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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해저터널, 부산시장 이어 대선 공약 재점화
한일해저터널, 부산시장 이어 대선 공약 재점화
  • 김중걸
  • 승인 2021.11.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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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걸 편집위원
김중걸 편집위원

 이재명ㆍ윤석열 등 여야 대선후보 확정으로 대통령 선거가 불붙자 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 잠잠하던 한일해저터널 추진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책 제안을 통한 대선 공약화를 꾀하면서 불씨를 붙이고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한창이던 지난 2월 부산을 찾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가덕신공항지지 입장에 더해 한일해저터널 추진 등 `뉴 부산 프로젝트`라고 명명한 공약 보따리를 풀었다. 한일해저터널의 경우 1980년대부터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꾸준히 거론돼왔던 사안이다. 정권 차원에서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병수ㆍ오거돈 전 부산시장도 추진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때마다 천문학적 비용과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의 대륙 진출 교두보를 확보해 줄 수 있다는 반일 정서 등으로 논의 초기 단계에서 번번이 무산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 직후 박수영 의원은 `부산공약:한일해저터널 건설`이라는 문건을 언론에 배포했다. 문건에 따르면 해저터널은 가덕도에서 일본 대마도를 거쳐 후쿠오카까지 총 210㎞(해저 147㎞, 육상 63㎞)이며, 대마도까지는 한국이 나머지 구간은 일본이 건설한다. 예상되는 건설 기간은 10년이며 총공사비는 92조 원(단선)~180조 원(복선)으로 추징된다. 한국은 전체 3분의 1 구간만 맡기 때문에 매년 3조~7조 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50% 민자를 유치하면 1.5조~3.5조 원으로 건설이 가능하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국토해양부는 한일해저터널 구상에 대해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정밀한 경제성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일해저터널이 일본의 유라시아 대륙 진출을 도와준다는 정서적 부분이 겹치면서 여론은 녹녹치않다. 일본으로의 `빨대효과`로 우리 경제는 더욱 쪼그라든다는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 국민의 동의를 거쳐 실제 추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 `가덕신공항 건설`은 막대한 고용 효과와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또 신공항 건설과 함께 부산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일본에 비해 월등히 적은 재정 부담으로 54조 500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45만 명에 달하는 고용 유발 효과 등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이는 민주당이 신공항~부산신항~유라시아 철도가 연계된 육해공 `트라이포트` 구축보다 한발 더 나아가 해저까지 연결하는 `테트라 포트 비전`을 통한 물류 집결지로서 부울경을 경제적, 전략적 가치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부산시장 선거 공약에 이들을 모두 담았다.

 지난달 경주 황룡원 연수원에서 한일해저터널 추진 영남대회가 열렸다. 이날 영남지역 광역시도 시군구 한일해저터널 추진위원회 회장 등은 제20대 대선 후보자에게 <한반도와 유라시아 평화를 위한 `한일해저터널`> 추진을 대선 공약 선정을 위해 정책을 제안키로 결의했다. 한일해저터널 추진을 위한 국민청원과 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하고 국토교통부 산하에 한일해저터널사업 기획단 구성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일해저터널연구회는 사업비, 경제성, 안보문제 등을 조목조목 반론했다. 해저터널 개통 후 부산항이 변두리 항만 전락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고 해저터널은 일본의 침략보다는 북한과 중국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 한ㆍ미ㆍ일 군사와 안보체제 구축에 도움된다고 밝혔다. 서의택(동명문화재단 이사장), 이용흠(일신설계 회장) 한일해저터널 공동대표는 "한일 두 나라가 간 한일해저터널이 본격 추진되고 우리의 서해안과 중국의 산동성을 잇는 한중터널이 뚫린다면 한ㆍ중ㆍ일은 경제 공동체를 이뤄 세계 경제를 이끌어 가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일해저터널은 `제10차 국제과학통일회의`에서 문선명 총재의 국제하이웨이권 제안으로 구체화됐다. 제안 40년이 지난 지금 1988년 일본 규슈 가라쓰에 굴착한 지하 450m 깊이의 사갱 만이 해저터널 건설의 꿈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한일해저터널은 세계 최초로 지역 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아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선도적인 국가 간 SOC 미래프로젝트다. 한일해저터널 건설과 관련한 설문 조사(2018년, 정헌영 부산대 교수)에서 부산시민 78%, 국민 71%가 `해저터널 건설 시 이용하겠다`는 응답을 했다. 한일해저터널 추진이 주춤하는 사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일본 간 해저터널도 거론돼 한반도 패싱 우려도 있다. 막연한 추측과 염려는 정확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진위를 가려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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