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5:41 (금)
ESG경영도 3에서 시작한다
ESG경영도 3에서 시작한다
  • 성남주
  • 승인 2021.11.30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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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주 창원대학겸임교수ㆍ창직학교장
성남주 창원대학겸임교수ㆍ창직학교장

 코로나의 창궐로 세계는 대혼란 속에 빠져든 지 벌써 2년이 지나고 있다. 2년 동안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백신으로 무장도 해보았지만 끝내 바이러스를 이겨내진 못했고 함께 사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구의 기후환경 파괴로 인하여 생긴 것이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양호한 영업실적이 좋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그러기에 관리의 핵심은 `주주 가치` 극대화가 기업의 유일한 의무라는 믿음이었다. 이 믿음이 보편화하는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유일한 사회적 책임은 자신의 자원을 이용하여 이익을 증대시키는 활동에 임하는 것이다"라고 했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는 기업실적도 실적이지만 다른 기업이 미처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야 일등 회사로 불렸다.

 이후 2000년 밀레니엄 시대로 접어들어 대중에게 존경받는 기업, 사회에서 신뢰받는 기업이 훌륭한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때부터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하게 되었다. 그러기에 근래에는 우수 기업의 조건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즉,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ESG 경영을 하는 기업이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받게 된다.

 ESG 경영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그리고 기업지배구조(Governance)의 각 영어 첫 자를 모아 만든 조어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3요소를 중심축에 둔 경영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회장이 투자자들과 기업 CEO들에게 "앞으로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투자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서한을 보내면서 ESG경영은 전 세계 기업들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실제로 많은 글로벌 및 국내 기업들이 ESG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SG 경영은 근래에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지금부터 15년 전 2006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전임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코피 아난 총장이 투자자가 취해야 할 행동으로 책임투자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initiative; PRI)을 주창하면서 ESG가 깨어났다. 이후 서서히 ESG경영이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하다가 코로나19의 창궐로 전 세계로 확산되어 나갔다.

 주주만이 기업의 유일한 이해관계자 집단이 아니다. 기업의 구성원으로 채권자, 노동자, 소비자 그리고 사회와 환경을 모두 포함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강조`는 이윤 추구를 넘어서는 중요하고 새로운 흐름이다.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이 시작되기 직전 2020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코로나19는 기후변화 행동주의와 불평등 확대에서부터 성 다양성과 미투에 이르기까지 여러 많은 문제들로 인해 오늘날의 상호 의존적인 세계 속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ESG 경영 고려사항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때에 창궐했다`며 코로나19 사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척도로서 `ESG경영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가 파괴되고 심지어 생존가능성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SG경영도 3이라는 숫자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도 코로나 위기와 함께 부각된 기후재앙 이슈는 글로벌 사회 특히 기업에게 긴급한 대응을 요구한다. 기업들은 환경 부문에서는 온실가스 및 이산화탄소 배출, 에너지 사용, 물 사용, 폐기물 발생, 법규위반 및 사고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사회 부분에서는 임직원 현황과 다양성, 안전&보건, 교육, 반부패, 인권, 개인정보보호, 고객 및 지역사회 기여, 공급망 관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배구조 부분에서는 이사회 기능, 구성과 사외이사의 책임과 활동 평가, 감사위원회, 보수 등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이러한 기업의 정보공개에 대해 금융시장은 다양한 평가기준을 두어 기업의 ESG경영을 평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먼저 자본시장의 큰 손들인 자산운용사들이 그간 비재무적 가치라 생각했던 ESG경영을 강조하고, 이를 고려하여 기업 전체의 가치를 제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에게 ESG 경영에 대한 활동 및 성과를 보고하도록 하고, 이에 대한 평가들을 기반으로 투자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자본시장 관련기관들이 공시의무화 등 제도정립에 바쁘게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다. 그러기에 ESG경영은 피해갈 수 없는 경영의 필수사항이 되었기에 ESG경영을 통하여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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