는 분들이 음식 아이템만 정해 바로 도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파느냐입니다. 돈가스가 5000원이라면 빠르게 먹고 회전율을 올리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고, 1만 원이 넘어간다면 시간을 그 장소에서 보내고 싶어서 오는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 포커스를 달리해야 합니다.”

 경제 이론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은 가월돈까스의 경영방식에도 나타났다. 그는 한 달에 두 번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객응대 매뉴얼, 마케팅 방법 등을 주제로 스터디 형식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교육을 하기도 하지만, 잘 모르는 부분은 책을 선정해 토론하거나, 교육 자료를 조사해서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다른 매장보다 비싼 가월돈까스 메뉴는 좋은 재료와 조리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다른 매장보다 비싼 가월돈까스 메뉴는 좋은 재료와 조리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긍정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사업 임해야

 이두찬 대표의 취미를 묻자 ‘돈 벌기’라고 답했다. 남들처럼 등산이나 골프가 아닌, 그 시간에 사업 모델을 기획하고 연구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한다. 그는 “사업이 일이라고 생각하면 일주일에 70시간씩 못 한다”며 “돈벌기가 취미라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다. 가끔 아내가 ‘취미생활 열심히 하면 좋겠네요(웃음)’라며 농담으로 이야기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요식업뿐만 아니라 그가 하는 모든 사업에 있어 ‘열심히’였다. 그가 처음 교육사업을 시작할 때에도 막상 불러주는 곳이 없으니 재능기부부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제안서를 담은 우편물을 시립도서관, 도교육청, 지역아동센터 등 1000통씩 보냈다고 회상했다. 본래 금융 관련 교육은 금융권이나 국가기관에서 무료로 하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고 강의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꾸준한 도전과 가월돈까스 사업 성공이 좋은 이력이 돼 현재 전국을 돌며 강연을 하고 있다.

 사업에 진심인 그의 근성은 가월돈까스 홍보 활동에도 나타났다. 현재 가월돈까스는 MBC경남라디오, LG세이커스, NC다이노스, 경남FC 등 지역 대표 기관에 홍보 협찬을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창원자원봉사자센터 등에서도 돈가스 제공 등 사회공헌프로그램도 하고 있다.

 “지역 프로구단의 경우 전광판에 광고를 띄우면 수천 명이 동시에 보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돈가스 상품권을 들고 무작정 담당자들을 찾아갔습니다. 큰 기관에서는 동네에 있는 지역 업체를 찾을 수도 없고, 먼저 연락할 이유도 없으니 제가 먼저 나섰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으니 사회공헌 개념으로 협찬 좀 해주세요’라고 부탁했죠. 그렇게 하면 대부분 좋아하십니다. 한 곳에 협찬을 하면 공신력이 생겨 다른 곳도 협찬하기가 용이했습니다.”

 이 대표의 모든 사업이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한때 커피숍에 도전해 실패한 적 있다. 하지만 그는 그 경험을 교훈 삼아 더 크게 일어설 수 있었다. 그는 창업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며 창업을 권장했다.

주남저수지에 있는 가월돈까스 1호점 전경.
주남저수지에 있는 가월돈까스 1호점 전경.

 “실패는 상상하는 공포감보다 훨씬 피해가 적습니다. 실패하면 ‘다 잃을 거야’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닥치면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될 때까지 악착같이 하면 최소한 어느 선까지는 올라가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우선 본인이 용기를 가지고 밝아져야 합니다. 물론 힘든 점은 있겠지만 막상 실천해보면 주변에 도움 주시는 분들도 많고, 다 길이 열리니, 꼭 포기하지 마시고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외식업과 교육서비스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월돈까스 직영점은 10개까지 늘릴 생각이다. 장기적으로 상품 판매와 함께 교육, 체험활동 등을 통합한 6찬 산업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가월돈까스 이두찬 대표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창업몬 시즌3’ 4화 이야기에서 들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