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4:25 (금)
자기 개방을 잘하는 리더
자기 개방을 잘하는 리더
  • 경남매일
  • 승인 2021.11.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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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하성재 선한청지기공동체 대표 굿서번트 리더십센터 소장

 오쿠라 히로시는 그의 책 "상사는 부하보다 먼저 바지를 벗어라!"에서 `자기개방 정도와 피드백 정도가 높은 조직원`이 성공하는 조직을 만든다고 주장한다. 다소 도발적인 책 제목이긴 하지만, 리더는 언제 어디서나 자기 개방성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는 문제의 원인과 책임을 타인이나 외부환경에서 찾지 않고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또한 다양한 기회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을 열어 보일 수 있는 자리를 자주 갖게 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조직 내에 어떤 의견이든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조직이 성공하는 조직이라고 하면서, 자기개방을 중요시 여긴다.

 자기노출, 자기공개라고도 하는 자기개방(self-disclosure, 自己開放)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 혹은 과거에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왔는지 등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자기개방성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내면을 나타내는 속 깊은 화제는 피하기 때문에 내면생활을 포착하기 어려운 유형인 반면, 자기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나 경험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나타내기 때문에 내면생활을 파악하기가 쉬운 유형이다. 이때의 자기개방성은 사교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처럼 성공적인 조직에서 자기 개방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자기 개방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현명하게 타인의 개방을 받아주는 자세 역시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자세가 타인의 개방을 현명하게 받아주는 자세일까?

 대부분 문제가 되는 경우는, 리더나 조직원을 믿고 말한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타인의 입을 통해 돌아다닐 때이다. 남에게 쉽게 공개하기 어려운 아픈 상처나 문제를 들었을 때, 그 이야기를 또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것은 지극히 상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남의 말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데 있다. 아니면 주의한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제 3자에게 그 사람의 이야기를 말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건 절대 비밀인데…" 혹은 "어디 가서는 이런 얘기하지 마세요. 당신이니까 이야기하는데…"라면서 시작되는 대화가 이런 종류이다. 자신은 비밀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느낄지 모르지만, 실상은 제3자에게 남의 비밀을 퍼트리고 있는 것이다. 비밀이 유지되지 않으면 자기 개방은 물 건너가고 만다.

 자기 개방을 현명하게 받아주는 자세 중 하나는, 개방하는 그 내용을 가지고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그 사람의 과거가 어떠했든지 문제삼지 말라. 남이 알면 어려운 문제를 용기 있게 이야기한 사람은 더 이상 그 문제로 계속 판단받을 이유가 없다. 남을 판단하는 습관은 주로 자기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평소에 자신의 도덕적 가치와 사회적 신념이 분명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사람을 판단하기 쉽다. 성공하는 조직이 되려면, 리더는 다른 사람이 오픈한 내용이 자신의 가치관에 비추어서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을 판단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그 사람을 도와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낫다. 내가 타인을 판단하면, 바로 그 사람도 나를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누구나 실수할 때가 있고, 누구에게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문제를 오픈한 것은 그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라, 언젠가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리더는 다른 사람이 오픈한 내용을 통해 먼저 자신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먼저 경험한 것을 토대로 `나는 어떤가?` 또 `나의 조직은 어떤가?`를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항상 `나라면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을까?`를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라. 결코 자만하거나 쉽게 생각하지 말라. 또한 조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염두에 두라. 그리고 문제의 근원이 되는 부분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하라. 문제 해결을 위해 리더가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결단은 무엇인지를 결정하라.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라.

 진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조직을 도모하려면, 위에서 지적한 바처럼 리더가 자기개방성을 높이는 촉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자신의 선호나 주장을 먼저 드러내지 않고, 타인의 의견을 곧바로 평가하지 말고, 자신의 실수를 드러내라. 조직원들 스스로 우려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그들의 기여를 인정하면서 자신도 조직원 중에 한 사람임을 일깨워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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