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23:14 (목)
만추
만추
  • 김상철
  • 승인 2021.11.0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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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
김상철

-김 상 철

푸르던 생각들이 세월따라
시나브로 익어간다
초승달이 보름달 되면 함박웃음 토해내고
아내의 배도 차츰차츰 남산을 닮아간다

젊은 잎들은 풍성함을 베어물고
갖은 기상 온몸으로 뽐내더니
산야에는 벌써 만추가 넘실거린다
꽃같기도 하고 보름달같기도 한 단풍들
낙엽되어 길바닥을 핥고 기어 다닌다

만추가 심추가 되고 계추가 되고
모추가 되듯이 가을은 만삭의 계절
나도 단풍처럼 조금씩 조금씩 익어가고
드디어 낙엽처럼 달관을 밟고 지나간다

인생은
세월을 먹고 자라는 기생충인가 보다
산다는 것은 죽어가는 것
오늘도 내일도 나는 죽는 연습을 한다

시인 약력

- 호: woolf 필명: 김치국
- 경남 산청 출생
-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
- 창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 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저서: 디카시집 『붉은 웃음』 외 장르별 4권
- 수상: 실상문학 신인상(시조) 외 다수
- 경호문학 들풀문학 실상문학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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