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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2차 이전 희망고문이었다
공공기관 2차 이전 희망고문이었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21.11.24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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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 초 지역 균형발전 공수표...대통령ㆍ총리 하루새 말 바꾸기
막판 기대감이 허탈감으로 변해...지방 소멸 방지 ‘희망줄’도 끊겨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 (왼쪽 두번째)등 전국 권역별 시장들이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토론회'를 공동주최하기 전 국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 두번째)를 만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 (왼쪽 두번째)등 전국 권역별 시장들이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토론회'를 공동주최하기 전 국회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오른쪽 두번째)를 만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공수표였다….” 공공기관 1차 이전을 두고 도내 기초단체가 유치경쟁에 나서는 등 지역발전을 기대한 공공기관 2차 이전은 공수표로 끝났다. 균형발전의 축으로 공공기관 2차 이전의 희망을 짓밟아 버렸다. 도는 그동안 경남유치 기관 분류 등 도민 기대감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유치 희망 지역을 중심으로 한 균형발전과 연계된 산업발전 전략 등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공공기관의 2차 이전과 관련 “다음 정부가 오면 넘겨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포기 선언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전날인 21일 국민과의 토론회에서 “공공기관 이전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하루 교대로 경남 등 비수도권 국민을 우롱했다는 말이 나온다.

 현 정부는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 고문했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122개’라는 기관 숫자까지 제시하며 시작됐다. 이후 곧 기관 분류 등 협의할 것처럼 난리통을 벌였지만 진척이 없었다. 지방의 희망과는 달리 움직이는 시늉만 보였다. 그 결과, 지난 9월 김 총리가 지역언론 간담회에서 추가 이전 대상으로 수도권 기관 150곳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일이다.

 그러고는 하세월이었다. 균형발전위원회가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공공기관 이전 청사진을 제시했고 지방 소멸이 우려되는 통계 등 빨간불에도 공공기관 이전에 관한 구체적 움직임은 없었다. 그러다가 임기 끝물에야 다음 정부로 운을 뗀 것이다.

 소멸이 가속화되는 지방은 공공기관 2차 이전이 희망줄이었다. 도내 창원, 진주, 밀양, 김해 등 곳곳이 공공기관 하나라도 유치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희망고문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한 도민은 “지방의 기대감을 이용만 하다가 막판에 이를 내팽개친 게 그래서 더 뿔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기간 구체적인 청사진을 만들어 차기 정부에 넘기겠다고 했지만, 차기 정부도 전 정권의 계획(안)에 대한 반영을 어떻게 다룰지는 알 수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균형발전을 강조한 정부, 공공기관 2차 이전은 ‘희망고문’으로 끝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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