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0:09 (토)
[춘추방담]MZ 세대
[춘추방담]MZ 세대
  • 이광수
  • 승인 2021.11.21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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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소설가
이광수 소설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신세대와 구세대의 세대 차(Generation Gap)는 존재해 왔다. 구세대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구축한 기존질서를 기를 쓰고 지키려고 한다. 그들이 성취한 기득권의 양보는 자기상실로 간주한다. 몸에 밴 익숙한 관습의 틀에 안주하는 것이 편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성과를 무시하고 폄훼하는 신세대의 행태에 분노한다. 반면 신세대는 기존의 낡은 관습을 타파하고 구세대의 통제에서 벗어나 그들이 꿈꾸는 새로운 사회질서를 세우려고 시도한다. 현상의 고수보다 유연하고 자유로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젊음의 낭만과 이상을 실현코자 한다. 여기에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대립과 갈등은 필연적이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인류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과정이다`고 했다. 정반합의 원리에 의해 기존의 틀(正)이 무너지면(反) 다시 새로운 문명질서(合)가 태어나 인류역사는 한발 더 진보된 사회로 발전한다고 했다. 결국 인류역사는 이런 정반합의 반복과정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도전과 응전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다. 지키려는 자와 깨부수려는 자의 치열한 경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그것은 세계나 국가, 사회나 개인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동양적 사고는 자연법칙에 따라 순리(順理)에 따를 것을 강조하지만, 서양적 사고는 정면승부를 벌려 기존의 틀을 깡그리 깨부수는 혁명을 시도한다. 이처럼 인류역사에서 신구세대간의 대립과 갈등은 절대자 중심의 신권왕조시대로부터 신민중심의 민주사회까지 이어져 왔다. 특히 17세기 산업혁명 후 IT시대를 맞아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제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세대 차의 간극은 더 커졌다.

 요즘 시대흐름의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는 MZ세대는 Millenials and Gen-Z의 약자로 198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엄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해서 부르는 신조어이다. Z는 영어 알파벳의 끝자로 X, Y, Z를 순서대로 나열했기 때문에 Z의 어원은 없으며 특정한 세대를 지칭하는 상징적인 이니셜일 뿐이다. MZ세대는 디지털환경에 익숙하고 최신트렌드에 남과 차별되는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개성이 강한 세대이다. 이들은 포털사이트를 기반으로 사회관계망(SNS)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구세대의 집단적 경향보다는 개인의 행복, 소유보다는 공유경제(렌털, 중고시장이용)를 선호하며 상품보다는 체험을 중시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물품구매도 단순히 구매보다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개인적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 소비를 선호한다. 이들은 미래보다 현재를 가격보다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플렉스문화(flex: 자기만족과 과시를 위해 비싼 물건을 구입하는 일)에 탐닉해 명품소비에 열을 올리는 욜로족도 이 범주에 속한다.

 최근 이 세대의 특징에 대한 핫한(hot) 기사의 레이아웃을 보자. MZ세대 55% 업무용 카톡 스트레스 받는다. 편의점 MZ세대 잡아라. 당장 써 먹는 철학 MZ세대 사로잡았다. 불공정 못 참아 MZ세대의 반란. 자기관리 열심인 MZ세대 저격할 음료 4가지. 친환경에 진심인 MZ세대. 글 읽어도 뜻 몰라 이해 못하는 MZ세대, 1980년대 도시음악 찾는 MZ세대 시티 탑 등을 보면 MZ세대의 복잡한 젠더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신세대인듯 하면서도 레트로 열풍에 빠져드는 짬뽕세대 같은 느낌도 든다. 이들은 재테크에도 관심이 커 고공행진 중인 수도권 아파트청약,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도 거침없다. 수입의 70~80%를 저축하면서 극단적 절약을 실천하는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들은 조기에 경제적 자립과 은퇴를 꿈꾼다. 이들에게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비혼주의자들이 많다.

 세대 차는 그 시대가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패턴으로 변천돼왔다. X, Y세대는 그리 오래전에 지칭된 세대 호칭이 아니다. 지금까지 지칭된 세대별 호칭을 재미 삼아 나열해보자. 산업화세대(1945~1954)-베이비붐세대(1955~1963)-386세대(1960년대)-X세대(1971~1984)-C세대(1978년 이후)-M밀레니얼세대/디지털네이티브세대(1980년대초~2000년대 초)-G세대(1986~1988전 후)-Y세대(1990년대 초)-N세대(1977~1997)-Z세대(1996~2010)-MZ세대(2010년 이후~)로 그 계보를 대략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시대나 세대 차(G-Gap)는 존재해 왔다. 신ㆍ구세대 간의 대립과 갈등은 자연적인 현상이며 시대적 트렌드이다. 따라서 극단적 대립이 아닌 이해와 포용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태도가 세대 차 극복의 관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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